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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사건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살벌한 어휘겠지만, 김태원의 과감한 용기와 결단은 차라리 공격이라 할만큼 신선했습니다. 사실 대중음악에 있어서는 그의 관록과 능력을 부인할 사람이 없겠지만 클래식에는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김태원이 겁도 없이(?) '청춘합창단'의 지휘를 맡았다는 것부터가 몹시 충격적이었는데, 그 햇병아리 지휘자가 첫번째 합창곡으로 발표한 것이 무려 자작곡일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1년 전, '남자의 자격'에서 '하모니'라는 이름으로 합창 계획이 처음 발표되던 날, 김국진이 제작진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이번에도 직장인 밴드 때처럼 태원이가 지도하는 건가요?" 그러자 옆에 앉아있던 김태원이 깜짝 놀라며 부인했습니다. "아니, 아니..
'남격-청춘합창단'의 최종 멤버가 확정되었습니다. 오디션을 통과해서 뽑힌 일반인 40명과 '남자의 자격' 멤버 6명을 합해서 46명입니다. 김태원은 지휘를 맡고 있으니 직접 노래를 부를 사람은 45명이 되겠군요. 무려 3000명이 넘었던 지원자 중에서 40명 안에 뽑혔으니, 합격자들의 기쁨이 얼마나 클지 짐작이 되었습니다. 특히 평생 집에서 살림만 하시던 주부님들의 경우는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되실 것 같아요. 연령층을 보면 84세의 최고령 할머니 한 분과 70대에 해당하는 일곱 분을 제외하고 32명은 50~60대로 구성되었는데, 특히 60대의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그리고 단원들의 면면은 정말 다양했습니다. 평범한 주부에서부터 현직 대학병원 의사와 현직 유명호텔 CEO, 현직 탤런트와 전직 프로 ..
'청춘합창단'의 감동은 날로 더해만 갑니다. 껍데기만 본다면 오디션만 가지고 무려 한 달이나 우려먹는다는 비판이 충분히 가능할만한 상황이지만, 실제로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모두 합창단 멤버로 합격시켰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으니 상당수의 지원자들은 탈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방송에 한 장면도 안 내보내고 그냥 버리기에는 그분들이 가져오신 하나하나의 사연이 너무나도 곱고 절절했기 때문입니다. 심사 자체를 아무 의미 없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던 그 감동을, 촉박한 방송 시간을 이유로 모두 잘라내 버렸다면 오히려 그게 실수였을 거예요. 오래 전에 접어 두었던 꿈들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날개짓을 시작했습니다. 뒤늦게라도 꿈을 찾고 싶었지만, 그 어디에 지원하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