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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부탁해' 맹기용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냉장고를 부탁해' 맹기용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

빛무리~ 2015. 5. 2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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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라는 프로그램은 일명 '셰프들의 무덤'이라 일컬어진다. 일단 15분이라는 지극히 짧은 제한 시간 내에 요리를 완성해야 한다는 조건 자체가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요리사들은 전문 방송인이 아니기에 수많은 카메라와 조명이 세팅되어 있고 MC와 패널들이 쉼 없이 떠들어대는 방송 환경 자체가 매우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생소한 환경 조건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심각한 멘붕과 긴장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으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니 결과적으로 만들어낸 요리는 실망스런 수준에 그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제껏 '냉부'에 출연한 모든 셰프들은 그러한 과정을 거쳐 왔다. 



시청자들도 그런 사정을 이해했기에 신입 셰프들의 실수에는 언제나 관대했고, 오히려 긴장하여 쩔쩔매는 모습에서 빅재미를 느낄 수 있었기에 비난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초로 예외의 경우가 발생했으니, 25일 방송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20대 청년 맹기용 셰프가 그 주인공이다. 냉장고를 부탁한 게스트는 힙합 듀오 지누션이었는데, 지누의 냉장고를 배정받은 맹기용은 '맹모닝'이라는 이름으로 꽁치 샌드위치와 김치 코울슬로라는 파격적 메뉴를 선보였다. 첫 출연에 자기 이름을 홍보하는 과감함도 인상적(?)이었지만, 더 인상적인 것은 완성된 요리의 결과물이었다. 


'맹모닝'을 맛본 냉장고 주인 지누의 표정은 '냉부'에 출연했던 역대 게스트들 중 단연 최악의 맛을 표현하고 있었다. 꽁치 샌드위치는 비린내를 못 잡아서 살짝 비린 맛이 난다며 눈살을 찌푸렸고, 양배추 대신 김치를 사용한 코울슬로에서는 군내가 난다는 것이 지누의 솔직한 맛 평가였다. 그 어떤 셰프도 게스트로부터 이런 혹평을 받은 적은 없었던 데다가, 완성된 '맹모닝'의 비주얼 또한 시청자의 호기심과 식욕을 자극하기보다는 거부감을 일으키는 모양새를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첫 방송에 불과하니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MC 김성주와 정형돈의 짖궂은 놀림에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하도 웃겨서 나름 재미있기도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방송 이후 인터넷 상에서는 셰프 맹기용을 향한 맹렬한 비난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긴장해서 실수를 할 수도 있는 일인데, 단지 한 번 요리를 잘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좀 납득하기 어려웠다. 실력도 안 되는 사람이 출연해서 프로그램의 격을 떨어뜨렸다는 둥, 다른 실력파 셰프들에게 모욕이라는 둥 하는 의견들을 접했지만 역시 공감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네티즌의 다양한 목소리 중 눈에 띄는 내용들이 있었으니 ①'냉부'에 협찬되는 오븐의 모델이 맹기용이라는 것 ② 맹기용의 집안이 대단한 엘리트이며 배경이 좋다는 것 ③ 방송에서는 박준우 셰프가 휴가를 떠나서 빈 자리에 맹기용이 들어온 것으로 처리되었지만, 박준우는 휴가를 떠난 게 아니라 제작진으로부터 일방적 통보를 받고 빠지게 된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물론 명확히 확인된 사실들이 아니기에 섣부른 비난의 근거가 될 수는 없겠지만, 이것은 단지 의혹만으로도 수많은 대중의 반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내용들이었다. 



게다가 첫 방송에서 보여준 요리가 최악의 수준이었으니, 특혜 의혹은 더욱 불거질 수밖에 없었다. 맹기용의 아버지는 서울대 수석 졸업자이며 카이스트 교수라던데, 엘리트 집안이긴 하지만 방송가와는 별 연관이 없어 보인다. 집안의 도움으로 일찍부터 자신의 가게를 차리고 남들처럼 어려운 과정 없이 셰프의 직함을 얻게 되었을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비난받을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손쉽게 얻은 셰프의 직함과 잘생긴 외모를 이용해서 걸맞지 않는 방송에조차 손쉽게 출연하는 특혜를 받는다면 그것은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프로그램과 연관이 깊은 주방기구의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이라면 더욱 의혹을 떨쳐내기 어려워진다. 


맹기용의 젊은 나이와 출중한 외모는 여성 시청자를 공략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 여겨졌을 것이며, 프로그램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늘 변화를 주어야 하는 제작진으로서는 놓치기 아까운 카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이유들로 부당한 특혜가 오갔다면 어찌 비난을 면할 수 있을까? 만일 박준우 셰프가 출연하지 못한 것이 정말 맹기용 때문이라면 비난의 수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의혹이 계속 존재한다면 맹기용 셰프가 다음 번 방송에서 훌륭한 요리를 내놓는다 해도 시청자의 반응은 좋아지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냉부' 제작진은 더 늦기 전에 확실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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