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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 추성훈, 조인성, 연민정... 일요일을 수놓은 이름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송일국, 추성훈, 조인성, 연민정... 일요일을 수놓은 이름들

빛무리~ 2014. 10. 13.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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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본방사수의 우선 순위를 '아빠 어디 가'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 쪽으로 바꾸었다. '아빠 어디 가'의 초반에 워낙 깊은 정을 주었던지라 웬만하면 바꾸지 않으려고 했지만, 점점 더 재미와 감동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다. 시즌1에서는 아빠와 아이들이 서먹했던 관계가 차츰 가까워지는 과정을 통해 훈훈한 감동을 참 많이 받았었는데, 시즌2에서는 그런 부분이 거의 사라졌다. 김성주와 성동일과 윤민수는 시즌1의 경험을 통해 '아빠 공부'를 벌써 많이 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발전을 보여줄 부분이 없고, 류진과 정웅인은 아이와의 관계가 처음부터 꽤 좋아 보였으며, 초반에 약간 서툴러 보였던 안정환도 예상외의 코믹 기질을 선보이며 매우 빠르게 적응했다. 아이들 역시 이젠 어느 정도 방송을 인식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단 한 명의 트러블메이커도 없이 놀라운 적응력과 긍정성을 보여준다. 그렇다 보니 요즘은 아빠고 애들이고 모두들 사이좋게 하하호호 웃으며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만 줄창 보게 되는데, 그게 의외로 별 재미가 없다. 친구 특집도 거의 신선한 느낌은 없고 그저 아이들의 숫자가 늘어나서 한층 더 시끄러워졌을 뿐이다. 



그에 반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매번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세쌍둥이(삼둥이)를 돌보는 송일국의 고군분투 현장은 그냥 지켜보기만 해도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게 된다. '송도의 성자'라는 별명이 생길 만큼 따뜻하면서도 공정한 방식으로 아이들을 훈육하는 아빠 송일국의 무던한 성품과 초인적 인내심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의 사랑스러움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초반에는 애교쟁이 민국이와 자유영혼 만세한테 홀딱 반했었는데, 갈수록 장남 대한이의 듬직한 모습에 더 끌린다. 민국이가 장애물 체험을 할 때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는 슬그머니 손을 잡아주기도 하고, 열심히 제 몫의 간식을 사수하려는 동생들과 달리 아빠한테 고구마를 나눠주기도 하는 모습이 정말 대견하다. 물론 민국이도 만세가 장어를 먹다가 목에 걸렸을 때 진심으로 걱정해주며 토닥이긴 했지만 "아빠, 고구마 먹지 마!" 하는 걸 보니 역시 형보다는 철이 덜 들었다. 고작 몇 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들 사이에 벌써부터 서열이 있고, 맏이와 둘째와 막내가 각각의 포지션에 걸맞는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이제껏 삼둥이네만 집중적으로 시청하느라 다른 집안 이야기에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 추성훈이 격투기 선수로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른 후, 집에 돌아와 부은 눈으로 딸 사랑이를 품에 안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격투기도 엄연한 스포츠인데 이렇게 표현해서 좀 그렇지만 '때리고 맞는 것'을 직업으로 둔 사람의 가족들은 어떤 심정일까? 추성훈이 경기하는 동안 내내 펑펑 울고 있던 아내 야노시호를 볼 때까지도 별 느낌 없었는데, 아무것도 모른 채 해맑은 미소로 아빠를 반기는 사랑이의 모습과 그런 딸을 말없이 안아주는 추성훈의 상처난 얼굴을 보는 순간 너무 가슴이 아팠다. 솔직히 나는 '비정상회담'의 중국인 멤버 장위안 만큼이나 일본에 대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 추성훈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사정을 이성적으로는 이해하면서도 '일본으로 귀화했다'는 사실이 심정적으로는 좀 걸렸었다. '슈퍼맨'을 시청할 때 사랑이네 분량이 시작되면 일본어로 채워지는 사운드가 듣기 거북해서 채널을 돌린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러니 추성훈 부녀를 보며 느닷없이 쏟아진 눈물은 내게 무척이나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그 뜨거운 감정의 정체는...



'1박2일'에 출연한 조인성의 존재감은 정말 대단했다. 요즘 한창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톱배우가, 마침 스케줄이 비는 때였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절친한 선배 차태현의 부탁이었다고는 하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야생 버라이어티 촬영에 그렇게 선뜻 응해 준 것부터가 대박이었다. 게다가 조인성은 넘치는 승부욕으로 모든 게임에 열성을 다해 임했고,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의외의 장난기와 악동 기질까지 보여줌으로써 초특급 게스트의 분량을 충분히 뽑아내 주었다. 그냥 '참 멋진 녀석'이라는 한 마디 외에 다른 말은 생각나지도 않았다. 덕분에 나의 '장재열 앓이'는 좀 더 길어질 예정이다. '괜찮아 사랑이야'가 끝난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는데... 

조인성 외에도 몇몇 게스트가 기억에 남는데, 개인적으로는 나무엑터스의 김종도 대표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쩔친 특집'에 하필 소속 기획사의 대표를 섭외한 김주혁의 선택도, 소속 배우가 막 잡아 끈다고 순순히 끌려온 대표의 모습도 굉장히 뜻밖이었는데, 故김무생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그들의 대화를 들으니 좀 알 것도 같았다. 대형 연예 기획사 대표에게서 그토록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하게 될 줄이야. 



드라마 기근 시대에 나 홀로 승승장구하며 최고 시청률의 주가를 올리던 '왔다 장보리'가 드디어 종영했다. 특히 '연민정' 캐릭터를 맡아 열연했던 이유리에게는 배우로서 인생 역전의 기회를 만들어 준 작품이었다. 명품드라마의 주인공이 아니라 막장드라마의 악역임에도 "연기대상은 이유리의 것"이라고 외치는 대중의 목소리는 날로 높아만 간다. 막장이지만 재미가 있었고, 이유리뿐 아니라 아역부터 노역까지 모든 출연자가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기에 나 역시 즐겁게 시청했던 작품이다. 그런데 마지막회에 실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는 장면이 등장했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연민정은 친엄마의 국밥집에서 조용히 살고 있는데, 연민정과 똑같이 생긴 '민소희'라는 여자가 불쑥 나타난 것이다. 이름도 그렇거니와 이유리가 눈가에 점을 찍어 분장한 모습은, 김순옥 작가의 2008년 히트작 '아내의 유혹' 패러디임이 분명했다. 김순옥 작가는 '아내의 유혹'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왔지만 그만큼의 히트작을 또 내지는 못했는데, 오랜만에 시청률 대박 작품이 탄생해서 무척 기분이 좋았던 모양이다. 유치하지만 나름 웃기고 재미있는 설정이었다. 이제 주말 밤에는 뭘 봐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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