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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엄태웅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엄태웅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

빛무리~ 2011. 3. 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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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의 신입생 엄태웅은 등장하자마자 영웅이 되었습니다. 새벽에 팬티 바람으로 끌려나왔던 첫 등장에서부터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빵빵 터뜨리더니, 의외로 구구단 게임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무(無)당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첫 촬영부터 낙오가 되었는데도 당황하지 않고 시민들과의 친화력을 자랑하며 정해진 시간내에 다음 촬영 장소를 찾아오는 미션에 너끈히 성공하면서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지난 2주간의 방송에서는 신입이라는 이유로 엄태웅에게만 대놓고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자발적으로 큰 역할을 수행하지 않아도 그냥 짜여진 프로그램에 열심히 따르기만 하면 얼마든지 돋보일 수 있었을 거라는 의구심도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신입에 대한 아무 혜택 없이 모두 똑같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첫번째 여행, 이번 주 방송이 매우 중요했지요. 그런데 엄태웅은 과연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사실 예능감이 그리 출중한 편은 아니어서 좀 밋밋한 느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엄태웅의 존재 자체가 보는 사람의 기분을 굉장히 좋아지게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1. 입가를 떠나지 않는 쑥스러운 미소


아직은 뻘쭘하고 어색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듯, 엄태웅은 등장하면서부터 얼굴에 쑥스러운 웃음을 띠고 있습니다. 스탭들에게도, 동료 연기자들에게도 마주칠 때마다 더없이 반갑게 활짝 웃지만, 그 미소의 한 겹 뒤편에는 쑥스러워서 어쩔 줄 모르는 수줍음이 깔려 있는 게 훤히 보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만이 아니라 촬영하는 중에도 틈틈이 싱글벙글 웃고 있습니다. 마치 표정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그러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그 미소가 어찌나 귀엽고 흐뭇한지, 보면서 계속 함께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다른 멤버들은 거의 5년째 호흡을 맞추며 거의 귀신이 되어버렸기에, 순진했던 막내 이승기마저도 이제는 반짝이는 눈빛 속에 능수능란한 계획을 숨기고 있는데, 그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엄태웅만의 단순하고 어리숙한 미소는 그 자체로 더없이 신선합니다. 깊은 산중의 맑은 공기를 한 모금 들이킨 것처럼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네요.

2. 순수와 긍정과 열정의 교집합


'1박2일'에서 보여지는 엄태웅의 이미지는 아주 순수하고, 매우 긍정적이며, 굉장히 열성적입니다. 툭하면 조작 논란에 시달리는 '1박2일'인데도, 엄태웅의 캐릭터는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그 본인의 자연스러운 모습임을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척이나 당황스러웠을 첫 만남에도 불편한 기색 하나 없이 긍정적으로 웃던 모습이며, 제작진이 지시한 시간 5분을 정확히 지켜서 상자를 열어보는 순수함 등, 일상에서 보여지는 작은 모습들 하나하나를 모두 일부러 꾸밀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아직은 완벽히 적응되지 않아서 좀 어설프지만, 뭔가 자기에게 할 일이 주어졌다 싶으면 주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열정도 겸비했습니다. 강호동이 이수근의 곰인형을 잡아당기며 "태웅아, 붙어라!" 하고 외치자 즉시 일어나서 협공을 시작하더니, 필살기인 옆구리 간지럽히기 신공을 발휘하여 이수근의 곰인형을 빼앗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울릉도에 도착해서 미션 장소인 행남등대를 찾아가는 길 또한 무척이나 오르막이 심하고 험했는데, 엄태웅은 모든 멤버 중 가장 열심히 달리고 또 달려서 결국 1등을 차지했습니다. 그것을 보고 김종민은 "예능이고 뭐고 그냥 뜁니다" 라고 걱정스레 표현했지만, 이제 시작인데 게으름을 피우는 것보다야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게 훨씬 좋지요. 엄태웅의 그런 모습들이 또 우리를 기분 좋게 합니다.

3. 월등한 체력에서 나오는 편안함과 여유로움


그냥 척 보기에도 매우 탄탄한 몸이어서 체력이 좋을 거라고 생각이야 했지만, '물건배달 레이스'에서 보여 준 엄태웅의 체력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그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VJ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속도로 그 가파른 오르막길을 거의 쉬지 않고 달려가다니 말입니다. 중간에 은지원과 이승기, 그리고 김종민이 그를 붙잡아서 강제로(?) 쉬게 만들지 않았다면, 아마 엄태웅 담당 VJ는 혼자 힘으로 방송 분량을 뽑아낼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40에 가까워지는 엄태웅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놀라운 일입니다. 평소에 얼마나 운동을 열심히 하며 자기 몸 관리를 철저히 해 왔는지, '1박2일'에 와서야 그 노력의 진가가 드러나는군요. 일단 체력이 월등하게 뒷받침을 해 주니까 모든 미션을 수행하는 데 있어 엄태웅은 비교적 여유로워 보입니다. 이 또한 안 좋게 해석하면 밋밋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러잖아도 모든 부분에 적응되지 않아 힘겨운 신입이 가장 중요한 체력까지 딸려서 숨을 헉헉대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것보다야 이쪽이 훨씬 마음 편하지요. 최소한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4. 그래서... 착한 사람의 승리를 우리 눈앞에 보여준다


사이코패스가 아닌 다음에야 평범한 우리 인간은 모두 착한 사람의 승리를 보고싶어 합니다. 순둥이 엄태웅은 우직하게 미션에 임할 뿐 (아직은) 어떤 편법이나 속임수나 반칙을 쓸 줄 모릅니다. 동생들이 덥석 끌어안고 시간을 지체시키면, 왜 그러는지를 모를 리도 없건만 그냥 순순히 붙잡힌 채 하는 말을 다 진지하게 들어줍니다. 정신 사납게 하려고 떠들거나 말거나 한 번쯤 모른체하고 지나가도 되련만, 누구의 말에든 꼭 자상하게 응답을 해줍니다.

얼핏 보면 굉장히 '당하며 살 것 같은 이미지'입니다. 그저 너무 착하고 순해서, 남에게 상처주는 말이나 행동을 너무나 못하는 나머지, 항상 봐주다가 뒤처지고 그러다가 골탕먹고 패배하고 그럴 것 같다는 말이죠. 그런데 엄태웅의 놀라운 체력과 긍정적 에너지와 넘치는 열정은 그의 미션을 매번 승리와 성공으로 이끌어냅니다. 저렇게 곧이곧대로 살다가는 언제나 손해만 볼 것 같은데, 의외로 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것은 현실이 아니라 예능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만 진행이 된다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예능적 재미를 위해서 '순둥이' 엄태웅은 캐릭터 변신을 거듭하여 '앞잡이' 엄태웅이 되었다가 '베테랑' 엄태웅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예전의 김C도 초반에는 전혀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나중에는 사진에 찍힌 것이 진짜 UFO라며 그 특유의 진지한 표정으로 유창한 궤변을 늘어놓는 바람에 나영석 PD를 기막히게 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순한 모습을 보여주던 엄태웅이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앞잡이 행동을 한다면 그 또한 깨알같은 재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아직은 초반이고, 아직은 그의 순수함과 올곧음이 승리를 거두는 이 상황이 즐겁군요.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카리스마 엄태웅은 예전에도 틈틈이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누나 엄정화의 노래 '디스코(DISCO)'를 자기 혼자 부를 때면 자꾸만 "DINGO, 딩고랍니다~" 이렇게 되어 버려서 스스로 당황한다는 말을 하는 바람에 '해피투게더'에서 갑자기 빵 터뜨리기도 했고, 수많은 멜로 연기를 하면서도 노출하지 않았던 엉덩이를 공포영화 '차우'에서 느닷없이 노출하며 충격(?)을 주기도 했군요. 이러한 엉뚱함과 의외성이 그의 내부에 차곡차곡 쌓여 있을테니 앞으로 '1박2일'에서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것을 기대해 봅니다.
 
* 관련글 : 엄태웅을 엄포스로 만든 드라마 '부활'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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