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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자부심 없는 밥그릇은 먹으면서도 비참한 겁니다!" 라고 옥다정(이요원)은 외친다. 언제 어디서나 그녀의 행동과 마음가짐은 한결같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으며, 부당하거나 불공정한 것을 절대 참고 넘어가지 않는다. 분명 자신이 '을'인 상황에서도 결코 '갑'에게 숙이지 않는다. 을이 갑에게 대들다가는 곧바로 와장창 깨지는 것이 현실인데, 신기하게도 옥다정은 깨지긴 커녕 오히려 갑에게 상처를 입힌다. 그러니 같은 을의 입장에서 보는 시청자들로서는 이 시원스런 사이다녀에게 홀딱 반하지 않을 수 없다.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아니 오히려 현실을 알기 때문에 옥다정의 성공적인 반란이 더욱 통쾌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옥다정이 '욱다정', 혹은 '욱씨'라고 불리는 이유는 걸핏하..
윤시윤이라는 연기자를 처음 본 것이 바로 '지붕뚫고 하이킥' 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어디에서도 본 기억이 없어요. 그런데 '지붕킥'으로 인해서 뜨고 난 후에,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에 나왔었다는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듣고 일부러 찾아서 보았던 기억은 있습니다. 그런데 역시, 아직 제대로 뜨기 전의 신인에게 있어 일반인으로서의 모습을 공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 자기 나이보다 한참 어린 고등학생으로 출연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면도 있겠지만, 하여튼 순수한 사랑의 결정체인 준혁의 이미지와 걸맞지 않게, '스친소'에서의 이미지는 여성들을 앞에 두고 저울질하는 모습이라 안 보느니만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정일우)에 비해서 '지붕킥'의 ..
그를 모 통신사 CF에서 처음 보았을 때는,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인 줄 알았습니다. 이십대 후반의 넉살좋은 신입사원인 줄 알았습니다. 부장 싫으면~ 피하면 되고~ 못 참겠으면~ 그만두면 되고~ 견디다 보면~ 또 월급날 되고~ 띠띠띠띠 띠리띠리~ 여보세요~ 넵! 부장님~~ 생각대로 어쩌구~ 대략 2년 전쯤인가? 아니, 2년도 채 못된 것 같군요. 하여튼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이들어 보이는 모습입니다...^^ 작년 5~6월경, 스타골든벨에 출연한 것을 보고서야 연예인인 줄을 알았습니다. 그 당시 '우리 결혼했어요'에 한창 앤디와 더불어 출연중이던 솔비에게 호감을 표시하며 하트춤을 선보였었지요. "앤디 싫으면~ 나 만나면 되고~" 이런 식으로 되고송을 개사해서 불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의외로 풋풋한 모습에 ..
나는 시트콤을 매우 좋아한다. 일반 드라마보다도 예능 프로그램보다도 더 좋아하는 장르가 시트콤이다. 그런데 시트콤이라는 장르는 자칫 잘못 만들면 웃기지도 못하고 감동도 주지 못한 채 딱한 모양새로 주저앉기가 일쑤이다. 하지만 김병욱 PD의 작품은 한 번도 실망을 준 적이 없다. 김병욱의 시트콤은 언제나 꽉 짜여진 구성과 독특한 인물들의 확실한 캐릭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각각의 캐릭터가 성공적으로 구현되니까 자연스럽게 웃음이 발생한다. 또 김병욱 시트콤의 특징 중 하나는 웃음과 동시에 슬픔과 감동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방송 내내 유쾌하게 진행되던 시트콤을 몇 번씩이나 새드엔딩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충격을 주기도 했다. 1. 순풍 산부인과 (SBS 1998~2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