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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신세경 vs 황정음, 멜로의 여왕은?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지붕뚫고 하이킥

'하이킥' 신세경 vs 황정음, 멜로의 여왕은?

빛무리~ 2009. 10. 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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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가장 뚜렷하게 멜로의 기운을 보여주던 인물은 황정음이었습니다. 과외를 해주러 다니는 집에서만도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 정준혁(윤시윤)과 그의 삼촌인 이지훈(최다니엘) 사이에서 묘한 분위기를 조성하였으며, 거기에 덧붙여서 준혁의 친구인 세호(가수AJ)까지 합세하여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이런 멜로의 분위기에 힘입어 '귀여운 푼수' 캐릭터를 그럴싸하게 표현해낸 황정음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며, '우결'에서의 비호감 이미지를 씻어내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쉽사리 진행될 것 같던 황정음의 러브라인은 요즘 시작도 하기 전에 정체기에 접어든 느낌입니다. 물론 시트콤의 방영 기간이 있는데 너무 빨리 진행되면 속도를 맞출 수 없으니까 템포를 조절하는 이유가 더 크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극중 캐릭터 황정음의 성격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하이킥 안에서의 황정음은 (결코 연기자 황정음 본인을 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귀여운 푼수가 아니라 지독한 민폐 캐릭터입니다. 마음은 착한 것 같지만 결코 성격이 좋지는 않습니다. 툭하면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고 성깔을 부리지요. 게다가 허구헌날 카드빚에 시달리며 주위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려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 이유는 그냥 자신의 낭비벽 때문일 뿐 피치못할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심지어는 세경이 한달 동안 식모살이를 하고 나서 받은 첫 월급을 냉큼 빌려가서 오랫동안 갚지 않는 철면피한 행태까지 보여주었습니다.


게다가 일전의 에피소드에서는 과외를 하러 가면서 덩치가 작은 강아지도 아니고 엄청나게 큰 개를 데려다가 현관문 앞에 매어놓았는데, 그 행동 또한 누가 보더라도 지독하게 실례되는 행동입니다. 더구나 그 집의 식구인 지훈(최다니엘)이 개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괴로워하며 밖으로 좀 내보내라고 하는데, 오히려 적반하장식으로 마구 대들며 인정머리 없다고 소리지르는 태도는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오갈 데 없는 밉상입니다.

그리고 도대체 무슨 철천지 원수를 졌다고, 동물병원에서 개털을 이불보따리만큼이나 얻어와서는 지훈의 방에 들어가 온 사방에 뿌려놓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속으로 너무 화가 났습니다. 저 또한 호흡기 알레르기가 있거든요. 지훈이처럼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한테 저런 환경을 조성해 놓으면 자칫 숨이 막혀서 큰일이 날지도 모르고, 그렇지는 않다 해도 건강을 크게 상해서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고도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조차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황정음은 정말 대책없는 민폐 중의 민폐 캐릭터입니다.


그렇게 황정음이 매일 바락바락 소리만 지르며 러브라인이 정체되어 있는 동안, 가엾은 어린 식모 신세경이 돌연 여성적인 매력을 강렬하게 풍기며 급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에도 지훈(최다니엘)과 준혁(윤시윤)은 둘 다 세경과 신애(서신애) 자매에 대해 깊은 연민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연민은 사랑으로 가는 통로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사랑과 아주 가까운 감정이지요.


그러다가 최근에는 현경(오현경)의 심부름으로 지훈이 근무하는 병원에 사골국을 들고 찾아갔던 세경이 동료 의사들에게 지훈의 애인으로 오해받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머리끈이 풀리는 바람에 긴 생머리가 치렁치렁하게 쏟아져내리며 삽시간에 이미지가 바뀌어버린 세경은 '청순한 글래머'라는 별명까지 얻습니다. 매사에 쿨하고 시크한 지훈은 그 내막을 눈치채고서도 피식 웃어 넘길 뿐 별다른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지만, 그 마음속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지는 아직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의 에피소드에서 세경은 준혁이 두고 간 책가방을 갖다주러 학교에 찾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준혁이 버린 낡은 체육복을 입고 가는 바람에 학생으로 오해받은 세경은 체육선생님에게 걸려서 한참이나 오리걸음을 하고 얼떨결에 체육 수업까지 같이 받게 됩니다. 멋지게 뜀틀을 넘어서 선생님께 칭찬도 받습니다. 그리고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밥도 먹고 가라는 준혁에게 끌려 학교 식당에 들어가 학생들과 어울려 급식도 먹어 봅니다.


그렇게 본의 아니게 반나절 동안 학생 신분으로 생활하다가 학교를 나서던 세경은, 곁을 스쳐지나가는 여학생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저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입니다. 아무리 억울하게 기합을 받느라고 오리걸음을 했지만, 세경의 마음속에는 잃어버린 학창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서러움이 더 클 뿐입니다. 중학교를 마치자마자 아버지의 빚 때문에 산속으로 쫒겨가서 사느라고 여고시절은 훌쩍 건너뛴 채 스무살이 넘어버렸으니까요. 그렇게 쓸쓸히 돌아가는 세경의 뒷모습을 애잔하게 바라보는 준혁의 눈빛이 또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겠지요. 어떤 사람들은 설령 민폐를 끼치더라도 마치 생선이 팔딱이듯이 통통 튀는 역동적인 매력의 황정음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테지요. 그에 반해 차분하게 남을 배려할 줄 알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과, 현재 자기가 처한 위치 때문에 약간은 가라앉아 보이지만 그래도 매사에 기죽지 않는 당찬 모습까지 겸비한 세경에게 끌리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만약 제가 남자라면 저는 신세경의 손을 들어 주겠습니다...^^


여하튼 '지붕뚫고 하이킥' 이라는 작품은 신세경과 황정음 두 여배우에게 모처럼 찾아온 절호의 기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호감의 이미지에 빠져 허우적대던 황정음도, 외모와 연기력에서 별로 흠잡을 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뜨지 못하던 신세경도, 이번 기회를 최대한 잘 살려서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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