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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퀴' 진이한, 오랜만에 보는 매력적인 모습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세바퀴' 진이한, 오랜만에 보는 매력적인 모습

빛무리~ 2010. 8. 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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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진이한의 모습을 '세바퀴'에서 발견한 것은 약간 의외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소유진과 더불어서 얼떨결에(?) 출연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얼마 전 소유진은 '다짜고짜 스피드 퀴즈'에서 전화 연결이 되었을 때 '세바퀴' 출연 약속을 했었고, 마침 얼마 후 개봉하게 될 영화 '탈주'에서 진이한과 더불어 주연을 맡았던 인연이 있기에, 함께 얼굴이나 비추자고 진이한에게 제안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죠. '탈주'는 제작한지 무려 2년만에 개봉하는 저예산 영화지만 상당히 공을 들인 작품이고, 소유진은 제작비까지 직접 지원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고 합니다. 


저는 2007년 '한성별곡-正'에서 진이한을 처음 보았습니다. 갸름하게 생긴 서구적 미남형의 얼굴에 도포를 입고 갓을 쓴 모습이 언밸런스한 듯 묘하게 잘 어울리더군요. 뮤지컬에서 오랫동안 연기를 해 온 덕분인지, 브라운관에서는 신인이었음에도 어려운 사극 연기를 그런대로 잘 소화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그가 맡은 선비 '박상규' 역은 우유부단하고 나약한 지식인의 전형적 모습을 하고 있어서,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중후한 정조 임금 역의 안내상과 불꽃같은 살주계주 '양만오' 역의 이천희가 더욱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그가 2003년에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의 동영상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처음에는 누군지 몰라 봤어요. 그도 그럴 것이 사극 분장을 하고 있던 모습과는 너무 달랐고, 길게 웨이브진 머리카락을 멋스럽게 늘어뜨린 채 수많은 여성 출연자들에게 러브콜을 받는 인기남의 캐릭터는 '한성별곡'에서 보여준 음울하던 이미지와는 정반대였으니까요. 게다가 거기서는 '김현중'이라는 자기의 본명으로 출연했었습니다. (SS501의 김현중과 동명이인이었군요..^^)


하여튼 '장미의 전쟁'에서 발견한 그의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어서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상당히 진지한 이미지인데 까불지도 않으면서 묘하게 코믹하달까, 어찌 보면 선수 같기도 하고..ㅎㅎ 여성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스타일이었어요. 그리고 중간에 범상치 않은 프로급의 댄스 실력을 보여준 것도 그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에 한몫을 더했습니다.

2008년에는 '누구세요'와 '내 인생의 황금기' 두 편의 드라마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맡았으나, 안타깝게도 시청률 면에서 참패한 작품들이었기에 그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지요. 그러다가 올해 들어서 일일연속극 '바람불어 좋은 날'의 주인공 '장대한' 역을 통해, 일단은 폭 넓은 시청자층에 그의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데는 성공한 듯 싶습니다. 하지만 배우 진이한을 주목하고 있던 저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별로 반갑지는 않습니다.

'누구세요'의 '신재하'는 비록 악역이지만 나름대로 신선한 매력을 보일 수 있는 캐릭터였고, '내 인생의 황금기'에서 맡았던 막내아들 '이기' 역할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풋풋한 청년으로서, 전체적으로 무겁던 드라마의 분위기를 조금은 경쾌하게 해주는 호감형 캐릭터였습니다. 비록 시청률은 낮았으나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높이기에는 괜찮은 경험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바람불어 좋은 날'의 장대한은 주인공이면서도 좀처럼 매력을 어필할 수 없는 비호감형의 캐릭터지요. 그 자신은 목청을 높여 한 여자에게 올인하고 있다 주장하지만, 주변에서 보기에는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두 여자 사이에서 우유부단하게 갈팡질팡하는 것으로 밖에는 안 보입니다.

아이까지 딸린 서른 살의 미혼부로서, 열 살이나 어린 스무 살의 권오복(김소은)에게 열렬히 구애하여 결혼한다는 것 자체가 자칫하면 비호감으로 흐르기 쉬운 설정인데다가, 아이의 생모가 돌아와서 적극적으로 다가서기 시작했음에도 그 중대사안을 오복에게 숨기고 결혼을 강행한 것부터가 돌이킬 수 없는 밉상이었습니다. 설상가상 아이의 생모는 오복과도 개인적으로 잘 알고 지내던 최미란 팀장이었는데,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 오복이 받을 상처와 배신감을 어쩌란 말입니까?

그 비밀을 알고 나서도 어린 신부 권오복은 성숙한 인내심으로 잘 참아 넘겼습니다. 그런데 못난 남편 장대한은 회사 일로 계속 최미란과 부딪히는 거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자꾸만 아들 독립이와 더불어 최미란을 몰래 만나면서 오복에게는 그 사실을 숨기는 등의 자충수를 두었습니다. 세상에 그런 남자를 이해해 줄 여자는 없습니다. 아이를 보고싶어하는 생모의 심정을 이해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그랬을 뿐, 최미란에 대한 감정이 남은 것은 절대 아니라고 장대한은 애써 주장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아내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보는 사람들의 속을 터지게 만드는 답답이 찌질이 캐릭터가 장대한입니다. 게다가 장대한은 오갈데 없는 '아저씨'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서른 살이라는 나이는 그리 많은 설정이 아니지만,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이 있는데다가 그의 어린 아내는 결혼한 후에도 계속 '아저씨'라고 부르는 중이지요. 그리고 장대한이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은 전형적으로 '바람피우는 아저씨'의 한 유형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전까지는 그래도 상큼한 청춘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완전히 푹 삭아 버렸어요.

개인적으로 배우 진이한에게 기대를 걸고 있던 입장에서, 그가 너무 빨리 자신의 이미지를 소모해버린 것이 아닐까 염려스럽던 중입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브라운관의 신인으로 등장한 만큼, 오히려 급하지 않게 천천히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함께 출연하고 있는 김소은이나 '너는 내 운명'에 출연했던 윤아의 경우는, 실제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새댁'의 옷을 입었더라도 곧바로 다음 작품에서 상큼 발랄한 대학생쯤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실제 나이가 33세인 진이한으로서는 한 번 '아저씨'의 옷을 입고 나면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아, 다른 예로 원빈의 경우, 영화 제목은 '아저씨' 였지만 그 캐릭터의 느낌은 전혀 아저씨가 아니었기 때문에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진이한이 예능에 출연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자꾸만 '중학교 2학년 때'라는 말을 입에 담아서 스스로 나이 든 티를 낸 것은 유감스러웠지만, 여전히 녹슬지 않은 댄스 실력을 보니 2003년 당시 '장미의 전쟁'에서 보여주었던 풋풋한 매력이 다시 떠오르더군요. 멋있었습니다.

비록 찌질한 장대한의 늪에 빠지긴 했지만 저는 아직도 진이한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음 작품에서는 그의 매력을 제대로 뽐낼 수 있는 좋은 역할을 맡아서 이미지를 회복했으면 좋겠군요. '세바퀴'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흐뭇했고, 이제 개봉할 영화 '탈주'도 기대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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