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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합창단' 자작곡? 김태원씨, 정체가 뭡니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청춘합창단' 자작곡? 김태원씨, 정체가 뭡니까?

빛무리~ 2011. 8. 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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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사건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살벌한 어휘겠지만, 김태원의 과감한 용기와 결단은 차라리 공격이라 할만큼 신선했습니다. 사실 대중음악에 있어서는 그의 관록과 능력을 부인할 사람이 없겠지만 클래식에는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김태원이 겁도 없이(?) '청춘합창단'의 지휘를 맡았다는 것부터가 몹시 충격적이었는데, 그 햇병아리 지휘자가 첫번째 합창곡으로 발표한 것이 무려 자작곡일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1년 전, '남자의 자격'에서 '하모니'라는 이름으로 합창 계획이 처음 발표되던 날, 김국진이 제작진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이번에도 직장인 밴드 때처럼 태원이가 지도하는 건가요?" 그러자 옆에 앉아있던 김태원이 깜짝 놀라며 부인했습니다. "아니, 아니지... 그쪽은 나도 모르지" 아주 짧은 찰나였지만 김태원의 얼굴에는 몹시 당황한 표정이 떠올랐고 부인하는 모습도 거의 의자에서 펄쩍 뛰어오를 지경이었지요. 다행히도 곧바로 박칼린이라는 든든한 존재가 소개됨으로써 김태원은 정말 안심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러던 사람이 고작 1년 후에 이런 모습으로 변해 있을 줄을 누가 알았을까요? 처음 배우는 지휘의 업무를 한 발짝씩 따라가기만도 벅찼으련만, 김태원은 그 한계를 단숨에 뛰어넘고 작곡에까지 불쑥 손을 뻗은 것입니다. 하긴 지난 1년간 김태원은 누구보다도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삶을 살아왔지요. '남격' 출연을 결정하면서 간절히 소망했던 대로 자신의 목숨같은 밴드 '부활'과 그 음악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지나치게 예능화된 이미지로 굳어질까 염려하던 중, 운명처럼 '위대한 탄생'의 멘토를 맡아 백청강, 이태권 등의 소중한 제자들을 거두어 들이며 이 시대 최고의 스승으로 등극했습니다.

그러다가 방송 촬영 때문에 마지못해 실시했던 건강검진의 결과로 난데없는 위암 진단을 받아 일생일대의 충격을 맛보았지만, 다행히 초기여서 내시경 수술로 제거한 후 새 삶을 살아가게 되었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종양의 위치가 제거하기 어려운 곳에 있어서 예상보다 무척 위험한 수술이었으며, 최악의 경우는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늘이 정하신 운명은 그의 드라마틱한 삶을 여기서 멈출 계획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김태원의 앞날에는 아직도 저질러야 할 사고(?)들이 참 많이도 남아있었던 겁니다.

오직 '청춘합창단'만을 위해 만들어진 김태원의 첫번째 합창곡 제목은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입니다. 인생의 황혼기에서 쓸쓸해하시는 이 세상 모든 어머니, 아버지께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이제껏 드리지 못했던 위로의 말 대신 마음을 달래주는 노래 한 자락이나마 선물하고 싶었노라고 김태원은 말했습니다. 더불어 '넬라판타지아'를 부르며 난해한 외국어 가사 때문에 그 뜻도 모른 채 멜로디에만 취해야 했던 점이 못내 아쉬웠고, 그래서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언젠가는 우리말로 된 합창곡을 한 번쯤 만들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마침 이렇게 영광스런 기회가 찾아왔노라고도 말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큰 선물에 '청춘합창단' 단원들은 모두 열광했습니다. 다시 합창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이제 그들은 세상에 최초로 발표되는 노래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며, 자신들만의 목소리로 녹음된 유일무이한 음반을 소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필히 음반으로 제작될 것을 확신하며..^^) 노래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간절했지만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어느 곳에서도 받아주지 않았던 그들에게 이보다 더 흐뭇한 일이 있을까요? "나이라는 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못 하도록 저지당하는 것은 인종차별과 다를 게 없지요." 대략 20곡의 노래를 만드는 것과 같은 피땀과 심혈을 기울여 그들을 위해 이 노래를 완성했다는 김태원 지휘자의 단호한 발언이었습니다.

모두 개성이 강한 어르신들이라 처음에는 저마다 자기 주장을 내세우며 삐걱거리기도 했지만, 꼬장꼬장한 할머니 한 분이 나서서 합창의 원칙을 강조하며 지휘자에게 순종할 것을 당부하니 곧바로 수긍하며 잘 따라오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고집보다 강한 것이 소망이라,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열정을 품고 모인 자리에서 작은 고집쯤은 중요치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가장 염려스러웠던 인물 김성록씨는 많은 사람의 추천을 받아 테너의 파트장이 되었는데, 그의 거침없는 리더쉽과 추진력은 앞으로 합창단에 많은 도움이 될 듯 싶더군요. 여전히 까칠함이 좀 남아있기는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태도여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네... 모두 잘 될 겁니다.

처음 들어 본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는 매우 아름다운 노래였습니다. 김태원의 대표곡 '사랑할수록'이나 '네버엔딩스토리'처럼 강렬하게 꽂히는 느낌은 없었지만, 잔잔함 속에 아주 깊은 울림이 존재했습니다. 편곡자의 도움을 받아 완성된 합창곡을 윤학원 지휘자의 도움으로 인천시립합창단이 먼저 불러서 녹음해 주었는데, 그 노래를 들으며 탤런트 이주실씨는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그녀 또한 힘겨운 암투병을 이겨내고 그 자리에 섰으니 더없이 감개가 무량했을 것입니다. 어디 이주실씨 뿐이겠습니까? 이제 한 사람 한 사람마다의 지나온 세월이 모두 그 가사와 멜로디에 녹아들어갈테니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는 그 안에 수많은 사연들이 더해지고 또 더해지는, 아주 특별한 노래로 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삶이란 지평선은 끝이 보이는 듯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이 없이 이어지고
저 바람에 실려가듯 또 계절이 흘러가고... 눈사람이 녹은 자리, 코스모스가 피었네
그리움이란... 그리움이라는 이름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서로를 간직하며... 영원히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기에
바람에 실려가듯 또 계절이 흘러가고... 눈사람이 녹은 자리, 코스모스가 피었네
또 다시 가려무나 가려무나... 모든 순간이 이유가 있었으니
세월아 가려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라, 지나 온 시간처럼...      - 김태원 作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그나저나 김태원씨, 정말 당신의 정체가 뭡니까? 대중가요와 합창곡은 음악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확연히 다른 장르이고, 멘토가 되어주신 윤학원 지휘자님도 당신에게 손동작과 시선과 기본 이론을 가르쳤을 뿐 작곡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조언도 없었건만, 당신은 그 어떤 학습도 거치지 않은 채 이렇게 멋진 합창곡을 뚝딱(?) 만들어냈군요.

당신은 스스로 음악에 미친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단순히 미쳤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이 능력은 명백한 하늘의 선물입니다. 남들은 평생 공부에 공부를 거듭해도 그럴싸한 노래 한 곡 만들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말입니다. 당신의 평탄치 않은 인생에는 남들보다 몇 배의 고통이 주어졌으나, 그만큼 귀한 재능과 고마운 사람들을 선물받았으니 참으로 행복한 인생이라 저는 감히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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