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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욕망의 불꽃' 첫방송은 어쨌든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습니다. 원칙대로라면 드라마의 주인공은 1명이어야 하며, 첫방송에서는 그 주인공의 캐릭터가 다른 누구보다 강렬하게 소개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볼 때 이 드라마의 실질적 주인공은 윤나영(신은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으로 성인 연기에 도전하는 유승호와 그보다 8세나 연상인 서우의 커플 설정 때문에 화제가 되었으나, 그것은 언플이었을 뿐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 둘은 주인공이 아니었어요. 윤나영의 캐릭터는 '욕망의 불꽃'이라는 제목과도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가난을 증오했으며, 결혼을 통해 부자가 되겠다는 욕망을 키워 왔습니다. 1회에서는 그녀의 범상치 않은 성장 과정을 비롯하여, 훗날의 남편이 될 김영민(조민기)..
엄마 김민재(김해숙)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었으나, 그 결정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수십년 전에 헤어진 전남편이 죽음을 앞두고 딸을 찾는다는데, 민재는 딸 양지혜(우희진)가 임신중인데 충격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지혜에게 말도 하지 않고 그 부탁을 거절했습니다. 자기 혼자 전남편을 만나 지혜의 사진만 전해주고 돌아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며칠 후 장례를 치렀다며 마지막 소식을 알리는 문자가 민재의 휴대폰에 도착했고, 하필이면 주방에서 엄마와 함께 일하고 있던 지혜가 그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혜의 상실감과 분노는 예상했던 것 그 이상이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생부였지만, 그리고 34년 동안 단 한 번도 자기를 찾은 적 없는 매정한 생부였지만 그녀의 가슴 속에는 평생 그리운 아빠였던 것입니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요즘 맏딸 부부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혼까지 갈 것 같지는 않지만, 한 번 금이 가기 시작한 부부 사이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듯 하군요. 그런데 분명 임신한 아내에게 거짓말을 하고 다른 여인과 단둘이 영화를 보러 간 이수일(이민우)의 행동이 신뢰를 깨뜨리는 원인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양지혜(우희진)를 탓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극중에서 지혜의 엄마가 그러하듯이 말이에요. 물론 남편을 대하는 지혜의 태도가 옳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객전도가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그 동안 아내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이수일 본인이 조금씩 극복해 나갔어야 해요. 마치 안 그런 척, 그녀에게 맞춰 주면서 사는 게 편해서 그러는 것처럼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