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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 가' 김진표 하차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아빠 어디 가' 김진표 하차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빛무리~ 2014. 3. 30.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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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딸 규원이와 함께 '아빠 어디 가' 시즌2에 합류했던 가수 김진표가 결국 하차를 결정했다. 자진 하차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끊이지 않는 여론의 뭇매와 낮은 시청률에 등 떠밀려 울며 겨자먹기로 그만두는 게 아닐까 싶다. 김진표의 '아빠 어디 가' 합류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수많은 대중은 결사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고, 해당 프로그램의 책임 PD가 끝내 고집스레 김진표를 받아들이자 PD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쏟아부었다. 그래도 시청률만 잘 나왔다면 별 문제 없었을텐데 '아어가' 시즌2는 안타깝게도 시즌1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한 채 경쟁 프로그램에 밀리고 말았다. 낮은 시청률의 원인이 100% 김진표에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김진표의 존재를 두고 끝없이 계속되는 잡음은 그로 하여금 시청률 정체의 책임을 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나는 '일베'라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고, 김진표가 과거에 어떤 발언을 했었는지도 잘 모른다. 얼핏 인터넷 기사에서 관련 내용을 본 듯도 하지만, 굳이 신경쓰거나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지 곧바로 잊어버렸다. 그래서 솔직히 김진표를 향한 대중의 분노에 공감하지는 못하였다. 아무 선입견 없이 시청하니 다섯 살배기 규원이가 그저 깜찍하고 예뻐서 볼 때마다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나이도 너무 어리고 성품도 내성적이라 출연진의 한 사람으로서 제 몫을 해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었지만, 급하게 보채지 않고 기다려 준다면 규원이도 차츰 적응해 나가지 않을까 싶었다. 김성주의 아들 민율이도 처음 출연할 때는 다섯 살이었고, 내성적인 성격도 나중엔 활발하게 변할 수 있는 거니까. 하지만 문제는 역시 아빠 김진표를 향한 대중의 비호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수그러들 줄 알았던 네티즌의 분노가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되니 시청률 부진의 책임은 오직 김진표에게 씌워졌고,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출연을 강행할 수 없었던지 결국 김진표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프로그램에 잘 어울리기엔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스스로 하차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아빠 어디 가'의 시청률이 회복될지 어떨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최대 논란거리는 제거된 셈이다. 시즌2가 출범할 때 기존의 시청률을 등에 업고 기세등등했던 제작진은 묵묵히 채널을 돌려버린 대중 앞에 초라하게 무릎을 꿇었고, 여론의 질시와 비난을 무시한 채 잘 나가는 프로그램의 힘을 빌어 이미지 변신을 꾀하던 연예인의 시도는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대중의 힘이 증명된 셈이다.

 

빨리 끓어오르지만 그만큼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대중의 특성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이제는 그것도 옛말이 되어 버렸다. 언젠가부터 뒤끝이 길어진 대중은 한 번이라도 심각한 잘못을 저질렀거나 심각한 루머에 휩싸였던 연예인을 쉽게 다시 받아들여 주지 않는다. 황수정도 송윤아도 대중의 호감을 잃은 후 몇 편의 작품을 통해 재기를 꿈꾸었지만 차디찬 외면 속에 좌절되었고, 떠들썩한 논란 속에 컴백을 선언했던 옥소리도 필시 그들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잘못에 대한 처벌은 오직 법의 영역일 뿐 대중의 권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에 일부 논리적 타당성이 존재한다 해도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 특히 유명인 가운데서도 연예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논리다. 왜냐하면 대중에게는 '보고 싶지 않은 것을 안 볼 권리'가 있는데, 그 자체가 연예인에게는 명백한 '처벌의 권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단 대중적 비호감의 늪에 빠지면 악플러 몇 명, 루머 유포자 몇 명을 잡아서 콩밥을 먹여봤자 결코 그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절대 다수의 대중이 안 보겠다면 그것으로 끝인데, 막대한 돈이 소요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어떤 제작자가 불길에 뛰어드는 나방처럼 이미지 안 좋은 연예인을 끝까지 품고 가려 하겠는가?

 

최근 연예인들의 악플러 고소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데, 박해진이나 김가연처럼 대중적 호감을 잃지 않았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경우는 스토커처럼 끈질기게 쫓아 다니는 몇몇 악플러와 루머 유포자가 골칫덩이였을 뿐, 다수의 대중은 충분히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의 호감을 잃은 상태에서 악플러와의 무의미한 전쟁을 선포한 연예인들의 모습은 매우 안타깝다. 도저히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없다면, 계속 연예인으로서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솔직한 해명 또는 솔직한 사과 뿐이다. 비록 크나큰 인내심과 기나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잃어버린 대중의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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