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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 죽음을 부르는 질투심, 월아를 덮쳐오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무신

'무신' 죽음을 부르는 질투심, 월아를 덮쳐오다

빛무리~ 2012. 4. 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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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최충헌(주현)이 죽고, 장남 최우(정보석)가 무신정권의 제1인자로 등극했습니다. 최향(정성모)와의 권력다툼에서 손쉽게 이길 수 있도록 도운 사람은 바로 비천한 노예 김준(김주혁)이었지요. 최우를 안흥리로 끌어들이기 위해 최향의 수하들이 계속 찾아올 것을 예측하고, 그들 중 누군가를 붙잡아서 길을 터야 한다는 김준의 조언은, 결과적으로 무혈입성을 가능케 한 계책이었습니다. 물론 최상의 적임자 김덕명을 선택한 최우의 안목과 혜심대사의 환약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지만요.

 

김준이라는 인재의 가능성을 알아본 최우는 그의 공로를 치하하며 자신의 최측근 무사로 임명합니다. 벌레 목숨만도 못하던 노예의 처지에서 삽시간에 대역전되었으니 어쩌면 온갖 질시의 대상이 된 것도 당연한 일이긴 한데, 잔인하게도 질투심의 화살은 김준이 아니라 연약한 여인 월아(홍아름)를 향하는군요. 오직 김준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산사에 돌아가기를 거부하고 이 험한 곳에 남은 철부지 아가씨 월아는, 가엾게도 사방에서 덮쳐오는 질투심의 화살 속에 서서히 죽음의 길로 접어듭니다.

 

1. 최송이 (김규리) - "월아, 너는 좋겠구나, 너무 좋아서 잠도 안 오겠구나!"

최우의 딸, 호방한 성품의 송이에게 규방 규수의 생활은 항상 답답하고 적적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중 이상한 놈이 나타나서 그녀의 신경을 곤두세웠지요. 천한 노예 주제에 굽실대지도 않고 건방지기 짝이 없는, 산에서 튀어나온 야생의 날 것 그대로인 이 남자... 김준의 매력은 송이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그 놈 때문에 한 세월 신이 나고 재미있었는데, 그렇게 한동안 푹 빠져 살았는데 이제 그 놈이 떠나가려 하는군요. 가족이라기에 누이인 줄 알고 잘 대해 주었던 월아가 사실은 그를 사모하는 계집이었다니! 송이는 배신감에 치가 떨립니다.

"숙부 최향의 손에 벌써부터 죽었을 목숨을 누가 구해 주었는데? 격구시합에서 무사할 수 있도록 귀한 부적까지 선물해 준 사람은 누구였는데? 허드렛일이나 하며 구박받던 월아를 데려다가 모친 곁에서 편안히 지낼 수 있도록 해 준 사람은 또 누구였는데? 이 천박한 연놈들 같으니라고! ... 감히 은혜를 모르고 제멋대로 도망치려고 해?" 정성껏 죽을 쑤어서 남 좋은 일만 시킨 셈이니 송이는 억울함에 팔짝 뛸 지경입니다.

 

설상가상 아버지 최우가 사윗감으로 점찍은 김약선(이주현) 장군이 그녀는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은 싫습니다. 늘 우물쭈물하고 화도 낼 줄 모르고 눈치나 보는 위인이 아니옵니까!" 김준에게서 물씬 풍기는 야생의 매력에 흠뻑 빠진 송이에게 있어, 김약선처럼 온유하고 반듯하게 다듬어진 인물은 그저 따분할 뿐입니다. 언제나 공주였던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남자를 월아에게 빼앗기고 성에 차지 않는 남자와 혼인해야 하다니... 최송이의 시퍼런 분노는 김준과 월아를 향해 뻗어나가기 시작합니다.

 

2. 최양백 (박상민) - "모두 자기 분수대로 사는 것인데 뭐가 불만이란 말이냐?"

김준의 라이벌로서 꾸준히 대립하게 되는 인물이지만, 초반의 성품은 매우 호방하고 너그럽게 등장합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욕심은 없는 사내로서, 안분지족(安分知足 : 자기 분수에 만족하여 다른 데 마음을 두지 아니함)의 덕행을 몸소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었지요.

 

하지만 큰 나무에는 바람 잘 날이 없는 법, 잘난 인물이다 보니 그를 따르는 주변 사람들이 입방아를 찧으며 수시로 자극하고 질투심을 부추깁니다.

"김준이가 뭔데 주군을 최측근에서 모신다는 겁니까? 우리가 그 동안 얼마나 뼈빠지게 충성을 다했는데, 그건 마땅히 형님이 맡으셔야 하는 자리 아닙니까? 그 놈이 오고 나서부터 형님의 빛이 가려졌어요. 사람들의 관심에서 밀려나고 있다고요! 이렇게 나가다간 그 놈이 앞길을 어떻게 막을지 모릅니다. 그 놈은 언젠가 반드시 형님을 짓밟을 놈이란 말입니다!"

 

김준을 좋은 벗으로 여기는 최양백은 그런 졸개들을 나무라며, 김준에게는 그만한 공이 있으니까 당연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는 월아의 미모에 반해서 잠깐 그녀를 좋아한 적이 있었지요. 여자도 빼앗기고 주군의 총애도 빼앗겼는데, 목석이 아닌 이상 질투심을 전혀 느끼지 않을 수는 없을 겁니다. 최양백의 인품으로 보아 김준이나 월아에게 직접적 위해는 가하지 않겠지만, 영향력이 대단한 인물이다 보니 그의 질투심이 불러올 파장도 무시할 수는 없을 듯하군요.

 

3. 춘심 (김하은) - "난 월아가 미워! 비참하게 울부짖는 꼴을 보고 싶어! 죽여버리자, 다 죽여버리자!"

 

송이의 몸종 춘심... 최양백을 향한 그녀의 짝사랑은 고질병이라고 할만큼 오래된 것이었습니다. 여자에게 관심없는 남자 최양백의 반응은 항상 미적지근했지만, 아주 싫은 눈치는 아니니 은근한 희망을 품고 있었지요.

 

때마침 예쁘장한 월아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래도 춘심이만한 여자가 없군..." 이러면서 대충 넘어왔을지도 모르는데, 월아 계집애 때문에 망했습니다. 양백이 그 놈이 쓸데없이 눈만 높아져서는, 대놓고 모욕적인 말로 짓밟으며 완전히 뻥 차버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분명히 말하는데 춘심아, 이 맹한 것아! 제발 정신 좀 똑바로 차려라. 네가 월아처럼 예쁘길 하냐, 뭐가 있냐? 어이구, 이 딱한 것아! 나는 너한테 아무 생각이 없다. 딴 놈들이나 찾아봐라, 딴 놈들 많아!"

 

"이 나쁜 놈아, 나 죽는 꼴 보고 싶어? 네가 뭐 그렇게 잘났냐?" 하지만 박정한 사내에게는 피터지는 절규로 매달려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결국 그 원한의 화살은 모두 월아에게로 돌아갔지요. "난 월아가 미워! 다 그년 때문이야! 제가 뭔데? 왜 나타나서 분탕질을 하고 이렇게 아프게 하는 거지? 다 죽여버리자, 죽여버리자!" ... 춘심이가 질투심에 눈이 뒤집혀 해코지할 방법을 찾고 있던 중에, 주인댁 공자님들이 술에 취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푸념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4. 최만종 (김혁) - "내가 주인이고 그 놈은 종인데, 내가 좋아하는 여자를 그 놈이 가로채다니!"

미인박명이라는 옛말처럼, 특히 신분이 낮은 여자의 미모는 불행의 씨앗일 뿐이었습니다. 최우가 기생첩에게서 얻은 만종은, 월아를 보자마자 홀딱 반해서 제 침상에 끌어들이려고 혈안이 되었지요. 그나마 둘째아들 만전(백도빈)은 훗날 최항으로 개명하고 최우의 후계자가 되는 인물인만큼, 형보다는 훨씬 점잖고 기본적인 염치와 품위를 아는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큰아들 만종은 오갈데 없는 망나니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예쁜 여자 노예가 주인댁 망나니 아들의 눈에 들었으니, 그 다음에 벌어질 끔찍한 일은 짐작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군요. 만종이 술에 취해 고래고래 푸념하는 소리를 하필이면 춘심이가 듣고 말았습니다.

혼자 힘으로는 별 대단한 일을 꾸밀 수 없는 춘심은, 아마도 만종 공자를 이용하여 월아를 파멸시키려고 하겠지요. 짐작컨대 김준과의 혼례식 전날, 월아로 하여금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치욕스런 사건은 만종에게서 비롯될 것 같습니다.

 

동서남북, 사방 어느 쪽을 둘러보아도 질투심을 불태우는 적들 뿐입니다. 이미 촘촘한 그물망에 걸려든 셈이라, 월아에게 덮쳐오는 비극적 운명은 아무래도 피할 수 없겠지요. 어쩌면 월아의 존재는 김준의 출세길에 최초의 희생양이자 밑거름이 될 듯합니다. 월아를 잃은 상처로 절치부심한 김준은 점점 더 피도 눈물도 없는 권력욕의 화신이 되어가지 않을까 싶군요. 이처럼 과도한 질투심의 결과는 모두의 불행과 슬픔 뿐인데, 그 감정 하나를 억누르지 못하고 스스로 파멸해가는 인간들이란 참으로 나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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