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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3' 시작된 사랑, 윤계상에게 푹 빠지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하이킥3-짧은다리의역습

'하이킥3' 시작된 사랑, 윤계상에게 푹 빠지다!

빛무리~ 2011. 9. 2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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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하이킥3'에서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고생 김지원이 옆집에 사는 의사 아저씨 윤계상에게 사랑의 감정을 품기 시작한 것입니다. 스포를 통해 이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았지만, 그 때는 이 정도로 진지하게 꾸려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여고생 시절에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일쯤이야 누구나 경험해 보는 추억이고, 김지원의 사랑 역시 그 정도 수준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30대 중반인 윤계상의 메인 러브라인이 박하선이나 백진희 쪽으로 연결될 것이고, 김지원은 윤계상을 짝사랑하다가 결국은 그 조카인 안종석(이종석)에게로 방향을 선회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랑이 시작되는 과정을 보니, 결코 소녀의 풋사랑 정도에서 끝날 만큼 가벼운 러브라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곁다리가 아니라 이쪽이 메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이제는 듭니다. 물론 중간에 이리저리 꼬이기는 하겠지만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결국은 이지훈(최다니엘)과 신세경이 진짜 운명이었던 것처럼, 윤계상과 김지원도 마지막에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해피엔딩일지 새드엔딩일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하여튼 이 둘이 인연일 거라는 느낌이 듭니다.

역시 김병욱 PD의 캐릭터 창조 능력은 탁월합니다. 그가 "이 사람을 멋있게 만들어 보겠다!" 작정하면, 시청자는 아무리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봤자 어느 순간부터는 그 캐릭터의 매력에 푹 빠져서 이성을 잃고 마는 것이죠. 저는 아직도 억수같이 비가 내리는 날이면, 눈물 가득 고인 눈으로 세경을 돌아보던 지훈의 얼굴이 가끔씩 떠올라서 슬퍼지곤 했는데, 이제는 그 아픈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독하기 이를 데 없던 이지훈의 미소보다 훨씬 밝고 유쾌한 윤계상의 미소가, 떠나간 지훈의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18세 소녀 김지원은 어려서 부모님을 잃었습니다. 사촌언니 박하선과 언제부터 함께 살았는지는 모르나, 하여튼 어린 나이부터 상당히 오랫동안 혼자 살아왔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래서인지 또래의 여고생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인하고 대범합니다. 속된 말로 표현하면 깡다구가 장난 아닙니다. 하지만 그 내면에 숨어 있는 연약한 자아를 일깨워줄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윤계상입니다. 그 둘의 첫 만남부터 그랬습니다.

길바닥에서 엄마 잃고 우는 어린아이를 보는 순간, 김지원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멈춰서고 맙니다. 그 아이에게서 오래 전의 자기 모습을 발견한 것이죠. 아이를 달래 보려 해도 울음을 그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데, 구세주처럼 윤계상이 나타납니다. 첫번째 만남입니다. 허우대만 멀쩡해 갖고서, 어른들은 절대 웃지 않을 썰렁한 유머를 구사하는 이 아저씨는 누구지? 김지원은 멀뚱히 바라보는데 놀랍게도 어린애는 그 썰렁한 유머에 울음을 그칩니다. 이 아저씨 좋다고 웃으면서 사탕을 주겠다더니, 사탕이 없다면서 웬 더덕을 꺼내어 아이에게 줍니다. 그런데 어린애는 또 좋다고 그 생더덕을 받아 먹기 시작합니다. 이 아저씨... 참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김지원의 마음 속에서 울고 있던 어린아이도 순간 울음을 그칩니다.

며칠 후 김지원은 스쿠터를 타고 사촌언니를 피해 도망치다가 길목에서 누군가를 치일 뻔하는데, 넘어진 사람의 얼굴을 보니 그 때 그 아저씨입니다. 두번째 만남입니다. 아저씨는 괜찮다고 씨익 웃더니만, 금세 다리가 부러진 것 같다고 엄살을 피웁니다. 그 썰렁한 장난이 왠지 밉지가 않은데... 그의 가방 속에서 쏟아져 나온 것은 이번엔 더덕이 아니라 도라지입니다. 특용작물을 판매하는 아저씨인가봅니다. "다음에 또 우연히 봐요~!" 무심히 던진 인사였는데 그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위해 보건소 의사선생님이 학교에 왔는데, 또 그 아저씨인 겁니다. 세번째 만남입니다.특용작물 추출액은 백신으로 변해서 주사기 안에 들어 있다는군요. "따끔할 거예요. 드물지만 조금은 열이 날 수도 있어요" 윤계상은 능숙한 솜씨로 김지원의 여린 살갖에 주사를 찔러 넣습니다. 그런데 지원의 몸 속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은 백신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김지원은 열이 나기 시작합니다. 물론 주사 때문이 아니라 사랑 때문입니다. 아직은 그 감정의 실체를 분명히 깨닫지 못했지만...

옆집 아저씨가 땅굴을 뚫고 들어와서 화장실을 망가뜨리고 진희 언니의 엉덩이를 다치게 하는 바람에 온 집안이 난리가 났습니다. 게다가 옆집 아저씨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면서 그 땅굴을 막지 말고 그냥 두자고 제안합니다. 내키지 않아서 싫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한밤중에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따라 김지원은 그 캄캄한 땅굴 속으로 들어가는데, 느닷없이 환한 불이 밝혀집니다. 이럴수가! 그 의사선생님이군요. 네번째 만남입니다. 윤계상이 누나의 식구들을 위해 동굴 속에 백열등을 설치하러 들어온 것입니다.

어둠을 밝히는 백열등의 불빛... 바로 그 옆에서 환히 웃고 있는 윤계상의 얼굴... 한없이 춥고 어두웠던 김지원의 마음 속에도 따스한 불빛 하나가 켜집니다. 동굴 속에서의 네번째 만남은 아찔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도저히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듯한 느낌이었어요. 앞으로 이 동굴의 쓰임새는 정말 무궁무진할 듯합니다. 이 안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얼마나 애틋한 사랑이 전개될지 벌써부터 가슴이 콩닥콩닥 뜁니다. 윤계상이 스마일 표시를 그려서 던져 주었던 공을 소중하게 사물함에 보관하는 김지원... 이미 사랑은 걷잡을 수 없이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윤계상이 가장 멋지게 보였던 순간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실 안내상의 캐릭터는 매우 염치가 없습니다. 처남의 집에 4명이나 되는 가족이 얹혀 살면서 수시로 빚쟁이들의 침범에까지 시달리게 만들었으면, 손윗사람으로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미안해하기는 커녕, 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돈을 빌려달라는 둥, 딸 수정이의 유학 비용을 대어 달라는 둥, 처남들이 방을 함께 쓰고 자기들에게 독방을 양보해 달라는 둥, 무슨 말도 안 되는 뻔뻔한 요구들을 합니다. 물론 윤계상은 부드럽게 웃으면서 조목조목 이유를 들어 모두 거절했지요.

그런데 안내상은 동굴을 뚫다가 옆집 화장실을 망가뜨리고 사람까지 다치게 해놓고서도 별로 잘못한 줄을 모릅니다. 능력도 없으면서 모두 자기가 해결하겠다고 큰소리를 탕탕 치니까, 다혈질의 작은처남 윤지석(서지석)이 바락바락 대들었지요. 언제나 매형은 사고만 치고 그 뒷수습은 우리가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옆집 아가씨들이 너무 착하고 순진해 빠져서 안내상과 윤유선의 설득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대충 안내상의 힘으로(?) 해결이 된 셈이었지요.

"그것 봐, 내가 해결했잖아! 내가 맨날 사고만 친다던 작은 처남 어디 있어?" 의기양양해서 윤지석을 찾는 안내상에게... 윤계상이 씨익 웃으면서 말합니다. "봐주세요, 형님!" 아... 그 미소가 사람을 완전 죽이더군요. 도를 넘는 매형의 뻔뻔함과 염치없음이 기막힐 법도 한데 전혀 그런 기색 없이, 오히려 자기들을 너그럽게 봐달라면서 씨익 웃는데... 그 순간 저는 윤계상에게 김지원보다 더 지독히 반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거 정말 큰일났네요..;; 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맑고 높푸른 가을 하늘에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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