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무한도전' 소지섭이 당한 복근 빨래는 문제가 없을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무한도전' 소지섭이 당한 복근 빨래는 문제가 없을까?

빛무리~ 2011. 7. 31. 07:10
반응형


아직 방송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무한도전'에서 근 4개월 가량 피땀 흘려 준비해 온 조정 경기가 드디어 유종의 미를 거두고 끝났습니다. '무한도전' 팀은 7월 30일 오후 5시 10분경, 경기도 하남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STX컵 코리아오픈 레가타' 2000m 노비스(Novice) 에이트(8+) 경기에 출전했고, 비록 성적은 참가팀 중 꼴찌인 8위를 기록했지만 연습 때보다 단축된 8분대의 기록으로 무사히 완주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경기를 마친 후 유재석을 비롯한 팀원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으며, '무한도전'은 조정이라는 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성적에 관계없이 특별상을 수상했다는군요. 특히 이 날 조정 경기장에는 무려 3만 5000여 명에 이르는 관객들이 몰려, 1986년 미사리 조정경기장 개장 이래 최대 인파가 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연 '무한도전'의 힘을 실감케 하는 현상이었습니다. 그 동안 '무한도전' 멤버들과 김지호 코치, 그리고 여러 관계자들 모두 참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짝짝짝~~!

정작 그 시간에 방송된 '무한도전'에는 느닷없이 소지섭이 출연하여 뜻밖의 예능감으로 빵빵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소지섭은 지난 번에 깜짝 등장했던 조인성과는 또 다른 매력을 물씬 풍기며 삽시간에 '무한도전'의 분위기를 업그레이드 시키더군요.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는 조인성과 소지섭이 엇비슷했으나, 조인성이 비교적 수줍고 반듯한 이미지라면 소지섭은 훨씬 남성적이고 야성미가 넘쳐서 마치 20년 전의 최민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톱스타들이 출연할 때마다 지나치게 오버하는 멤버들이 있는 것은 보기에 살짝 거북했습니다. 사실 조인성에게 수없이 뽀뽀 세례를 퍼붓던 하하의 행동은 그 당시에도 많은 지적을 받았었지요. 조인성도 어쩔 줄 모르며 최대한 고개를 깊이 숙이고 옆으로 돌려서 피하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하하는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뽀뽀를 했습니다. 방송이라서 간신히 웃고는 있었지만, 당하는 입장에서야 어찌 당황스럽고 민망하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요? 

조인성은 순하고 만만한(?) 동생이었지만 소지섭은 카리스마 넘치는 형이기 때문인지, 하하는 그 때만큼 경거망동하지는 못하는 듯 싶었습니다. 하지만 소지섭이 입고 나온 트레이닝복 가슴에 붙은 상표를 가려 준답시고 (상표가 방송에 나가면 간접 광고가 되니까) 제 손으로 스티커를 붙여 주더니, 깨방정 목소리로 "내가 가슴 만졌다~!" 라고 신나게 외치더군요. 글쎄, 별 것은 아니지만 뽀뽀 사건에 이어 그 발언도 듣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민망한 것이었습니다. 남자가 남자 몸을 만지고 나서 그렇게까지 좋다고 폴짝폴짝 뛰어대니 말입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노홍철이 나섰습니다. 사실 노홍철은 소지섭이 등장할 때부터 계속해서 그를 자극해 왔지요. 아무도 모르는 그의 연애사를 알고 있다는 식으로 어찌나 깐족거리는지, 중간에 한두번은 소지섭이 진짜로 발끈하는 듯한 모습마저 보였습니다. 방송이니까 줄곧 웃고 있기는 했지만, 노홍철을 향해 잽싸게 몸을 날려 덤비려던 모습은 100% 웃기려는 의도로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 추측에 근거가 있다면 그의 옆에 서 있던 유재석은 노홍철의 과도한 깐족거림에 소지섭의 표정이 문득 변하는 것을 보았는지, 그가 몸을 움직이기 전부터 토닥이고 달래려는 듯한 표정과 동작을 취했거든요. 모자를 눌러쓰고 있어서 화면에는 소지섭의 표정이나 눈빛이 명확히 잡히지 않았지만, 바로 옆에서 보던 유재석은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홍철은 기왕 목숨 걸고(?) 하는 방송이니 이참에 아예 끝을 봐야겠다고 결심했던 모양입니다. 게임 미션에 성공하지 못한 소지섭은 멤버들에게 팔다리를 잡히고 복근까지 드러낸 채 얼음판에 등짝을 마사지 당하고 있었는데, 그 복근을 빨래판 삼아서 빨래를 좀 해보겠다며 막무가내로 소지섭의 배에다 수건을 대고 벅벅 문지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빨래를 마치고 헹구려는 것인지 양동이로 물까지 철썩철썩 쏟아부으니, 소간지의 그 낭패스런 몰골이란 사실 우습기 짝이 없었습니다. 물론 그런 모습조차도 굉장히 멋있긴 했는데, 멋있는 사람도 그렇게 웃길 수가 있더라고요..ㅎㅎ

방송은 참 재미있게 보았는데 뭔가 기분이 개운치 않다 했더니, 얼마 전에 '신기생뎐'에서 크게 논란이 되었던 '복근 빨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극 중 단공주(백옥담)가 손자(전지후)의 복근에 감탄하면서 "빨래판 비슷하다. 빨래해 보고 싶다" 라고 말한 데 이어, 그녀가 꿈 속에서 손자를 욕실 바닥에 눕히고 진짜로 그 복근에 대고 빨래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그 장면을 보면서 별로 거북한 느낌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그 일을 '당하는' 손자의 표정이 굉장히 흐뭇하고 행복해 보였거든요. 그는 마음속으로 단공주를 좋아하고 있었으니, 꿈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라 해도 기분 좋은 연인의 스킨쉽 쯤으로 여겼을 게 거의 확실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공중파 드라마에서 버젓이 전파를 타기에는 다소 선정적인 느낌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할만 했습니다. 그 장면의 의미라면 사랑을 시작하는 젊은 연인들이 단 둘만 있는 장소에서 달콤한 웃음으로 벌이는 애정행각 정도가 될 것이며 결코 추행 따위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모습을 수천만이 지켜보게 된 셈이니 적절한 수위 조절은 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그 장면을 굉장히 낯뜨겁고 불쾌하게 느꼈던 모양입니다. 복근에 대고 빨래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변태스럽고 선정적이고 추행에 가깝다면서 말입니다. 그런 장면을 상상할 수 있었다는 것만도 황당한데 버젓이 드라마에 집어넣었다는 이유로 임성한 작가는 또 한 번 집요하게 성토를 당했습니다.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크게 공감이 되지 않아서 좀 어리둥절했지만, 같은 장면을 보고도 사람마다 느낌과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이제 '무한도전'의 게스트로 출연한 소지섭이 명백한 '복근 빨래'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드라마 중의 손자는 편안히 맨바닥에 누워 기분 좋게 웃으며 단공주의 토닥토닥 손빨래를 즐겼을 뿐이지만, 소지섭은 무자비한 장정 6명의 손에 팔다리를 붙잡힌 채 등짝에는 얼음판 고문을 당하는 중이었고 노홍철은 매우 거칠게 그의 복근에 대고 벅벅 빨래질을 해댔습니다. 배와 가슴과 얼굴에 이르기까지 흠뻑 튀길 만큼 사정없이 양동이로 물도 퍼부었습니다.

방송을 볼 때는 소지섭이 그냥 웃고 있는 것으로만 보였는데, 동영상을 다시 돌려 보면서 주요 장면 캡처를 하다 보니 순간순간 그의 표정이 매우 고통스러워 보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소지섭은 묵묵히 그 순간을 잘 견디어 냈고, 얼음판 위에서 일어나자 곧바로 명랑한 기운을 회복하긴 했지만, 결코 벌칙 자체가 재미있어서 즐긴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어디까지나 방송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인내심이었지요.

그런데 말이죠. 드라마에서는 안되는 장면이 예능에서는 괜찮은 건가요? '신기생뎐'에서는 그토록 선정적이고 변태스럽고 추행 같았던 장면이, '무한도전'에서는 단지 유쾌하게 보고 즐길만한 장면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신기생뎐'의 그 장면은 방송이 나간 후 엄청 문제가 되고 논란에 휩싸였으나, '무한도전'은 너무 재미있게 보았다는 호평만이 가득할 뿐 '복근 빨래'를 문제삼는 발언을 아직까지는 본 적이 없습니다.

혹시 '신기생뎐'에서는 문제의 '복근 빨래'를 한 사람이 이성이어서 문제가 되고, '무한도전'에서는 동성이기 때문에 문제가 안되는 걸까요? 글쎄요. 제 생각에는 동성인지 이성인지보다도 '당하는' 사람이 얼마나 기꺼이 받아들이는가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손자의 표정과 소지섭의 표정을 보면 그냥 딱 느낌이 오는데요..;; 손자에게 있어 단공주의 빨래질은 괴로움이 아니라 오히려 쾌락에 가까웠지만, 소지섭에게 있어 노홍철의 빨래질은 참고 견디어내야 될 벌칙이었을 뿐입니다. 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나, 보기에 따라서는 가학성 논란까지도 일어날 수 있겠다 싶습니다.

실컷 재미있게 방송을 보아놓고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복근 빨래'라는 것 자체가 드라마 내에서 그토록 문제가 될만한 것이었다면 예능에서도 마땅히 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별 것 아니라고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장면이었다면 드라마에서도 그렇게까지 성토받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하하와 노홍철은 차후로 게스트를 대함에 있어 과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약간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피하는데도 계속 뽀뽀를 한다거나, 스티커를 붙여 주고는 가슴을 만졌다고 외치며 좋아하거나, 마구잡이로 복근 빨래를 한다거나 하는 행동은, 보고 듣기에 따라 매우 민망할 수도 있는 것이니 적절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이 되는군요. 아무리 재미있다 해도 이렇게 자극적인 것만 계속 추구하다 보면 방송은 점점 더 망가져 가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어느 정도의 선에서 멈추는 것이 합당합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무한도전'의 안티가 아니라 팬이며, 이 글은 '무한도전'을 비난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 결코 아닙니다. 혹시라도 그렇게 오해가 되셨다면 천천히 다시 한 번 읽어보실 것을 권유하겠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