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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 Y' 상상 초월하는 제작진의 몰상식!!!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궁금한 이야기 Y' 상상 초월하는 제작진의 몰상식!!!

빛무리~ 2012. 2. 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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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보성에서 기막힌 사건이 발생했었죠. 어떤 목사 부부가 (사실은 목사도 아니었다고 하는데...) 감기에 걸린 자녀들에게서 악귀를 쫓아낸다는 명분으로 며칠이나 굶기고 허리띠로 수백 대의 매질을 함으로써 어린 자녀 3명을 죽음에 이르도록 했던 사건입니다. 저도 그 사건의 진상이 퍽 궁금하던 참인데, 마침 '궁금한 이야기 Y' 에서 방송된다 하기에 일부러 기다렸다가 시청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생각지도 않은 어처구니 없는 일로 깊은 상처를 받고 말았네요.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의 이번 잘못은 너무 치명적인 것이라, 만약 실수라면 시사 교양 프로그램 제작자로서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의 몰상식을 드러내는 것이고, 만약 고의라면 그 또한 공중파 방송사에서 수많은 사람이 보는 프로그렘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결코 있을 수 없는 비양심적 행위라 할 것입니다.

방송을 보니 자식들을 죽게 만든 그 부모는 대략 어느 사이비(또는 이단) 종교에 빠져 있던 광신자 같더군요. 제작진은 그들 부부가 몸 담고 있던 종교단체를 찾아가서 몇몇 인물들의 증언을 확보했는데 (물론 모자이크 인터뷰로...) 자기들끼리는 그저 모두 형제 자매라고 호칭할 뿐 목사라는 호칭은 쓰지도 않는다고 하는 등 여러가지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세간에 잘 알려진 개신교 종파도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더구나 천주교(가톨릭)와는 눈꼽만큼의 연관성도 없는, 완전히 다른 종교였습니다.

그런데 해당 사건에 대한 방송이 시작되면서 도입부에 은은하게 깔리는 배경음악은 놀랍게도 '아베마리아'가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화면에 클로즈업 되어 보이는 것은 다름아닌 '성모상' 이었고, 카메라가 옆으로 돌면서 다음 화면에 비춰지는 것은 '예수부활상'이었습니다. 순간 제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거죠? 

그 세 가지는 모두 천주교의 대표적 상징입니다. 종교에 무관심한 사람이라도 대부분 그 정도는 알고 있을 법한 상식입니다. 그런데 제작진은 도대체 왜 아무 상관도 없는 천주교의 상징인 아베마리아와 성모상을, 이 끔찍한 이야기를 다룬 방송에 배경으로 사용했을까요?

천주교에는 '신부'(사제)라는 직책이 있을 뿐 '목사'라는 직책 자체가 없습니다. 그리고 천주교의 사제는 원칙적으로 결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아내도 자녀들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 또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상식입니다. 방송 관계자들이 그 정도 상식을 지니지 못했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극소수의 일반인들은 잘 모를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스쳐 지나듯 무심히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아니, 제 자식을 죽였다던 그 목사가 사실은 천주교 신부였던 거야?" 라는 말도 안 되는 오해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더욱 황당했던 것은 그 배경음악과 배경화면이 오프닝에서만이 아니라 클로징에서 다시 한 번 사용되었다는 점입니다. 그 추악한 내용을 다 방송하고 나서 마지막에는 다시 '아베마리아'가 은은하게 흘러나왔고, 화면에는 다시 '성모상'과 '예수부활상'이 비춰졌습니다. 그 분위기는 마치 "지금까지 방송된 모든 내용은 천주교 내부에서 일어난 사건이었습니다..." 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어요. 이건 아무래도... 고의가 아닐까요? 제작자들 중에 천주교에 대한 악감정을 가진 인물이 있어서, 교묘한 방법으로 진실을 왜곡하며 세간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려고 작정한 게 아니었을까요? 

실수라고 본다면... 그냥 가까운 곳에 성당이 있어서 편하게 좀 찍으려고? 아니면 가장 '종교적인'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는 자료로 '성모상'과 '아베마리아'가 적당하다고 생각해서? 하지만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이해해 보려 해도, 단순 실수라고 하기에는 그 몰상식과 생각 짧음의 정도가 너무 지나칩니다. 소름끼칠 만큼 끔찍하고 추악한 이 사건 방송에, 아무 연관 없는 다른 종교의 대표적 상징들을 끌어다가 버젓이 자료로 사용하면 당연히 문제가 발생할 거라는 사실을, 어떻게 예상 못했을 수가 있을까요?

현재  '궁금한 이야기 Y'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제작진의 공개 사과 방송을 요구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세간의 오해가 없도록 다음 주 방송에서라도 정식으로 사과하고 내용을 정정하라는 것이지요. 일주일이나 기다릴 것 없이 지금 당장, 각종 인터넷 신문사의 인터뷰를 통해서라도 공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저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사과 방송을 내보낼 거라고 믿으며 일단 기다려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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