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교통사고 (8)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9월 3일, 걸그룹 '레이디스코드'를 덮친 교통사고의 비극은 2명의 꽃다운 청춘을 하늘나라로 데려갔다. 사고 현장에서 고은비(향년 22세)가 즉시 목숨을 잃었고, 머리를 크게 다쳐 4일 동안이나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던 권리세(향년 23세)도 7일 오전 끝내 삶을 등지고 말았다. 나는 평소 아이돌 음악을 즐기지 않아 '레이디스코드'와 은비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했으나, 권리세의 모습은 2011년경 애청하던 '위대한 탄생'을 통해서 자주 보았기에 퍽이나 익숙하게 느끼고 있었다. 물론 잘 알지 못하는 고은비의 사망 소식에도 가슴이 많이 아팠고 깊이 애도하는 심정을 가졌는데, 이제 회복의 기적을 고대하던 리세마저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고 보니 너무 안타깝고 서글픈 마음에 눈물이 솟구친다. 권리세는 '우리 결혼했어..
한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보행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배에 이른다고 한다. OECD의 '2011년 국가별 교통사고 발생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11년 보행 중 사망자 수가 2044명으로 인구 10만명 당 4.1명이었다. 이것은 OECD 국가 중 불명예스럽게도 1위를 기록하는 수치이며, OECD 평균(1.4명)의 3배에 달한다. 2위인 폴란드는 10만명당 3.7명, 3위인 그리스는 2.0명이었다. 일본(1.6명)과 미국(1.4명)은 평균에 가까웠고, 노르웨이(0.3명)·영국(0.7명)·프랑스(0.8명) 등 유럽의 선진국은 대부분 10만명당 1명 미만이라고 한다. 한국의 2011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5229명 중 보행 중 사망자가 39.1%를 차지했다. 승용차를 ..
이번 주 '불후의 명곡2'은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가수들을 기리는 '추모 연가' 특집으로 방송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친형 故김재기의 노래 '사랑할수록'을 부른 김재희의 무대, 故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를 부른 강민경의 무대, 故채동하를 추억하며 '살다가'를 부른 김진호의 무대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중에도 김진호의 '살다가'는 이제껏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신선한 충격과 전율을 안겨주었다. SG워너비의 김진호는 운명처럼 마지막 무대에 섰다. 한동안 방송에서 보기 어렵다 싶었더니 그저 마이크 하나로 살아남는, 가장 가수다운 인생을 살고 싶어서 대학교나 병원들을 다니며 무료로 노래를 들려주고 있었더란다. 같은 그룹의 동료였던 故채동하를 기리는 뜻에서 '불명2'의 초대를 거부하지 않고 참석했지..
'보스를 지켜라' 9회에서는 아들 차지헌(지성)을 향한 차봉만(박영규) 회장의 애틋한 부정(父情)이 더욱 절실히 드러났습니다. 노은설(최강희)이 비서로 들어온 후 말썽꾸러기 아들이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에 신이 난 차회장은 한동안 "노비서~ 노비서~" 불러대면서 그녀를 총애했으나, 막상 차지헌이 노은설을 여자로서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펄펄 뛰며 반대했었지요. 그거야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차회장의 반응은 여타 드라마 속의 재벌 회장들과는 좀 달랐습니다. 보통의 회장이나 사모님들은 "어딜 너 같은 것이 내 아들을 넘봐!" 하면서 여주인공을 싹 무시하게 마련인데, 차회장은 노은설에게 적잖이 미안해하며 안타까운 기색으로 말했습니다. "그러게, 왜 놀았어? 놀기라도 좀 하지 말지..." 그 말 속에는 노은설..
2007년 무렵, 저는 슈퍼주니어 멤버들을 잘 몰랐습니다. 'X맨'이나 '연애편지' 등에 자주 얼굴을 비추던 김희철을 제외하고 다른 멤버들은 그 당시만 해도 예능 출연을 별로 안 했었지요. 그러던 중 4월달에 슈퍼주니어의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몇 명의 멤버가 다쳤고, 그 중 '규현'은 부상 정도가 심각해서 중태에 빠졌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참 안됐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더 나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저는 곧 그 일을 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반 년쯤의 시간이 흘러 10월이 되었습니다. 필리핀 소녀 펨핀코가 '스타킹'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더군요. 그 자리에는 슈퍼주니어의 몇몇 멤버들이 패널로 참석해 있었는데, 펨핀코는 특별히 '규현'을 이상형으로 지목했고 두 사람의 ..
'도망자 Plan.B' 18회는 시종일관 긴박감이 넘치고 다이내믹했습니다. 마지막에는 기막힌 반전도 숨어 있었죠. 시청률이 아쉬울 정도로 드라마의 내실은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압도적 존재감을 뽐낸 사람은 바로 악의 축 양두희(송재호)의 아들 양영준(김응수)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예전부터 이 인물이 참으로 궁금했습니다. 언제나 양두희만 부각되었을 뿐, 그가 모든 가진 것과 인생을 올인하여 뒷받침하려 하는 그 아들의 실체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거든요. 정치인으로서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라는 것 외에는 말이죠. 대략 16회쯤부터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양영준은 언뜻 보기에 청렴한 정치인의 대명사 같았습니다. 카이(다니엘 헤니)에게서 자기 부친의 범죄 사실을 들었을 때 그는 말했습니다..
작년 여름 '강심장'에 출연했던 서지석은 자신의 드라마틱한 인생사를 털어놓았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육상 선수로서 국가대표급의 100m 기록을 보유했었는데, 불의의 교통사고로 평생 키워 온 체육인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슬픈 이야기였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불법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정류장에서 내리지 못하고 중간 차선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순간 차에 치어서 20~30m를 날아갔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도 3일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했으며, 진단 결과는 하반신 마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천만다행히 재활치료에 성공한다 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거라고 하니, 미래가 촉망되던 육상선수로서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서지석은 독하게도..
'무릎팍 도사'에 전격 출연한 김남길의 표정은 어딘가 착잡해 보였습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나쁜 남자'의 촬영이 지연되면서 입대 예정일을 늦춰 보려고 했지만 무산되고, 결국 모든 동료들과 함께 무리해서 폭풍 촬영을 마치고 입소하는 마음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듯 했습니다. 심지어 자기 집에서마저 본방은 '제빵왕 김탁구'를 보고 '나쁜 남자'는 재방으로 본다고 담담히 말했지만, 입대 전에 최선을 다해 찍은 작품이니 아무래도 씁쓸한 느낌이 없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라면 2년의 시간 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었겠지요. 공채 탤런트 모집에 수석으로 합격했으나, 4주간의 교육을 마친 뒤 곧바로 찾아든 교통사고는 그의 인생에 큰 좌절을 가져왔습니다. 무릎 인대 파열과 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