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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사람마다의 취향 차이겠지만, 솔직히 나는 한 번도 쓰레기(정우)에게서 '남자'의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쓰레기는 언제나 '오빠' 중에서도 가장 믿음직하고 든든하고 좋은 '오빠'일 뿐이었다. 그런데 칠봉이(유연석)에게서는 언제나 '설렘'이 느껴졌다. 사실 원래의 내 성격대로라면 일방적인 사랑 고백 이후 일방적으로 키스를 해버리는 식의 제멋대로인 행동은 몹시 싫다고 느껴져야 마땅했다. 더구나 그 때 성나정(고아라)은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잘 알면서도 입술을 마구 들이밀던 스무 살 칠봉이의 행동은 심히 무례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런 칠봉이가 싫지 않았다. 나정이는 안 그랬지만, 나였다면 그 키스 한 방으로 마음을 바꿔버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만큼 칠봉이는 ..
큰 기대는 없었으나 그저 호기심에 '고사2'를 보고 왔습니다. 전편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는 불가능했지만, 역시 수작(秀作)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여 저의 예상은 엇나가지 않았습니다. 의도적으로 어지럽게 흔들리는 화면과 귀청이 떨어질 정도로 시끄럽게 질러대는 비명소리 및 끼익거리는 음향효과 때문에 눈과 귀가 상당히 피로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허술한 플롯 때문인지 공포는 함량미달이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시간을 늘리려는 무리한 시도를 하지 않아서 1시간 30분도 안 되는 짧은 러닝타임으로 마무리한 것이 오히려 깔끔하게 느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별 내용 없이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것만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영화를 더 이상 길게 본다는 것은 너무 지치는 일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그 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