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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이시네요' 강신우의 마음속 이야기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미남이시네요

'미남이시네요' 강신우의 마음속 이야기

빛무리~ 2009. 11. 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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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신우(信祐)입니다. 믿을 신(信) 도울 우(祐), 믿고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나는 이제껏 내 이름에 걸맞게 살아왔습니다. 믿어야 할 사람과 믿지 말아야 할 사람을 정확히 구분할 줄 알았고, 한 번 믿으면 끝까지 믿고 도와주었습니다. 이런 나는 누구에게나 최고의 친구였고, 사랑했던 사람에게는 완벽한 연인이었습니다.


때로는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숨어있지 않은가 고민되기도 했습니다. 나도 사람인지라,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게 되면 분한 마음과 욕심이 생기기도 하고, 내가 원해도 갖지 못한 바로 그것을 가진 녀석을 볼 때면 내게 잘못한 것이 없어도 미워지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오래 고민하지는 않았습니다. 누구나 자기의 욕망을 표출하는 방식이 다르고, 나는 나의 방식대로 하면 그뿐입니다. 믿어주고 도와주고 지켜주는 것이 나의 방식입니다. 그렇게 해서 나의 욕망이 모두 채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내 것이 아니라면 치사한 방식을 쓴다 해도 결국은 나에게서 도망가버릴 것입니다. 그럴 바에야 나는 끝까지 멋진 녀석으로 남고 싶은 것이지요. 이제껏 나는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이런 내 인생에 최대의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참을 수 없을 만큼 뜨겁게 부글부글 끓어오릅니다.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인 태경이가 자꾸만 미워지려고 합니다. 내가 이렇게 못난 놈이었을까요? 유치하게도 질투심에 불타서 친구를 미워하는 강신우라니... 이건 말도 안 됩니다. 나는 이런 자신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무언가를 이토록 간절하게 원했던 적이 없기에, 나는 어쩌면 지금껏 가짜로 살아왔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에겐 항상 모든 것이 풍족했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도 너무나 많았습니다. 나는 결핍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간절히 무언가를 원한다"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그 감정이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지를 여태 모르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 아이는 제가 만났던 그 누구보다도 맑고 순수한 눈을 지녔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약해 보였고, 도움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처음엔 그저 그뿐이었습니다. 그런 눈을 가진 아이라면 믿을 수 있었고, 그토록 약하기에 당연히 제가 도와주어야 했습니다. 언제나처럼 그렇게 믿고 도와주다가... 나는 덫에 걸려 버렸습니다.


그 아이가 오직 나만을 바라보기를 원하는 욕심이 제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버린 것이지요. 그애가 나를 보고 웃을 때, 나는 마치 허공으로 떠오르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애는 나를 보고 있을 때보다, 태경이를 보고 있을 때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대체 이 낯선 아픔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나는 참을성이 많은 편이지만, 이런 아픔은 참고 견디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이제는... 내가 가진 것들을 거의 다 포기해야 한다 해도 그 아이를 얻고 싶습니다. 더 이상 태경이를 미워하고 싶지도 않고, 그 아이가 태경이 때문에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태경이는 괜찮은 녀석이지만, 못나게도 유헤이와 얽히면서 그 아이를 점점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내가 당당히 나서서 그 아이를 보호하려 합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잃게 된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바로 지금, 비에 젖은 작은 새처럼 내 품에서 가늘게 떨고 있는 이 아이를 내가 지켜줄 수만 있다면, 다른 것은 무엇도 상관없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간절히 원하던 것을 품에 안은 지금,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 극중 강신우의 이름이 한자로 믿을 신(信)자와 도울 우(祐)자를 쓴다는 것은 전적으로 필자의 생각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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