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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2' 허각의 우승을 기원하는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슈퍼스타K2' 허각의 우승을 기원하는 이유

빛무리~ 2010. 10. 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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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전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슈퍼스타K2' 방송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볼 생각이 없었는데, 지난 주 토요일 아침에 Daum view가 온통 안타까운 탈락자 강승윤의 이름으로 도배가 되는 것을 보면서, 대체 어떤 프로그램이기에 이러는가 싶은 궁금증이 드디어 폭발해 버렸던 것입니다.

물론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기사들을 통해 웬만한 정보는 다 알고 있었으며, 쟁쟁한 심사위원들의 이름만으로도 그 권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지만, 방송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세상에 노래 잘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일개 오디션 프로그램이 뭐 그리 재미있을까?"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한 번 보고 나니 왜 이토록 화제가 되고 있는지 그 이유를 바로 알겠더군요.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슈퍼스타K2'는 웬만한 드라마보다도 더한 즐거움과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일반 가요 프로그램보다 '슈퍼스타K2'가 훨씬 재미있게 느껴진 이유는 아마도 전체적으로 깔려 있는 순수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요즘 데뷔하는 신인들은 모두 거대 기획사에서 몇 년씩 연습생 시절을 거치고 나오기 때문인지 가창력과 춤 실력, 무대 매너 등 모든 면에서 기존 가수들보다 못할 것이 없더군요. 걸그룹의 일사불란한 군무를 볼 때면 신인다운 풋풋함보다는 철저히 훈련된 프로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특히 상업주의의 전형을 보여주는 선정적 의상과 안무는, 어린 나이의 신인들에게서 처음부터 순수함을 앗아갔습니다.

그런데 '슈퍼스타K2'의 참가자들은 요즘 음악방송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신선함과 순수함을 마음껏 발산했습니다. 음악적 소양이나 노래 실력은 프로에 못지 않으면서도, 평범한 일반인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그들의 태도와 의상 등은 정겨운 아마추어의 느낌을 물씬 풍겼습니다. 전문적으로 훈련받지는 않았으나 음악에 대한 본인들의 열정만으로 실력을 키워 온 그들은 정말 순수하고 예뻤습니다. 물론 이제 그들도 프로의 세계로 뛰어들어 1~2년만 지나면 아마추어다운 느낌은 곧 사라져 버리겠지만, 그 풋풋함은 오래가지 않기에 더욱 소중한 것이지요.

준결승전에서 장재인이 탈락했으니, 이제 존박과 허각의 결승전만이 남았습니다. 제가 음악에는, 특히 대중음악 쪽에는 거의 문외한이라서 그들의 음악성을 두고 뭐라 말할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저는 조심스레 허각의 우승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최후의 1인으로 존박이 남는 것보다는 허각이 남는 편이 여러모로 낫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임을 분명히 하겠습니다..^^

1. 평범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자는 본연의 취지 


두 사람을 놓고 비교했을 때 전문가들의 판단은 어느 쪽이 우세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음악성 면에서 둘이 엇비슷하다 가정했을 때, 저는 출중한 비주얼의 존박보다는 오히려 비주얼에서 약한 허각이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평범한 사람들, 기회를 갖지 못한 약자들을 위한 무대가 아니겠습니까? 이런 자리에서마저 외모를 우선순위로 따진다면 본래의 취지가 무너지게 되지요.

게다가 존박은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17위를 차지하며 한 번의 기회를 잡았던 사람입니다. '슈퍼스타K'보다 훨씬 더 크고 권위있는 무대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지요. 그리고 그는 미국의 아카펠라 그룹 '퍼플 헤이즈' 출신이기도 합니다. 한 번의 기회도 갖지 못했던 허각에 비하면 거의 프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완전한 아마추어이고, 비주얼 면에서도 훨씬 일반인다운 허각에게 기회가 우선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느낌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평범한 시청자로서 의견을 말해 본다면, 제가 듣기에는 허각의 노래가 훨씬 편안하고 시원하게 들리더군요. 존박의 음색은 기본적으로 중저음이며 고음에서는 가성으로 처리하던데, 그 창법 자체가 너무 생소해서인지 화려한 기교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큰 감동으로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2. 가사 전달의 문제


시청자들이 선택해 주었기에 마다할 수도 없었던 어려운 노래, 박진영의 '니가 사는 그 집' (이 제목은 맞춤법이 매우 꺼림칙하지만..;; 그렇다고 '네가 사는 그 집'으로 바꾸면 왠지 그 노래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듯하여 그대로 사용함)은,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였겠지만 특히 존박에게는 맞지 않는 노래였던 듯 싶습니다. 노래 자체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부르기에는 적절치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존박의 노래를 듣고 심사위원 이승철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노래의 포인트는 가사예요. 이 가사가 주는 막장스런 느낌,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현실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데... 중요한 건, 무슨 노래인지를 모르겠어요. 전혀 가사 전달도 안 되어 있고... 느낌이 전혀 오지 않는 분위기여서..."

그 심사평을 듣는 순간 저는 "아, 나만 못 알아듣고 있었던 게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빠른 속도로 가사를 읊어대야 하는 노래를 부를 때면, 인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냈던 존박으로서는 취약한 발음의 문제가 드러날 수밖에 없었겠지요. 연기자도 아니고 가수인데, 정확한 가사 전달이나 발음이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왕이면 가사 전달도 더 정확한 허각 쪽이 우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옆집 오빠같고 뒷집 동생같은 한국 청년 허각  


'슈퍼스타K'는 분명히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며, 한국의 가수를 뽑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존박은 한국인의 피를 받기는 했으나 국적은 미국입니다. 그의 마음속에는 한국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을 담뿍 간직하고 있겠지만, 법적으로 미국인이며 국방의 의무에서도 제외되어 있는 그를 한국 남자라고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그 이유 때문에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성 면에서 허각보다 존박이 월등히 우세하다면 당연히 그가 우승을 차지해야겠지요.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허각이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그렇다면 '슈퍼스타K'는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니까, 한국인인 허각에게 우선적으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맞다는 생각입니다.

만 18세 이전에 국적을 선택해야만 했던 갈림길에서 한국을 포기하고 미국을 선택하던 순간, 존박은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인으로서의 혜택을 누리게 되었지요. 냉정하게 생각해 볼 때,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게 많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지요. 미국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스스로 국적을 포기한 나라 한국에 와서 이루겠다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강원도 인제에서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한국 청년 허각에게 자꾸만 더 마음이 가는군요.


조각상을 깎아놓은 듯, 순정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존박의 아름다운 비주얼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제가 방송을 이번에 처음으로 봤기 때문에 그 동안은 사진으로만 보았었는데,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실물을 보니 감탄을 금할 수 없을 만큼 출중한 외모를 지녔더군요. 솔직히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잘 생긴 외모는 끊임없이 많은 혜택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슈퍼스타K2'의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다 해도, 어디엘 가나 그에게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며, 가수로 활동하다가 얼마든지 연기자로 전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정도의 비주얼을 갖추지 못한 허각에겐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더욱 필요합니다. 잘 생기지 못한 사람은 실력을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불이익을 보는 경우가 많은 것이 슬픈 현실이니까요. 저는 아무쪼록 허각이 '슈퍼스타K2'에서 우승하여 날개를 달기를 기원합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얼마든지 영광스런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의기소침해져 있는 이 땅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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