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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탄생' 악역이라도 남궁민이 좋은 이유 본문

드라마를 보다

'부자의 탄생' 악역이라도 남궁민이 좋은 이유

빛무리~ 2010. 4.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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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꾸준히 챙겨보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그래도 재방송이나 다시보기를 통해서 맥을 놓지는 않고 있는 드라마 '부자의 탄생'입니다. 그런데 저는 처음부터 계속 지현우보다 남궁민이 더 눈에 들어오는군요.


요즘 '부탄'에서 남궁민은 점점 더 비열한 악역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습니다. 길게 늘어뜨린 앞머리 뒤에서 음험하게 번뜩이는 눈빛이 섬찟할 지경이지요. 사실 처음 등장할 때부터 다크 프린스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기는 했지만 이렇게 대놓고 악역을 수행하게 될 줄은 몰랐었는데 조금은 뜻밖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저는 그가 좋군요. 선은 날카롭지만 인상은 부드러운 얼굴과 나직한 목소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니컬한 매력...ㅋㅋ 역할로 봐서는 도무지 예뻐할 수 없는 추운석이건만, 남궁민 때문에 미워할 수도 없습니다.

1. 대박가족 (2002)


제가 남궁민을 처음 본 것은 시트콤 '대박가족'에서였습니다. 남궁민이라는 자기 이름 그대로 출연했는데, 극 중에서 일종의 폭탄녀 캐릭터를 맡고 있던 양미라의 멋지고 다정한 애인 역할이었습니다. 호감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역할이었지요.

'논스톱2'에서 조인성과 박경림 커플, 그리고 양동근과 장나라 커플이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어딘가 한쪽이 좀 많이 기운다는 느낌을 주는 커플인데, 더 멋진 쪽에서 부족한 상대에게 진실하고 깊은 애정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열광하게 마련이거든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샤프하면서도 부드러운 매력을 지닌 극 중 캐릭터 남궁민에게 푹 빠졌었지요. 호감은 그때부터 비롯되었던 것 같습니다.

2. 금쪽같은 내새끼 (2004)


그의 시니컬한 이미지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면서도 굉장히 어두운 캐릭터였지요. 부잣집 맏아들이지만 그에게는 깊은 상처가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남자 신데렐라'였다고나 할까요? 그의 계모는 처음부터 그의 집안에 원한을 갖고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그의 아버지와 결혼한 여자였습니다. 자연히 어린 남궁민에게도 차갑게 대할 수밖에 없었지요. 남편의 재산을 빼앗고 파산시키는 것이 그녀의 목적이었으니까요.

계모는 어린아이를 상대로 온갖 술수까지 부려 가면서 그를 아버지의 눈밖에 나게 만들었고, 의도적으로 가정불화를 조장했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 적응하며, 남궁민은 더없이 음울하고 독한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밝고 순수하기 이를데 없는 여주인공 홍수현을 만났고, 처음에는 사랑없이 결혼하지만 나중에는 그녀로 인해 차츰 따뜻한 내면을 회복해 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꽤나 개성적이고 멋진 역할이었지만, 그 당시 남궁민의 내공으로 감당하기에는 좀 벅찼던 것 같습니다. 긴 호흡의 일일드라마에서 거의 원톱을 맡고 있었는데, 그 정도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너무 신인급이었고 나이도 어렸지요.

3. 예능 출연


그래도 '금쪽같은 내새끼'에 출연할 당시에는 여기저기 예능 프로에서도 그의 얼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예능에서 그의 별명은 '단답청년'이었지요. '쟁반노래방'에 처음으로 출연했을 때, MC 유재석이 "남궁민씨, 주로 영화나 시트콤에서 활동하시다가 이번에 일일드라마의 주연으로 캐스팅 되셨는데, 느낌이 많이 새로우시겠어요?" 라고 길게 성의껏 질문하면, 조용히 "네" 하고 대답하는 식이었습니다..ㅎㅎ 순간 멈칫하던 유재석은 곧바로 뒷목을 잡고 넘어가는 리액션으로, 그의 썰렁한 단답에서도 웃음을 이끌어냈습니다.

X맨에 출연해서도 유재석과의 나름대로 찰떡(?) 호흡은 계속되었습니다. 출연자들과 차례대로 짧은 인터뷰를 해 나가던 유재석은, 남궁민의 순서가 되면 역력하게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숨을 한 번 가다듬고 길게 질문을 한 뒤, 숨을 죽이고 그의 대답을 기다립니다. 남궁민이 역시 "네" 하고 대답하면, "제발 길게 좀 대답을 해달라"고 애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예능 출연에 익숙치 않다 보니, 의도하지 않았는데 '무허가 X맨' (X맨이 아닌데 그런 척 하면서 일부러 자기 팀을 게임에 지게 만드는 방해꾼) 역할을 수행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예능에 어울리지 않는 진지함 속에서도 때때로 엉뚱한 매력을 보여주던 그의 모습은 꽤나 귀여웠습니다.

4. 어느 멋진 날 (2006)


성유리와 공유가 주연이었던 드라마죠. 남궁민은 서브 남주였는데, 오히려 그가 중심에 서 있던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보다 그의 존재감이 더욱 빛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원래 여주인공을 말없이 지켜주는 서브 남주의 캐릭터를 좋아해서 그랬을 수도 있겠네요. 최근 '신데렐라 언니'에서도 택연이 그런 역할을 맡는 바람에 급호감 모드가 되었거든요.

'어느 멋진 날'에서 많은 여성들의 심금을 울렸던 그의 대사가 있었습니다. "근데 너, 왜 자꾸 나한테 첨벙첨벙 들어오냐?" ... 자기의 조용한 일상에 파문을 일으키며 다가오는 여주인공 성유리에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자기 안에 그녀를 들여놓지 않으려 하였으나 곧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을 받아들이고 그녀를 든든히 지켜주던, 서브로 머물기에는 너무 멋진 캐릭터였습니다.

5. 부자의 탄생 (2010)


좀처럼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치지 않던 동안, 남궁민은 '비열한 거리'나 '뷰티풀 선데이'와 같은 영화에 출연했던 것 같은데, 제가 영화를 자주 못 보는 관계로 너무 오랜만에 그를 보게 되었군요.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얼굴이 왜 저렇게 변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다크 프린스 추운석'을 연기하기 위해, 원래 뚱뚱하지도 않았던 체격에서 무려 8kg을 감량하고 나왔더군요. "오랜만에 하는 작품에서 나를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인터뷰한 기사를 읽었는데, 물론 연기자로서 가상한 결심이지만 너무 말라버린 얼굴을 보니 안스러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보기만 해도 어두운 그림자가 뚝뚝 떨어지는, 음습한 느낌의 독특한 왕자님 추운석... 남궁민이 자기 자신을 괴롭히며 얻어낸 샤프한 외모는 그 역할에 꼭 어울립니다. 그렇지요. 악역이면 악역인 대로, 자기가 맡은 역할을 가장 실감나게 표현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연기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연기자라서 좀 후하게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솔직히 캐릭터에 완전 흡수되었다고 할만큼 훌륭한 연기는 아니지요. 어딘가 뻣뻣하고 어색한 느낌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워낙 오랜만이니까... 차츰 감을 되찾아 갈 거라고 생각하며...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작품을 위해서 혹독한 다이어트까지 감행하는 그의 진지한 자세가 참으로 마음에 듭니다. 시들지 않은 그의 열정과 노력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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