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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올림픽 무대에서 펼치는 김연아의 마지막 연기가 시작될 때, 나는 기도했다. "지금 이 순간, 그녀의 마음을 평온히 감싸 주십시오. 떨림이나 두려움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 이 순간 모두 사라지게 해 주십시오. 출중한 재능뿐만 아니라 강인한 의지와 고상한 인품까지 주셨으니, 얼마나 특별히 사랑하시는 그녀인지요! 그 사랑으로 지금 이 순간, 연아의 온 몸과 마음을 따뜻이 감싸 주십시오." 마치 얼음의 요정이 뛰놀듯 하얀 빙판을 자유자재로 누비며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치는 김연아의 아름다운 모습에, 나는 저절로 가슴이 뜨거워지며 눈시울이 젖어 왔다. 흠결없이 완벽한 그녀의 스케이팅은 이미 인간의 영역을 넘어섰다. 연약한 인간의 몸으로 그 경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을 것인가! 그런데 참 ..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의 성적이 예상과 기대에 살짝 못 미쳐 안타깝던 가운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반가운 금메달 소식이 들려왔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면서도 석연찮은 실격 판정을 받아 흘려야 했던 분노와 통한의 눈물을 깨끗이 씻어내 주는 통쾌한 금메달이었다. 그 때 한국팀이 실격되면서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가져갔던 중국은, 이번에는 오히려 실격 처리를 당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여기서 모든 금메달의 가치가 똑같지는 않다는 것을 증명해 준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한국 대표팀의 막내 심석희 선수였다. 이 가녀린 17세 여고생은 중국팀의 반칙으로 몸이 휘청거리며 넘어질 뻔하는 위기를 겪고서도 아랑곳 없는 폭풍 질주로 팀의 우승을 이끌..
드디어 '무한도전' 조정 특집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결과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방송 시청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어차피 중요한 것은 '과정'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과정은 막연히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들은 단지 사력을 다해 노를 젓고 있을 뿐인데, 그걸 보면서 왜 하염없이 눈물이 흐를까요? 다른 팀들은 모두 20대 초반의 대학생들로 구성되었고, 이미 상당 기간 동안 조정 훈련을 해 온 사람들이죠. 그에 비해 '무한도전'은 평균 연령이 서른을 훨씬 넘겼을 뿐 아니라 제각각 다른 본업을 갖고 있는 연예인들이 바쁜 스케줄을 쪼개서 고작 5개월의 연습을 했을 뿐인데, 사실 최하위는 너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아마 그들도 알고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대회 직전까지 혹시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