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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울음 터뜨린 남자 6호, 차라리 흐뭇했던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짝' 울음 터뜨린 남자 6호, 차라리 흐뭇했던 이유

빛무리~ 2012. 3. 1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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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짝' 애정촌을 시청했습니다. 다른 때는 조금만 보면 금세 마음이 불편해져서 채널을 돌리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머금은 채 끝까지 보았습니다. 이렇게 투명한 사람들을 TV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지경이었어요. 솔직히 다른 회차에서는 약간 다른 목적을 가지고 방송에 출연한 듯 보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꾸밈없는 인간미를 가득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때로는 순수한 사람들이 바보 취급을 받는 세상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오히려 순수함에서 배어나오는 매력이 더욱 치명적이라는 것을, 이 농어촌 총각들은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물론 이 사람들을 아주 평범한 농어촌 총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자기 소개를 듣자하니 모두들 웬만한 대기업 회사원의 연봉보다도 훨씬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톱클래스의 인물들이더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정과 눈빛은 순수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리고 농어촌 총각과의 결혼을 꿈꾸며 그 자리에 참석한 여성 출연자들도 다른 때보다는 훨씬 더 순수한 느낌이었습니다. 도시 생활에 익숙한 사람으로서 기꺼이 시골에 가서 살겠다는 결심 자체가 평범한 마음가짐으로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일테죠.

남자들은 모두 자기 손으로 직접 수확한 농작물과 축산물, 수산물 등을 가지고 애정촌에 왔습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쌀과 과일이며, 직접 키우는 소와 닭을 잡아서 고기도 준비해 오고, 싱싱한 계란과 쭈꾸미, 생굴 등의 해산물도 풍부히 마련되었습니다. 게다가 시골에 살면서 좀처럼 젊은 여자를 볼 수가 없다 보니, 여성 출연자를 바라보는 그들의 표정은 시종일관 싱글벙글이더군요. "공주님 오셨어. 공주님, 공주님!!!" 하면서 말이죠. 어쩌면 애정촌 24기의 여자들은 역대 출연자들 중에 가장 운 좋은 사람들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많은 출연자들 중에서도 제가 주목한 사람은 남자 4호, 7호, 6호와 여자 1호였습니다.

남자 4호는 농업을 공부하기 위해 호주로 유학까지 다녀왔다는데, 어찌나 숫기가 없는지 영어로 자기 소개를 하다가 중간에 너무 쑥스러워서 "그냥 안할게요..;;" 하면서 멈춰 버렸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이유는 다음날 아침에 보여준 특별한 행동 때문이었죠. 그는 일찍 일어나기 위해 일부러 거실에서 혼자 불편하게 잠을 잤고, 새벽에 일어나서는 손수 가져온 쌀과 고기와 야채를 손질하여 정성껏 1인용 밥상을 차렸습니다. 그리고 제일 먼저 여자들의 방문을 노크하며 오직 한 여자만을 불러내어 그녀만을 위한 아침 밥상을 대접했습니다. 정갈한 음식보다도 그 마음에 감동한 여자 4호는 평소 아침을 안 먹는 습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차려준 음식들을 싹 비웠습니다. 보는 사람조차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순수한 정성이었어요.

남자 7호의 경우는 모든 여자들의 관심과 애정을 독차지했기에, 저절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여성 출연자 6명 중에서 무려 5명이 그를 찍어놓고 간절히 원했을 정도니까요. 제가 보기에도 확실히 매력있는 남자더군요. 하지만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고졸 학력인데 비해 음악대학을 졸업했다는 고상한 학력에다가, 척 봐도 눈에 띌 만큼 품위있고 세련된 이미지를 가졌기에, 그에게만 쏠리는 여자들의 관심은 약간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과수원을 운영하며 유기농 사과를 재배한다는 그는 약간 수줍은 듯하면서도 언변이 좋아, 스스로의 경험담을 통해 농촌을 지키는 젊은이로서의 자부심을 표현했고, 자기 소개 끝에는 '생명의 양식' 몇 소절을 라틴어로 불러 음대 출신다운 노래솜씨를 뽐내기도 했지요. 여자들은 대놓고 환호하며 그에게 노골적인 관심을 보였는데, 과연 남자 7호가 최후에 누구를 선택할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제가 가장 감동받은 장면은 따로 있었습니다. 어촌 총각인 남자 6호는 22살로서 모든 출연자 중에 가장 어린 나이였죠. 다들 놀라며 결혼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가 아니냐고 물었지만, 그는 자기 아버지도 15살에 결혼하셨고, 집안이 모두 일찍 결혼하는 풍습이라 스무살을 넘기는 예가 거의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 분위기에 22살이면 나름대로 노총각(?)이라 생각해서 여기에 참가했는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와 보니 상대적으로 자기 혼자만 너무 어린지라 처음부터 약간은 기가 죽어 보였습니다. 연하를 좋아하는 여자분들도 있지 않겠냐고 애써 자기를 위로하려 했지만, 막상 도시락 선택에서 아무에게도 지목받지 못하고 혼자 밥을 먹게 되니 가뜩이나 위축된 어린 마음에 적잖은 상처를 받은 것 같더군요.

결정타는 그 이후에 터졌습니다. 무척이나 솔직하고 괄괄한 성격으로 보이던 여자 1호가 시무룩해 보이는 남자 6호를 보고는 "삐쳤어? 이리 와, 누나가 위로해 줄게!" 라고 말했는데, 자신을 어린애 취급하는 그 말에 설움이 북받쳤던지 남자 6호는 곧바로 그 자리를 피해서 혼자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 만 것입니다. 어쩜 그렇게도 금방 폭포수 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며 서럽게 우는데... 좀 미안하지만 너무 귀여웠어요..ㅎㅎ 섬세한 성격으로 보이던 여자 5호와 6호가 쫓아가서 달래 주었지만, 남자 6호는 자신감이 떨어져서 나가지 못하겠다며 계속 흐느꼈습니다.

다른 여자들로부터 남자 6호가 울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여자 1호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곧바로 솔직하게 자기 실수를 인정하더군요. "제가 막말을 했어요. 잘못했죠. 제가 들었어도 기분 나빴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남자 6호를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했습니다. "생각없이 말을 내뱉는 성격이다 보니까 그랬네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남자 6호는 대답했습니다. "괜찮아요. 이러시면 저 또 눈물나요.." 아까는 자신감 없어서 못 나가겠다더니만, 그렇게 여자 1호와 화해하고는 "이제 고기 구우러 가요" 하면서 잡아끄는 그녀의 손길에 순순히 이끌려나와 비로소 사람들과 다시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두 사람 다 어찌나 귀엽던지 저절로 배어나오는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네요. 지금은 남자 6호가 어린 나이를 일종의 핸디캡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특수한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많은 나이가 약점일 수는 있어도 어린 나이가 약점은 아니죠. 그리고 솔직히 그의 행동에서는 어쩔 수 없다 싶을 만큼 어린 티가 많이 났습니다. 하지만 어린 티가 난다고 나쁜 것은 아니에요. 누구나 자기 나이에 맞는 매력을 갖고 있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고, 어리다고 해서 남자다운 매력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거든요. 남자 6호 화이팅! ㅎㅎ

그리고 엉겁결에 실수는 했지만 곧바로 사과하며 더없이 진솔한 태도를 보여준 여자 1호도 너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녀에게는 또 약간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다른 여자들이 모두 남자 7호에게 눈독 들이고 있을 때, 유일하게 남자 3호를 선택하고 초지일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처음부터 그 남자가 마음에 들었다고, 자기는 한 번 정하면 마음이 변치 않는 성격이라 끝까지 안 변할 것 같다고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도 말하더니만, 자기 소개 시간이 끝나고 여자들이 모두 남자 7호의 매력에 푹 빠졌을 때도 과연 여자 1호만은 처음의 생각과 변함이 없더군요. 그런 자세도 제가 보기엔 너무 멋있었습니다.  

농어촌 특집인 만큼 이번 촬영도 진양마을이라는 시골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동네 주민들의 협조를 얻어 '숨바꼭질'이라는 아주 독특한 아이템이 마련되었는데, 여자들이 집집마다 숨으면 남자들이 찾아내서 데이트를 하는 방식입니다. 가뜩이나 젊은 사람을 보기 힘든 시골에서, 그나마 낮에 모두들 일하러 나가면 집에서 홀로 적적하셨던 할머니들은 젊은 아가씨들을 보자 너무 좋아하시면서 저마다 한 명씩 꼭 끌어안고 집으로 데려가시네요..ㅎㅎ 다음 주 방송도 꽤나 재미있을 것 같고, 과연 몇 커플이나 성공할지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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