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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스런 키스' 정소민의 파안미소, 진가를 발휘하다 본문

드라마를 보다

'장난스런 키스' 정소민의 파안미소, 진가를 발휘하다

빛무리~ 2010. 9. 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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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드라마에는 좀처럼 취미를 붙이지 못하는 저이지만, 정원창, 임의신 주연의 대만판 '장난스런 키스'는 6~7회까지 본 적이 있습니다. 썩 제 취향이 아니라서 대략 그쯤에서 접었지만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았어요. 그리고 아무리 오글거리는 드라마라도 볼만하게 재탄생시켜 주실 것 같은 황인뢰 감독에 대한 신뢰 때문에 이번에도 관심을 갖고 첫방송을 지켜 보았습니다.

방송 전부터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김현중, 그가 맡은 역할은 남자 주인공 백승조입니다. 머리 좋고 전교1등을 놓치지 않는 성적에 키 크고 잘 생긴, 상위 1%의 모든 것을 다 갖춘 소년이죠. (고3이니까 이제 곧 청년입니다만^^;;) 오늘 아침의 뉴스들을 살펴보니 전작 '로드넘버원'의 평균 시청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시청률의 책임을 거의 혼자 짊어지고 연기 논란에 시달리며 공격을 받는 분위기더군요.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건, 꼭 좋지만은 않은 일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장난스런 키스' 1회에서 보여 준 김현중의 연기가 그리 수준급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온통 그 책임을 김현중이 떠맡는다는 건 좀 억울한 감이 없지 않아요. 왜냐하면 백승조라는 캐릭터 자체가 처음에는 상당한 비호감으로 출발하거든요.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맡았더라도 초반에는 그다지 매력을 발산하지 못했을 거라고 저는 예상합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키 크고 잘 생겼다 해도, 19세의 백승조는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예의를 배우지 못한 왕싸가지입니다. 사랑을 고백해 오는 여학생을 얼마든지 부드럽게 거절할 수도 있건만,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 나쁘고 비위 좋은 여자는 질색" 이라면서 혐오스런 눈길을 던지고 돌아서는 모습은, 아무리 나쁜 남자가 대세인 요즘이라고 해도 곱게 봐주기 어려워요. '꽃보다 남자'에서의 지후선배 역할과는 정반대라 하겠습니다. 여주인공 금잔디(구혜선)에게 윤지후는 언제나 따뜻한 보호자였고 백마 탄 왕자였고 흑기사였지요. 그 부드러운 역할이 사실 김현중의 이미지에는 훨씬 잘 어울렸습니다.


이민호가 맡았던 구준표 역시 처음엔 왕싸가지에 나쁜 남자였지만 차츰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지요. 그런데 초반에도 구준표에 대한 반응들은 지금의 백승조보다는 나았습니다. 구준표는 돈 많고 키 크고 잘 생기긴 했지만 머리가 좀 나쁜 캐릭터였어요. 그래서 때때로 충격적일 만큼 허당스런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그런 면이 오히려 순수해 보이고 인간적으로 어필했었지요. 하지만 백승조는 너무 똑똑할 뿐만 아니라 자기의 지적 수준에 대한 오만함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솔직히 예쁘게 봐주려고 해도 아직까지는 재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부드럽게 미소지을 때는 그토록 화사하게 피어나는 김현중의 얼굴이 온통 딱딱하게 굳어 있으니 어울리지도 않고 어딘가 거부감까지 일어나네요. 말하자면 김현중은 원래 자기 성격과 너무 다른 초반의 백승조를 자신과 일치시키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이며, 비호감인 백승조의 캐릭터를 이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치명적입니다. '제빵왕 김탁구'에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까지 포진하고 있는 수목드라마 대전에서, 뒤늦게 출발한 '장난스런 키스'가 어떻게든 살 길을 모색하려면 되도록 빨리, 그러나 부자연스럽지 않게 승조를 변화시키는 수밖에 없어요.


사실 처음의 예상과 달리 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여주인공 오하니 역의 정소민이었습니다. 이 아가씨는 완전히 드라마계의 신데렐라라고 할 수 있겠군요. 김남길 주연의 '나쁜 남자'에 캐스팅 된 것 자체가 그녀에게는 일생의 행운이었습니다. 정소민은 초반에 신선함과 청순함으로 가득한 '모네' 역을 맡아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지요. 후반으로 진행될수록 산으로 가는 드라마에서 모네의 캐릭터도 망가질 대로 망가졌지만, 초반의 인상이 너무 좋았기에 그녀는 황인뢰 감독의 눈에 띄어서 화제를 모으던 '장난스런 키스' 김현중의 여자에 낙점되었습니다.

황감독이 그녀를 선택한 이유는 '파안미소' 때문이었다고 하더군요. 불교적인 용어로 얼굴빛을 부드럽게 해 웃는다는 뜻이라는데,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었다는 것은 좀 불안하다 싶었습니다. 모네의 캐릭터가 후반에 너무 짜증스럽게 변모했기 때문인지 초반의 호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저 그런 신인 연기자로만 인식하고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니 해맑게 웃는 초반의 모네는 너무 예뻤지만, 질투하고 소리지르고 화내는 후반의 모네는 정말 안 예뻤습니다.


정소민의 얼굴은 언뜻 보기에 대단한 미인은 아닙니다. 청순하고 맑아 보이긴 하지만 연예인 중에서는 일반인에 가까운 평범한 얼굴이에요. 어쩌면 이것은 연기자로서 매우 커다란 강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훈련을 거듭한다면 틀에 박히지 않고 수천개의 얼굴을 가진 연기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반대로 배역과 맞지 않는 어색한 연기를 드러낸다면 쉽사리 비호감으로 찍힐 수도 있습니다. 예쁜 외모만으로 용서받을 수 있는 유형의 배우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안정적인 연기를 할 만큼의 경력이 쌓이기 전에는 되도록 자기에게 잘 맞는 스타일의 배역을 골라서 출연하는 것이 좋겠다 싶네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일단 정소민에게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우려했던 것에 비해 매우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더군요. 긍정적이고 잘 웃는 오하니의 성격이 그녀 본인과 잘 맞아 떨어져서 그런지, 초반에는 김현중보다 더 쉽게 캐릭터와 일치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래 초반에는 비호감의 남주인공에 비해 밝은 성품의 여주인공이 빛날 수밖에 없는 설정이기도 하지요. 비록 시청률이 좀 염려스럽긴 하지만 '나쁜 남자'에 이어서 '장난스런 키스'를 선택한 정소민의 안목은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하니는 그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 중 하나라고 해도 될 듯 싶어요. 


무엇보다 실눈이 되면서 부드럽게 웃는 얼굴이 너무나 예뻤습니다. 같은 여자가 봐도 살살 녹을 정도라고나 할까요? 황인뢰 감독이 왜 '파안미소'를 이유로 그녀를 낙점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장난스런 키스' 1회에서는 틈틈이 '궁'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습니다. 황감독님은 아마 테디베어를 매우 좋아하시는 듯, 윤은혜의 것과 비슷한 곰돌이를 정소민도 끌어안고 있더군요. 신채경과 오하니는 둘 다 밝은 성격을 지닌 서민의 딸이며, 백승조는 평범한 가문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현대판 왕자님이라고 할 수 있으니 이 또한 '궁'의 설정과 비슷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생소한 궁에 들어가 적응하느라 고생했던 채경이에 비해서 하니는 훨씬 적응하기 쉬울 거예요. 승조의 부모님은 굉장히 따뜻하고 좋은 분들이시더군요.



앞으로 뻣뻣한 왕재수 백승조가 어떻게 따스한 왕자님이 되어 가는지, 그리고 천방지축 오하니는 어떻게 성숙한 여인이 되어가는지, 그들의 싱그러운 변모와 오글거리는 연애를 지켜 보는 재미도 나쁘지는 않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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