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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 박근형의 지극한 아내 사랑, 최고의 로맨티스트!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꽃보다 할배' 박근형의 지극한 아내 사랑, 최고의 로맨티스트!

빛무리~ 2013. 8.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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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회장님'이라는 단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는 누가 뭐래도 박근형입니다. 냉혈한 눈빛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그의 카리스마는 H4 중에서도 단연 최고라 하지 않을 수 없어요. 이순재의 스타일이 좀 더 고풍스러워 조선시대 임금에 가깝다면, 키가 크고 서구적인 외모의 박근형은 현 시대의 재벌 회장 역에 그야말로 제격이죠. 특히 '추적자 the chaser'에서의 소름끼치던 서회장 연기는 결코 지워지지 않을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고, 최근 '황금의 제국'에서는 늙은 호랑이의 마지막 포효까지 실감나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의 카리스마는 극중에서 뿐만 아니라 촬영장에서도 이어져, 후배 연기자들에게 가장 무서운 선생님으로 통한다더군요. '꽃보다 할배'에 짐꾼으로 합류한 이서진도 평소 박근형을 가장 어려워했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손주가 귀여워 어쩔 줄 모르는 박근형의 모습은 그저 평범하고 자애로운 할아버지일 뿐이었죠. 그러고 보니 '추적자'의 서회장이나 '황금의 제국'의 최회장도 자식을 대할 때면 어김없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물론 대본에 따른 것일 테지만, 못난 큰아들은 그 녀석대로 안타깝고 여린 막내딸은 그 녀석대로 안스러운 아비의 심정을 그토록 생생히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평소의 마음가짐을 드러내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거든요. 수많은 중소기업을 무너뜨리고 수천 수만 명의 눈에서 피눈물을 뽑아낸 사람인데, 극 중에서는 분명 악역의 끝판왕인데, 그의 절절한 아버지 연기를 볼 때면 절대로 미워할 수가 없었답니다.

 

 

짐을 꾸려 떠나기 전에는 '손주 바보'더니만, 여행지에서는 '궁극의 아내 바보'가 어떤 남자인지를 몸소 증명해 주는 박근형이었습니다. 어떤 장소에 도착할 때나 이동할 때마다 아내에게 문자로 상황을 알려주고, 여유가 있을 때면 직접 통화를 해서 자신이 보고 느끼는 모든 것들을 아내와 나누고 싶어하는 착한 로맨티스트였죠. "여보, 난 지금 노틀당 성당 앞에 있소!" ... "여기는 예전에 당신과 함께 왔던 곳인데, 베르사유 정원 호수 옆에서 점심을 먹고 있어!" ... "지금은 떼제베를 타고 스위스 국경지역 스트라스부르로 이동중이오..." 아내에게 보내는 박근형의 문자와 통화 내용들은 눈물겹도록 애틋하고 따스했습니다.

 

 

목에 카메라를 걸고 다니다가 멋진 풍경이라도 발견하게 되면, 아내에게 좀 더 근사한 사진을 보내주기 위해 땅바닥에 무릎꿇기도 서슴지 않는 박근형이었습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전송한 후에는 그것을 보고 기뻐할 아내의 모습을 상상하며 흐뭇해 하더군요. 천주교 신자인 박근형은 노틀담 성당에 들어가 성모상 앞에 촛불을 밝히고 경건한 기도를 올린 후 '십자가의 길' 14처에 해당하는 조각품들을 일일이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집에 가서 그 사진들을 일렬로 붙여 놓으면 아내도 노틀담 성당에 온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죠. 어쩌면 저토록 섬세하고 살가운 남자가 있을까? 워낙 센 캐릭터의 연기에만 익숙했던 터라, 그 다정한 모습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박근형의 아내는 5년 전에 암 선고를 받아 위장의 대부분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더군요. 박근형은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이렇게 말했답니다. "당신 죽으면 나도 따라 죽을 거야. 너만 죽는 거 아니야, 나도 죽는 거야!" 그 말을 듣고 아내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수술실로 들어갔다죠. 수술 후에는 빠른 회복을 위해 모질게 운동을 시키기도 했지만, 하루 하루 여위어가는 아내의 모습을 보는 심정은 형언하기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유럽의 어느 소박한 저녁 식탁에 나영석 PD와 이서진과 마주 앉은 박근형은 단호히 선언하더군요. "늙어서 마누라 없이 나 혼자 산다는 건... 나는 상상도 못 해!"

 

 

'꽃보다 할배' 촬영차 유럽까지 와서도 늘상 아내 걱정에 마음 편할 날 없던 박근형에게 기쁜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때마다 혹시나 재발했을까 가슴을 졸여 왔는데, 드디어 5년이 경과하여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낭보였어요.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하는 박근형에게 모든 스태프들이 진심어린 축하 인사를 건네는데,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박근형의 편안한 미소는 제 가슴마저 행복감으로 젖어들게 하더군요. 부디 앞으로 30년은 더 건강하게 해로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박수라도 치고픈 심정이었답니다. 무더운 여름 밤의 고통을 포근한 행복으로 바꿔 준 노부부의 깊고 변함없는 사랑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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