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기적의 오디션' 이미숙, 후회의 눈물을 흘리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기적의 오디션' 이미숙, 후회의 눈물을 흘리다

빛무리~ 2011. 8. 6. 09:34
반응형


예선을 통과한 30명의 참가자들은 '미라클 스쿨'에 입학했습니다. '미라클 스쿨'은 집중도 높은 합숙 훈련인데 각 그룹마다 정해진 스승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슈퍼스타K'의 '슈퍼위크'보다는 '위대한 탄생'의 '위대한 캠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5명의 마스터(곽경택, 김갑수, 김정은, 이미숙, 이범수)는 각각 6명씩의 제자를 거두어 자기만의 방식으로 한 달간 훈련시키고, 그 동안 2차례의 미션 평가를 거쳐 2명의 탈락자를 결정해야 합니다. 6명 중에 4명만이 살아남아 졸업 시험에 진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8월 5일자의 방송에서는 5개의 '미라클 스쿨' 중에서 '이미숙 클래스'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방송되었습니다. 이미숙 마스터는 예선에서 심사평을 할 때도 독설로 인해 세간의 비난을 받았을 정도로, 부드럽기보다는 강하고 냉철한 스승이지요. 과연 이미숙 클래스의 주제는 '파워'였고, 그 첫 수업부터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한창 대사를 하고 있는데 "그만 해, 졸려!" 하고 끊어버리는 마스터의 모습은, 참가자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지 않으면 충분히 상처받을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첫번째 미션 또한 상상 초월의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이미숙은 스타일리스트까지 동원해서 6명의 제자를 영화 속 캐릭터로 변신시켰습니다. 생전 처음 입어보는 화려한 의상과 멋진 분장에 한껏 들뜬 제자들은 신이 나서 미션 장소로 들어왔는데, 그 곳은 바로 수영장이었습니다. 이미숙이 그들에게 처음으로 요구한 것은 다름아닌 수중연기였습니다. 그 옷을 입은 채 물 속에 들어가서 각자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비상시를 대비하여 구조요원까지 대기하고 있었지만, 물 속에 잠수하는 것 자체가 낯선 참가자들은 두려움을 억누르기 힘들어했습니다. 김난아는 몇 차례 허우적거리다가 물 밖으로 나오는 것만 되풀이하더니 결국 수중 연기에 실패했고, 박미애는 간신히 눈을 뜨고 2~3초 가량의 연기를 선보였으나, 진짜 죽는 줄만 알았다고 나중의 인터뷰에서 당시의 두려움을 호소하더군요.

사실 저도 수영을 조금은 할 줄 알지만 수경을 쓰지 않고는 물 속에서 눈을 떠 본 적도 없는데, 그 안에서 눈을 뜨고 숨을 참으며 연기까지 해야 한다면 그들과 똑같이 겁을 먹게 될 것 같았습니다. 눈물 글썽이는 박미애의 심정이 너무 잘 이해되었어요. 하지만 그들에 비해 주민하와 이현진은 원래부터 상당히 물에 익숙한 듯, 별 어려움 없이 자연스레 수중 연기를 치러내기도 했습니다.

두번째 미션은 실제 영화 촬영팀의 도움을 받아 진행되었습니다. 한 사람마다 영화 속 캐릭터가 되어 연기를 하는데, 테이프가 아니라 영화 필름을 사용했는지, 원래의 영화와 교차 편집을 해놓고 보니 그럴싸하게 잘 어울리더군요. 예를 들면 김난아는 영화 '클래식'에서 손예진이 조승우를 바라보며 울먹이는 한 장면을 연기했는데, 김난아의 얼굴이 비춰지다가 다음 장면에서 조승우의 얼굴이 나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화면의 색깔이나 분위기 자체는 원본 영화와 비슷했습니다. 역시 문제가 되는 것은 참가자들의 어색한 연기력이었지만요.

1~2차 미션을 진행하면서 이미숙은 제자들의 연기에 가차없는 지적과 냉정한 평가를 해 왔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몹시 실망하는 기색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지도는 언제나 구체적이고 열정적이며 힘이 넘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막판에 2명을 탈락시켜야만 하는 상황이 오자, 급격히 마음이 약해지면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강해 보이는 사람이 의외로 약한 경우도 많기는 하지만, 이미숙은 그 정도가 예상보다 훨씬 심한 편이었습니다.

결정을 하루 앞두고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는, 연기자의 힘든 길을 가려는 너희들이 안스럽다면서 결국 눈물까지 보이고 말았습니다. 힘든 미션들에 벅차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임하는 제자들을 보며,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정이 푹 들어버린 모양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이미숙은 6명 제자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십자수로 제작하여 액자에 담아 선물하는 정성마저 보여주었습니다. 그 정도 크기의 십자수라면 한 장을 만드는 데에도 시간이 엄청 걸릴텐데, 고작 한 달 동안 어떻게 6장이 가능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미숙 본인이 전부 다 한 게 맞다면 그녀는 연기의 달인보다도 십자수의 달인이라 불려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6명 제자를 앞에 세워놓고 이미숙은 합격자를 호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주민하와 김베드로의 이름을 부르고 나더니, 더 이상은 못하겠다면서 제작진에게 협상을 요청하는 것이었습니다. 도저히 얼굴을 보면서는 말 못하겠으니, 나중에 편지를 써서 보내주는 식으로 하겠다는 이미숙의 제안을 제작진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제자들에게는 스승이 보낸 소포 6개가 도착했습니다. 소포에 담긴 선물은 그들의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이 곱게 수놓여진 십자수 액자였고, 그들 중 2명에게는 선물과 함께 이미숙이 손글씨로 정성들여 써 준 이별 편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미애야... 연기는 너의 괴로움과 고통을 피해 도망가는 도피처가 아니야.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네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인생 속에서 그 사람의 인생을 사는 거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오로지 그 사람이 되지 못하면, 연기는 고통이 된다... 더욱 단련하고, 더 가슴을 열고 난 뒤의 너를 다시 만나길 바라면서, 너와의 이별을 이야기 해야겠구나......" 탈락한 박미애와 이현진은 이미숙이 보낸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는데, 그 눈물 속에는 감동과 아쉬움과 고마움 등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미숙은 말했습니다. "이번에 내가 정말 이성적이지 못하다는 걸 느꼈어요. 후회되고, 회피하고 싶기도 하고... 왜 내가 이런 역할을 맡아서, 이런 역을 해야 하는 건가 싶고... 이제껏 내가 맡았던 역 중에 가장 후회되는 역할인 것 같아요." 그토록 엄하고 냉정하게 가르치더니만 정작 이별의 순간에는 제자들을 얼굴도 차마 못 보는 이미숙의 여린 모습은 제 가슴을 짠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녀처럼 내유외강(內柔外剛)한 사람은 자신의 마음이 약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욱 강해지려고 애쓰며, 그러다 보니 때로는 무섭고 독하게도 느껴지지만 한 순간 그 강한 껍질이 뚫리게 되면 속절없이 상처받고 마는 것입니다.

이제 몇 주간의 시간이 더 흐르면 남아있는 제자들과는 그만큼 더 정이 들어버릴 테고, 그 후에는 또 몇 명의 제자를 탈락시켜야 할텐데 이것 참 큰일이군요. 독한 여자의 이미지로만 생각해 왔던 이미숙에게서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고 홈빡 반해버린 저는, 탈락하게 될 제자들보다도 그녀의 상처받을 마음이 더욱 염려되기 시작했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