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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히든싱어' 시즌3의 개막을 앞두고 그 전야제(?)가 한창이다. 시즌1과 시즌2의 출연 가수들이 나와서 저마다 시즌3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는가 하면, 시즌3의 첫번째 포문을 열게 될 가수 이선희를 중심으로 몇몇 후배 가수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며 함께 노래하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한 번도 블로그에 포스팅한 적은 없었지만 '히든싱어' 시즌1, 2의 열혈 애청자였던 나에게 시즌3 자체는 물론 그 전야제까지도 놓칠 수 없는 보물같은 방송이었다. 가수 이선희, 김경호, 백지영, 임창정, 그리고 사회자 전현무와 패널 송은이가 함께 한 방송은 매우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김경호, 백지영, 임창정 모두 이 시대 최고의 가창력을 자랑하는 가수들이지만, 선배 이선희를 향한 그들의 경외심은 형언하기조차 어려..
세상의 주인이 사람에서 돈으로 바뀐지는 한참 되었다지만, 드라마에서까지 너무 돈 이야기만 해대니 질린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건 제목부터가 '돈의 화신' 이라 처음부터 거부감이 들었던 작품이지요. 그런데 무심결에 보게 된 예고편에 낚여서 홈페이지에 들어가 살펴보니 생각보다는 흥미로운 드라마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 선뜻 1회를 시청했습니다. 일단 출발은 괜찮았어요. 돈 때문에 발생하는 원한과 음모,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주인공은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등, 흔해빠진 설정들도 적지 않았지만 의외로 느낌은 신선하더군요. 드라마 '자이언트'와 '샐러리맨 초한지'를 집필했던 작가 장영철, 정경순 부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신뢰가 갑니다. 대단한 수작(秀作)이 될 수 있을지 어떨지는 몰라도 최소한 껍데기뿐..
'보스를 지켜라' 5회는 두 커플의 달달한 키스씬으로 마무리 되었었습니다. 차지헌(지성)이 노은설(최강희)에게 마음을 고백한 후 이 두 사람의 애정 전선은 거침없이 진행중이었기 때문에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서나윤(왕지혜)과 노은설 사이에서 상당히 애매해 보였던 차무원(김재중)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뜻밖의 수확이었습니다. 저는 무척이나 그 장면이 반갑더군요. 드디어 식상한 사각관계에서 벗어난, 유니크한 설정의 드라마를 보게 되나 싶었거든요. 만날 두 남자는 한 여자를 같이 좋아하면서 연적이 되고, 한쪽 옆에는 또 다른 여자가 있어서 질투심을 불태우고... 꼭 이런 식이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 왜 주인공들의 애정 전선은 항상 겹치고 꼬여야만 하는 걸까, 저는 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차무원이 서..
'신기생뎐'과 '내게 거짓말을 해봐' 라는 두 개의 드라마는 별로 제 마음에 드는 작품들은 아닙니다. '내 마음이 들리니'와 '동안미녀'에 턱없이 밀려서 둘 다 본방사수는 절대 안 하고, 가끔씩 재방송을 힐끗거리는 수준이지요. 하지만 그저그런 드라마라 해도 볼 때마다 제 마음을 흐뭇하게 해 주는 청년들이 있으니 '신기생뎐'의 남주인공 아다모(성훈)와 '내거해'의 비중있는 조연 현상희(성준)입니다. 저는 이 두 사람이 형제일 것 같다는 생각에, 열심히 검색을 해서 증거자료를 찾아 보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성준의 가족사항이 1남1녀 중 둘째라고 나와 있으니 친형은 없음이 확인된 셈이지만, 그렇다면 아마도 사촌형제가 아닐까 생각중입니다. '신기생뎐'의 성훈은 1983년생으로 올해 나이가 극 중 아다모와 같..
사실 '동안미녀'의 주인공 이소영(장나라)의 캐릭터는 순수하고 선량하고 배려심이 깊은 아가씨로서 충분히 처음부터 호감형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괜시리 초반에 남주인공들과의 자극적 만남을 위해 무리한 설정을 넣은 것이 비호감으로 작용했었지요. 이소영은 최진욱(최다니엘)과 처음 만났을 때는 나이트클럽에서 온갖 사고를 저지르며 추태를 떨었고, 지승일(류진)과 처음 만났을 때는 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팬티바람으로 있어야 했습니다. 주의산만한 사고뭉치 캐릭터를 싫어하는 제 눈에는 참 한심한 아가씨로 보였더랬습니다. 그러나 34세의 나이에도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이소영의 매력은 조용히 제 안으로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혹자들은 장나라가 20대 초반의 풋풋함과 귀여움은 잃어버리고 30대의 성숙함은 갖추지 못했기에, 매..
요즘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은 모두 같은 공장에서 찍어낸 인형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슷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착하고 밝고 긍정적이고 억척스럽고 솔직하고 다혈질이고 약간 경솔하고 약간 덤벙대고 약간 과격하고 약간 뻔뻔하고 등등... '반짝반짝 빛나는'의 김현주,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윤은혜, '동안미녀'의 장나라, '최고의 사랑'의 공효진 등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로맨스타운'은 아직 방송을 못 봤지만 성유리도 마찬가지일 듯 합니다. 이런 성격의 여자가 그토록 매력적인가요? 개인적으로 좌충우돌 캐릭터를 별로 안 좋아하는 이유도 있지만, 너무 많이 보게 되니 저는 완전히 질리는군요. 이런 성격의 여주인공들에게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바닥을 보여주며 강렬하게 등장한다는 것이지요...
싸늘한 겨울을 앞두고 시작된, 순정만화 원작의 '매리는 외박중'... 이 드라마는 현재 초반부터 가슴 시린 슬픔의 정서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차츰 따사로운 멜로의 감성으로 변해갈 것을 기대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따뜻함보다 공허감을 더 많이 느끼게 하는군요. 그런데 묘하게도 가슴이 텅 빈 듯한 공허감은 점점 더 우리를 이 사랑이야기의 묘한 매력 속으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그것은 바로 남자 주인공 장근석의 독특한 캐릭터 '강무결' 때문입니다. 장근석은 이제껏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젊은 배우들 중에서는 보기 드문 경력을 지닌 연기자인데, 자기의 느낌과 꼭 닮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듯 합니다. 물론 이것은 저의 주관적 견해이지만,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