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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아시안게임 중계로 인해 '놀러와'가 결방된 월요일 밤, 그 무주공산에 새로운 예능 '밤이면 밤마다'가 쳐들어왔습니다. 첫방송의 느낌은 나쁘지 않더군요. 매주 2명의 게스트를 초청하여 공격적인 '청문회' 형식으로 일종의 스타 탐구를 하는 포맷인데, 우선 고정패널이라 할 수 있는 청문위원들의 구성이 심상치 않습니다. 탁재훈 팀과 박명수 팀으로 나뉘어진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정말 오랜만에 공중파 예능의 고정을 맡게 된 김제동의 모습이 반가웠고, 빅뱅의 대성과 씨엔블루의 정용화를 토크 중심의 예능에서 보는 것은 아마도 처음인 듯하여 신선했습니다. 첫방송은 상당히 재미있고 만족스러운 편이었으나, 이런 포맷에는 한 가지의 맹점이 있습니다. 그 날의 게스트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 방송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질 수 ..
요즘 '런닝맨'은 확실히 재미있어졌습니다. 날마다 바뀌는 랜드마크의 특징을 살림으로써 답답한 느낌을 없애고, 단조로워 보였던 게임의 패턴에도 수시로 변화를 주면서 착실히 발전해 나가고 있어요. 특히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촬영한 이번 주의 방송은 그 중에서도 압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라면, 게임 중에 가장 재미도 없으면서 가혹하다고 느껴졌던 '차 한 잔의 여유' 코너가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커피든 레몬차든 쌍화차든 한꺼번에 10인분 가량의 많은 양을 마시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보기 불편했거든요. 계란 노른자도 한꺼번에 8개씩을 먹어서는 몸에 좋을 리가 없었고, 무엇보다 뜨거운 차를 빨리 마시느라 식도를 크게 델 위험이 있어 보였기에 보면서도 굉장히 불안했습니다. 없어진 것이 아주 다행..
개인적으로 신정환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사회자로서의 능력은 솔직히 높이 평가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 결정적인 해외도박 및 뎅기열 거짓말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느껴왔던 것이지만, 신정환은 패널로 출연해서 틈틈이 날카로운 개그를 날려주는 스타일이 훨씬 어울리는 인물이었지요. MC로서 갖춰야 할 자질은, 첫째로 게스트를 포용하고 아우르는 능력인데 신정환은 그 면에서 많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상상플러스'를 즐겨 시청하던 저로서는, 그래도 그 중에서는 신정환이 가장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지닌 MC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오래 전에 노현정 아나운서가 진행할 당시의 일이었습니다. 여름 공포 특집을 찍을 때, 녹화는 으슥한 장소에서 진행..
3년 2개월 동안 일요일 아침마다 귀여운 어린이들의 깜찍한 재치로 즐거움을 주었던 '환상의 짝꿍'이 7월 18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되었습니다. 마지막회에는 특별히 예전에 출연했던 어린이들 중에서 다시 뽑힌 친구들이 마지막 전학생으로 등장했군요. 1년만에 다시 만난 친구도 있었고, 불과 2주만에 다시 만난 친구도 있었지만 모두 반가웠습니다. 특히 1년만에 몰라보게 어른스러워진 친구의 모습은 지나간 세월(?)을 실감하게 해 주었습니다. '환상의 짝꿍'이 처음으로 생겨났을 때 출연했던 어린이들은 이제 4~5학년이 되어 청소년기에 접어들고 있겠군요. 몇 주 전에는 아이들 앞에서 혼전 임신을 자랑하던 젊은 부부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환상의 짝꿍'은 별로 흠잡을 데가 없는 좋은 프로그램이..
지난 일요일, 이승기가 오랜만에 귀여운 허당스러움을 마음껏 보여주었습니다. 동화나 만화 등의 등장인물 이름과 작품명을 단 한 개도 제대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그 의외성에 놀라면서도 유쾌하게 웃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문제 자체가 너무 어린 사람들을 대상으로(일부러) 선정되었기에 대부분의 어른들이 못 맞힐 수밖에 없었던 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어른들은 동화책을 읽거나 만화를 본지가 너무 오래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할 수밖에 없어요. 이승기는 아마도 사춘기 시절에 읽었을 '장발장'과 '레미제라블'을 연결시킬 수는 있었지만, 그보다 더 어린 시절에 읽었을 '오즈의 마법사'라든가 '심청전(뺑덕어멈)' 등은 헛갈리더군요. 예능의 재미를 위해 의도적으로 더 허당짓을 했던 것도 아마 사실이겠..
어제 29일 방송된 MBC 연예대상에서 버라이어티 부문 여자 최우수상은 이경실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녀의 수상 소감은 그야말로 역동적이었습니다. 강력한 웃음과 강렬한 눈물이 어우러졌거든요. 큰 소리로 엉엉 울면서도 할 말 다 하고, 그 말들의 내용은 재치로 흘러넘쳐, 보는 사람들은 눈물로 얼룩진 그녀의 얼굴을 보며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그녀와 친분을 나누고 있는 동료들은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하더군요. 이경실의 수상 소감이 끝나고, 시상자였던 박미선이 했던 멘트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울면서 웃기는...... 우리 개그맨들의 모습 그대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경실,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선덕여왕'의 미실이 떠올랐습니다. 이경실은 국내의 개그우먼들 중, 가장 드센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