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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비스트, 재활용 아이돌의 힘찬 비상(飛上)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승승장구' 비스트, 재활용 아이돌의 힘찬 비상(飛上)

빛무리~ 2012. 2. 2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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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요한 시기에 벌써 몇 주째나 MC 특집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보면 '승승장구'의 제 식구 챙기기는 좀 유별난 듯 싶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이기광을 필두로 '비스트' 전 멤버가 출연한다기에 오랜만에 기대감을 품고 시청했습니다. 제가 아이돌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음악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던 그 친구들이 우르르 한꺼번에 토크쇼에 나온다면 뭔가 새로운 재미가 창출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리고 대략 2년 전쯤 방송되었던 '승승장구-2PM' 편을 상당히 재미있게 시청했던 기억이 또한 구미를 당겼습니다.

현재 이기광의 자리에 그 때는 장우영이 있었죠. 그 때 이미 최강의 예능돌이었던 2PM 멤버들은 제각각 화려한 입담과 개인기로 쏠쏠한 재미를 뽑아냈습니다. 갑작스레 어려운 단체 안무를 요구해도 주저없이 스튜디오에서 척척 시전해 보이던 활기찬 모습이며, 그 와중에 아이돌 틈바구니에 홀로 낀 '아저씨' 김승우가 어색하게 춤추던 모습들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시종일관 웃음이 넘치고 밝은 분위기였던 '2PM'편에 비해 '비스트'편은 웃음보다 감동과 눈물이 더 많은 방송이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비스트' 멤버들은 모두 다른 기획사에서 방출된 '재활용' 아이돌이었으니까요.

이기광, 윤두준, 양요섭, 손동운까지 4명은 JYP의 연습생이었고, 장현승은 YG, 그리고 용준형은 이상한 유령회사(?)에 소속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특별 MC로 초대된 2AM의 조권과도 모두들 잘 알고 친한 사이더군요. 윤두준은 조권과 더불어 2AM의 후보였지만 비교적 짧았던 연습기간 탓인지 실력이 부족하여 공개 탈락되었고, 양요섭은 월말 평가 후 옥상으로 불려가 회사의 색깔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출을 통보받았다고 합니다. 절박함이 없다는 이유로 박진영의 눈밖에 났던 이기광은, 현재 소속사인 '큐브' 엔터테인먼트 사장님의 손을 잡고 신생 기획사의 창립 멤버가 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기광이 손을 내밀어 양요섭을 붙잡았고, 양요섭은 빅뱅 멤버로 준비 중에 방출당한 친구 장현승을 기억하고 불러들였습니다. 한편 능력없는 유령 기획사에 낚여서 고생하다가 도망친 용준형은 오디션을 통해 큐브에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그룹이 '비스트'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시련은 거기서도 끝나지 않았더군요. 양요섭과 용준형은 한 때 '큐브'에서도 방출당할 위기에 처하여 '비스트' 멤버에서 제명당할 뻔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양요섭은 천우신조처럼 월드스타 비(정지훈)의 눈에 띄어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퇴출을 모면했고, 용준형은 동료 멤버들의 꾸준한 격려와 도움으로 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마다 상처를 지닌 아이들이기에 서로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고, 서로의 손을 더욱 굳게 잡아주었던 거겠지요.

아이돌로 데뷔하면 회사에 갚아야 할 '선급금'이라는 게 있다는 사실도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말하자면 연습생으로 생활하는 동안 회사에 졌던 '빚'을 의미하는데, 데뷔하지 못하면 갚지 않아도 되지만 일단 데뷔를 하고 수입이 생기기 시작하면 우선적으로 선급금을 갚아야 한다는군요. 특히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연습생으로 살아야 했던 조권의 경우는 선급금이 너무 많이 쌓여 있어서, 한동안 그것을 갚느라 돈을 모으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쩐지 데뷔하자마자 각종 예능에서 망가지며 너무 열심히 한다 싶었는데..;; 물론 수입을 위해서만은 아니었겠지만 그런 부분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좀 그렇더군요. 누구인들 빨리 데뷔하고 싶지 않았을까만, 연습생 생활이 길어지는 것도 답답한데 그 동안 차곡차곡 빚까지 쌓이고 있었다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아이돌의 세계가 참으로 화려해 보이지만, 그 뒤편에 숨은 그늘 역시 만만치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계기였습니다.

멤버들끼리의 끈끈한 우정만큼이나 '비스트'는 그 부모님들도 상당한 친분을 유지하고 계시다 합니다. 역시 상처 많은 사람들의 단결력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탄탄한가봐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 끝에 지금의 자리에 섰는지를 알기에, '비스트'의 부모님들은 자식의 앞날을 응원하는 마음이 매우 간절하고 적극적인 것 같았습니다. 6명 멤버의 아버지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모여서 2박3일 동안 춤 연습을 하며 '삭스트' (곰삭은 비스트)로 거듭나신 모습은 대단히 감동적이었습니다. 비록 몸이 따라주지 않아 '픽션'의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하셨지만요. '몰래 온 아빠' 6분으로 인해 그 좁은 스튜디오는 삽시간에 꽉 들어차고 말았습니다. '승승장구' 역사상 출연자가 이렇게 많은 적은 없었던 것 같네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어쩌면 예전의 기획사에서 쫓겨났던 이유는 풀꽃같은 아이들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얼핏 보고 짧게 보아서는 예쁘거나 사랑스러운 줄을 모르지만, 자세히 보고 오래 볼수록 그 매력이 드러나는 친구들 말이지요. 저는 원래 아이돌에 큰 관심도 없고 '비스트'의 팬도 아니지만, '재활용'이라는 꼬리표가 너무 짠하게 느껴져서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본 겁니다..;; 아직 어린 나이에 성공의 달콤한 열매를 너무 일찍 맛본 것이 과연 좋은 일이기만 할지는 의문이지만, 부디 남들보다 조금 더 힘겨웠던 과거와 현재 누리는 것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고, 앞으로도 꾸준히 겸손한 자세로 노력하며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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