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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박2일'에서 외국인 근로자 특집을 마련했다고 할 때, 처음의 인식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로 그 동안 보아 왔던 온갖 부정적인 기사들이 한꺼번에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불법체류라든가 브로커 개입 등의 문제로 시끄러운 일도 많거니와,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데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느라 오히려 고용비용은 더 높다더군요. 게다가 경제 악화로 내국인 근로자의 기본급은 계속 동결되는데, 외국인 근로자의 기본급은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꾸준히 올라가니 지금은 거의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내국인들이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 한국 사람들 중에도 얼마든지 많이 있는데, 그들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을 외국인 노동자..
'제빵왕 김탁구' 2회를 보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2003년 '대장금' 이후로 참 오랜만에 보는 아역 탤런트 조정은 양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고기를 씹을 때 입에서 홍시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물으시면, 그냥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 그 유명한 대사를 깜찍하게 읊어대던 꼬맹이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한 폭 수채화에 담아도 좋을 듯한 사춘기의 미소녀가 되어 있더군요. 목소리도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세월이 이렇게 흘렀군요. 2002년 영화 '집으로'에서 보았던 꼬마 유승호 군도 지금은 어느 새 국민남동생이며 잠시 후면 국민연하남 대열에 동참할테니까요. 그런데 유승호는 여기저기에서 소식도 자주 들었고, 그 성장 과정을 쭉 지켜 본 느낌이라서 낯설다고 생각하..
'1박2일' 에서의 이수근에게서는 항상 스스로를 낮추고, 누구나 꺼릴 법한 가장 망가지는 캐릭터를 자청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가 자청한 '앞잡이' 캐릭터는 자칫하면 미움받기에 딱 좋은 역할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코믹한 설정으로 받아들이고 웃는다 해도, 일부의 사람들은 불쾌하게 여길 위험성이 있었습니다. '앞잡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배신'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신이란 언제나 유쾌하게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운 법이니까요. 그러나 이수근은 승자의 이미지였던 적이 거의 없습니다. 항상 스스로 먼저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호감을 얻기 어려운 '앞잡이' 캐릭터를 절묘하게 성공시켰습니다. 지난번 캠핑카 여행 때는, 가위바위보에 져서 바다에 빠져야 할 상황이었는데 여벌의 옷을 가져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