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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착한 드라마 '글로리아'가 시청률 면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조용히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모처럼의 가슴 떨림과 행복을 전해 준 작품이었습니다. 다소 전형적이었던 권선징악의 메시지와 해피엔딩도 싫지 않았습니다. 착하게 살아가던 그들은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지만 결국 이겨냈고, 행복해졌습니다. 그들에게 승리와 행복을 가져다 준 것은 바로 용서할 줄 아는 마음이었습니다. 처음에 이강석(서지석)은 나진진(배두나)을 향한 자신의 마음이 대체 무엇인지, 그 정체를 알지 못해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재벌가 회장의 서자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자신의 존재에 회의감을 느끼며 살아왔지만 그의 내면에는 뿌리깊은 상류층의 기질이 자리잡고 있었기에, 아침마다 더운 물도 나오지 않는 공동화장실 앞에서..
요즘 제가 호감을 갖고 시청하는 드라마 '글로리아'의 주인공들이 '놀러와'에 출연해서 반가웠습니다. 네 명의 연기자가 모두 귀엽고 호감형이더군요. 그 중에도 배두나와 이천희에게서는 굉장히 순수한 매력을 발견할 수가 있었습니다. 연예인이란 항상 대중 앞에 나서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남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자신'의 모습을 따로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싶거든요. 그런데 배두나와 이천희는 그런 면에서 좀 연예인 같지 않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친구네 집에 놀러 온 사람들처럼, 그랬어요. '글로리아'를 촬영하면서 다들 어느 정도는 친해진 듯, 분위기가 매우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드라마 캐릭터상 매우 단아하고 얌전한 줄만 알았던 소이현의 엄청난 주량에 놀랐다고 이천희가 운을 띄우자, 소이현이 곧바로 이천..
사실 이강석(서지석)과 정윤서(소이현)는 커플이 아닙니다. 이강석은 나진진(배두나)과, 정윤서는 하동아(이천희)와 커플이죠. 앞으로는 그렇게 될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시적으로나마 자기들끼리 커플이 될 것 같은 낌새를 풍기고 있습니다. 자기의 진정한 삶과 행복을 포기해 버린 젊은이들만이 할 수 있는 선택, 오직 부모의 결정에 따라 아무런 감정도 없이 결혼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은, 소개로 만나자마자 서로 의견의 일치를 보고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그들은 재벌가의 서자와 서녀입니다. 경제적으로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풍족하게 자라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활하고 있습니다만, 그들의 마음이 누구보다 공허한 까닭은 이쪽에도 저쪽에도 완벽히 녹아들 수 없는 서글픈 교집합의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아주 단..
'민들레가족'의 후속으로 방송되는 주말드라마의 제목이 '글로리아'라는 것을 들었을 때 처음으로 떠오른 생각은 성가(聖歌)의 제목이었습니다. 'gloria'는 라틴어로 '영광'이라는 뜻을 지녔고, 가톨릭의 대표적인 미사곡 중 하나입니다. 저에게는 매우 익숙한 단어이지만 TV 드라마의 제목으로 접하니 좀 신기하더군요. 주인공 나진진은 앞으로 변두리 나이트클럽의 가수로 활동하게 될 것이며, 그녀가 사용하게 될 무대명이 바로 '글로리아'입니다.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이름이지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주인공에게 작가가 굳이 '글로리아'라는 이름을 지어 준 뜻을 저는 이미 알 것 같습니다. '글로리아'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척박한 삶을 견디어내고 있습니다. 나진진(배두나)은 나이 서른에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