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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과 다큐멘터리

'기적의 오디션' 방송 중에 대놓고 상품 광고를?

빛무리~ 2011. 10. 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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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오디션'은 방송 전부터 워낙 언플도 심했고,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되었다고 알려진 프로그램입니다. 그만큼 스폰서(후원업체)가 많이 붙어 있겠지요. 그러나 예상을 빗나간 참담한 시청률은 광고주들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을 테고, 현재 방송국과 제작팀 측의 입장은 여간 난처하지 않을 것입니다. 원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막판에 가까워질수록 더 흥미진진해지는 법인데, 어떻게 된 셈인지 '기적의 오디션'은 초반보다 점점 더 긴장감과 재미가 떨어지고 있군요. 괜히 시청률이 낮은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도가 터무니없이 낮은데, 문자투표율이 얼마나 저조할지는 말 안해도 뻔합니다. 차마 망신스러워서 공개할 수도 없는 수치일 것입니다. 오죽하면 최근 MC를 맡은 탁재훈과 김소원 아나운서는 방송이 시작될 때 문자투표를 대놓고 갈구하면서 "중복은 안되지만 다중 투표는 가능하니까, 모든 참가자가 마음에 드시면 모두에게 골고루 한 번씩 투표해 달라"는 말도 안 되는 멘트를 매주마다 계속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눈물겹습니다.

생방송 무대에 접어들면서 '기적의 오디션'은 점점 더 이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까지는 배우가 되겠다는 참가자들에게 두 번씩이나 노래와 춤을 시키는 자충수를 두더니만, 이번 주에는 CF 촬영이라는 컨셉을 잡아서 아예 방송 중에 대놓고 상품 광고를 하더군요. CF란 15초, 혹은 30초의 미학이라고 하면서, 그 짧은 시간 내에 시청자를 설득하여 해당 상품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강한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참가자들의 CF 연기에서 그런 점을 찾아내겠다는 것이 이번 컨셉의 목적이라고 했습니다. 일단 말 자체는 그럴싸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참가자들이 미리 찍어놓은 CF를 보고는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참가자들의 연기 실력을 보기 위한 거였다면, 최소한 상표는 모자이크 처리를 하든가 흐릿하게 해서 안 보이도록 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하지만 그들이 찍은 CF에는 모든 상표가 더없이 뚜렷하게, 그것도 큼지막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 그대로 정식 CF를 내보내도 되겠더군요. 어쩌면 처음부터 그럴 목적으로 찍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광고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비록 톱스타들은 아니지만 '기적의 오디션'을 통해 약간이나마 인지도를 쌓은 이 신인 연기자들을 기용하여, 최소한의 출연료로(아니면 무료로..;;) 최대의 상품 선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고심하여 만들어 준 CF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광고 시간에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 중간에 삽입할 때는 마땅히 상표를 지웠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적의 오디션'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하나의 CF로 전락하고 맙니다. 요즘 '슈스케'를 비롯한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에 "이 프로그램은 간접 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라는 자막을 내보내어 시청자의 양해를 구하더군요. 하지만 '기적의 오디션'은 그런 자막조차 내보내지 않았고, 무엇보다 이번 주의 방송은 간접 광고가 아니라 명백한 직접 광고의 수준이었습니다.

벌써 오래 전부터 심사위원들의 책상에 버젓이 놓여 있는 태블릿 PC의 상표를 뚜렷이 보았지만, 그 정도의 간접 광고는 요즘 흔한 거니까 뭐 그러려니 했습니다. '슈스케' 심사위원들 앞에도 언제나 특정 상표의 콜라잔이 놓여 있으며, 심지어 '최고의 사랑'과 같은 드라마에서도 심심찮게 음료수나 휴대폰 등의 간접 광고를 접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이 경우는 좀 다릅니다. 연기자는 CF 연기 훈련을 한다는 이유로 아예 대놓고 해당 상품의 장점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 자동차가 얼마나 기름을 적게 먹는지, 그 휴대폰의 기능이 얼마나 좋은지를 온 몸의 동작과 말로써 어필하면서 그 상표를 뚜렷이 보여주니, 이거야말로 직접 광고가 아니면 뭐겠습니까?

이번 주 '기적의 오디션'은 한 시간 내내 이와 같은 각종 CF들로 이루어졌습니다. 덕분에 '기적의 오디션'에 투자한 자동차 업체가 어디인지, 휴대폰이며 화장품이며 헤어제품은 어떤 업체에서 후원하고 있는지 모두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씁쓸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낮은 시청률에도 조금이나마 애정을 갖고 시청해주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이렇게까지 밑바닥을 치는 방송으로 끝내 지독한 실망을 안기는 걸까요?

광고주들에게 면목 없는 제작진의 입장을 짐작 못하는 바는 아니나, 그래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마침 제가 은근히 응원하고 있던 지현준이라는 참가자가 이번 주에 탈락했으니, 더 이상은 볼 일이 없을 듯 싶군요.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안스럽게 여겨지는 두 사람이 있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이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했고, 제자들에게도 진심으로 마음을 쏟았던 드림마스터 김정은과 이범수입니다. CF로 전락해 버린 '기적의 오디션'이 성실한 그들의 마음에 상처로 남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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