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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지현이는 공주다. 그리고 천사다. 이 아이는 아무도 미워할 줄을 모르고, 누구에게도 화낼 줄을 모른다. 자기 집에 얹혀 살고 있는 나에게 한 번도 집주인 딸 행세를 한 적이 없다. 나는 한밤중에 가끔씩 일어나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지현이의 얼굴을 내려다보곤 했다. 그 아이는 무슨 기분좋은 꿈을 꾸는지 자면서도 툭하면 방싯방싯 웃었고, 그럴 때면 달빛이 창문으로 스며들어와 티없이 하얀 얼굴을 어루만졌다. 완벽했다. 나의 시커먼 그림자가 제 얼굴 앞에 늘어져 환한 달빛을 막는 줄도 모르고, 지현이는 곱게 웃으며 잠들어 있었다. 누가 뭐래도 강민호는 내 남자다. 우리는 아주 오래 전에 만났고, 서로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서로를 깊이 사랑해 왔다. 우리는 먹을 것 없어 굶주리던 처참한..
제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온 드라마 '49일'이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드러난 소재와 주제가 꼭 제 마음에 드는 것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진부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어차피 완벽히 새로운 것은 없는지라 어떻게 끌어가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소현경 작가는 상당히 믿을만하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에 두 여인이 있습니다. 신지현(남규리)은 스물일곱살이 되도록 세상의 아름답고 좋은 면만을 보아 온 부잣집 외동딸입니다. 철부지이나 공주병은 아닙니다. 그녀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세상을 좋아합니다. 그 무엇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며, 어떤 상황이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이제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 강민호(배수빈)와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더 바랄 것 없는 행복의 절정만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