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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엄마 김민재(김해숙)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었으나, 그 결정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수십년 전에 헤어진 전남편이 죽음을 앞두고 딸을 찾는다는데, 민재는 딸 양지혜(우희진)가 임신중인데 충격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지혜에게 말도 하지 않고 그 부탁을 거절했습니다. 자기 혼자 전남편을 만나 지혜의 사진만 전해주고 돌아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며칠 후 장례를 치렀다며 마지막 소식을 알리는 문자가 민재의 휴대폰에 도착했고, 하필이면 주방에서 엄마와 함께 일하고 있던 지혜가 그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혜의 상실감과 분노는 예상했던 것 그 이상이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생부였지만, 그리고 34년 동안 단 한 번도 자기를 찾은 적 없는 매정한 생부였지만 그녀의 가슴 속에는 평생 그리운 아빠였던 것입니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요즘 맏딸 부부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혼까지 갈 것 같지는 않지만, 한 번 금이 가기 시작한 부부 사이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듯 하군요. 그런데 분명 임신한 아내에게 거짓말을 하고 다른 여인과 단둘이 영화를 보러 간 이수일(이민우)의 행동이 신뢰를 깨뜨리는 원인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양지혜(우희진)를 탓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극중에서 지혜의 엄마가 그러하듯이 말이에요. 물론 남편을 대하는 지혜의 태도가 옳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객전도가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그 동안 아내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이수일 본인이 조금씩 극복해 나갔어야 해요. 마치 안 그런 척, 그녀에게 맞춰 주면서 사는 게 편해서 그러는 것처럼 쇼..
큰딸 내외인 양지혜(우희진)와 이수일(이민우)은 평범하고 화목한 커플이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귀여운 딸 지나가 있고, 이제 곧 태어날 둘째 아기도 있습니다. 아내 양지혜는 성격이 드세고 이기적인 듯 하지만,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진실하고 매사에 경우가 바른 여인입니다. 상대적으로 착하고 부드러운 성격의 남편 이수일은 아내에게 눌려 사는 듯 보이지만, 나름대로 자기 삶의 방식을 융통성있게 운영하는 터라 두 사람은 퍽 잘 어울렸지요. 특히 예정에 없던 둘째의 임신으로 한참을 고민하던 지혜가, 이기심을 억누르고 모성의 용기를 발휘하며 둘째를 낳기로 결심하던 장면은 흐뭇한 감동을 안겨 주었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독특한 사랑과 평범한 사랑이 공존합니다. 가장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태섭(송창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