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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백청강 조장혁, 더할 나위 없었던 재미와 감동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복면가왕' 백청강 조장혁, 더할 나위 없었던 재미와 감동

빛무리~ 2015. 6. 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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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린 몸매에 하얀 면사포를 쓴 채 '화장을 고치고'를 열창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한없이 애절했다. 힘 있고 카랑카랑한 고음 속에는 연인과의 이별 후 재회를 갈망하는 여인의 애틋한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운 나쁘게도 지각없는 방청객이 흘린 스포를 먼저 접했던 시청자들을 제외한다면, 단언컨대 하얀 면사포 속 '미스터리 도장신부'의 정체가 남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치렁치렁한 면사포 가면을 벗어던진 '도장신부'가 짧은 머리카락을 휙휙 털어내릴 때, 다소곳한 여인이 갑자기 터프한 청년으로 변신하는 광경을 눈앞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그대로 얼어붙지 않을 수 없었다. 



'위대한 탄생' 시즌1의 우승자로서 한창 활발히 활동하던 가수 백청강은 어린 나이에 직장암 판정을 받고 2년 동안이나 투병 생활을 하느라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완치되어 바야흐로 다시 활동을 시작하려는데, 자신의 컴백을 알리는 무대로서 '복면가왕'은 최고의 기회였을 것이다. 다른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한들 이보다 더 큰 임팩트를 줄 수 있을까? 정체를 알고 나서 다시 노래를 들어 보니, 절묘하게 중성적인 백청강의 음색에는 아주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여자라면 여자 같기도 하고 남자라면 남자 같기도 한, 어느 쪽 성별을 대입시켜도 큰 무리가 없는 팔색조의 목소리였다. 


가면을 쓰지 않았더라면, 백청강의 목소리에 이와 같은 특징이 있다는 사실조차 우리는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복면가왕'은 홍석천 이후 또 한 번 최대의 반전을 선사하며, 이 사회에 가득한 편견의 다양한 모습들을 깨우쳐 주었다. 당연히 여성적인 목소리일 거라 생각했던 홍석천은 굵직하고 울림있는 남자의 목소리였고, 음역이 높기는 하지만 여자 비슷하다고는 생각해 본 적 없었던 백청강의 음색은 막상 여자라고 해도 모두들 속을만큼 중성적인 목소리였다. 백청강이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한다면, 그의 독특한 음색은 남녀를 불문하고 수많은 캐릭터를 소화해낼 수 있는 엄청난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한편 백청강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은 5대 가왕전에 진출했으나, 4대 가왕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벌써 김연우임이 확실시되고 있는 '클레오파트라'는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을 최대한 흥겨운 버젼으로 선보이며 가왕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클레오파트라'가 예상외의 큰 득표차로 '날벼락'에게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객석과 무대를 장악하는 그의 능력이 그만큼 출중했던 탓일 것이다. 하지만 시원스레 쭉쭉 뻗어나가는 '클레오파트라'의 완벽한 음색과 저절로 어깨춤이 일어나는 흥겨운 무대에도 불구하고, 나는 개인적으로 '날벼락'의 강렬한 처절함에 한층 더 매혹되어 있었다. 



'날벼락'의 정체는 가수 조장혁으로 밝혀졌다. 비록 가왕의 타이틀을 빼앗지 못하고 1회 출연으로 마무리했으나, 그는 3차례의 무대에서 자신의 매서운 기량을 여한없이 펼쳐보이며 '복면가왕' 출연의 100% 효과를 거두었다. 1차전의 듀엣 무대에서는 김수철의 '못 다 핀 꽃 한 송이', 2차전에서는 이적의 '다행이다'. 3차전에서는 들국화의 '제발'을 선곡했는데, 모두 조장혁 특유의 처절한 감정 표현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에 적합한 노래들이었다. 


"님 떠난 그 자리에 두고 두고 못 다 핀 꽃 한 송이 피우리라~" 에서는 이별한 연인을 향한 처절한 그리움을...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 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란 걸~" 에서는 지금 곁에 있는 연인을 향한 처절하도록 강렬한 사랑을... "난 네가 바라듯 완전하지 못해~ 한낱 외로운 사람일 뿐이야~ 제발 숨 막혀~ 마음 열어 사랑을 해 줘~" 에서는 사랑을 이유로 자신을 속박하려 드는 연인을 향한 처절한 애원을 조장혁은 노래했고, 각 무대마다 엄청난 몰입도를 이끌어냈다. 


백청강과 조장혁이 출연했던 '복면가왕' 10회는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듣는 이의 감정을 저절로 몰입하게 만드는 두 사람의 노래 실력에는 감탄과 감동을 금할 수 없었고, 특히 남녀의 성별마저 초월하여 반전을 선사했던 백청강의 무대는 짜릿한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질 만큼 재미가 있었다. 방송이 끝난 후 주요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 순위는 온통 '복면가왕'에 관련된 가수들의 이름으로 채워졌다. 현재 '복면가왕'은 명실상부한 전성기를 맞이했으니, 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사람들에게 찬사와 격려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부디 지금의 기세를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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