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나는 가수다' 이번 주 순위에 대한 개인적 고찰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나는 가수다' 이번 주 순위에 대한 개인적 고찰

빛무리~ 2011. 8. 22. 09:18
반응형


새로 합류한 3명의 가수와 더불어, 한층 새로운 분위기의 '나가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명예 졸업자인 박정현, 김범수의 듀엣 무대를 보니 왠지 감개가 무량하더군요. 그런데 '사랑보다 깊은 상처'는 언젠가 중간평가 무대에서도 선보인 적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다른 노래를 선택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노래는 너무나 임재범의 목소리로 귀에 익은 거라서, 김범수가 아무리 노래를 잘 해도 그만큼의 소울이 느껴지진 않더라고요..;;


8월 21일자로 방송된 '나가수'의 순위는 위의 도표와 같습니다. 이번에는 청중평가단의 선택이 유난히도 흥미롭게 느껴지는군요. 당연하다 싶게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고, 굉장히 뜻밖이라 여겨지는 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의외성도 한 가지 방향이 아니라, 어떤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함이고, 어떤 것은 의외지만 오히려 신선하고 바람직하게 느껴집니다. 이번 주 순위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들을 풀어내 볼까 합니다..^^

1. 인순이 1위 - 지극히 당연한 공감

인순이의 합류가 확정되었다는 소식에 대중은 별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가수'를 '가요무대'나 '열린음악회'로 만들 셈이냐, 그러잖아도 TV에서 자주 보는 얼굴인데 식상하다, 상대적으로 기회가 없었던 가수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줘야 한다 등등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고, 나름대로 수긍이 가는 내용들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도 인순이의 합류가 썩 반갑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순이의 첫 무대는 모든 우려를 말끔히 날려 버렸습니다. 차분한 걸음으로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녀가 뿜어내는 포스는 수개월 전의 임재범과 비견할만 하더군요. 여자에게서 그만큼 강렬한 느낌이 전해져 올 수 있다는 게 신비로울 지경이었습니다. 이소라의 포스도 만만치 않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저는 연장자의 자존심으로 드레스를 입을 것이고, 이 노래를 부를 겁니다..." 인순이가 선택한 노래는 자신의 진심이 담겨 있는 '아버지' 였습니다.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나직한 내레이션으로 그녀는 말했습니다. "부디 사랑한다는 말을 과거형으로 하지 마십시오..." 그런데 왠지 그 때부터 가슴이 저려오며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그 말 속에 스며있는 슬픔과 회한이 그대로 전해져 왔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자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사랑의 관계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지독한 애증의 관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랑하면서도 원망하고 미워하는 감정이란, 그 누구에게도 견디기 힘든 것이지요. 하지만 의외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순이는 그런 사람들의 감정을 아주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그래... 내가 미워했었다..." 수차례 반복하다가 맨 마지막에는 "그래... 내가 사랑했었다..."로 끝나는데, 그야말로 사람을 미치게 만들더군요..;; 절대 사랑한다는 말을 과거형으로 하지 말라고, 노래를 시작할 때 당부했으면서 그녀는 스스로 과거형의 사랑을 말하고 있었으니까요. 이미 때를 놓쳐버린, 뒤늦은 고백이 가슴을 미어지게 했습니다.
인순이의 1위는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진한 눈물을 흘리며 기립박수를 치던 청중들과 더불어 그녀의 진솔한 무대에 경의를 표합니다.

2. 자우림 7위 - 신선하고 바람직했던 의외성

자우림이 지난 주에 이어 연달아 7위를 차지한 것은 매우 뜻밖이었습니다. 선녀와 마녀의 얼굴을 동시에 지닌 보컬 김윤아의 매력과 밴드 특유의 강렬한 포스가 결합되면서, 처음 등장하는 순간부터 저는 그들의 명예 졸업을 예상하기까지 했었죠.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자우림과 YB는 수동적으로 음악을 감상만 하던 청중을 들뜨게 해서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그들과 함께 즐기는 무대를 마련한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부분에서 또한 결정적인 차이점이 존재하는군요. YB의 윤도현은 노래를 부르다가 스스로 음악에 푹 빠져버리는 것이 보입니다. 자기가 먼저 도취해서 펄쩍펄쩍 뛰기 시작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백지영의 '대쉬'를 부를 때는 저도 모르게 개다리춤까지 추고서 나중에 엄청 부끄러워하기도 했습니다. 노래 도중에 객석을 향해 "일어나세요!" 하고 외친 적도 있긴 하지만, 그 역시 미리 계획한 것이 아니라 흥에 취해서 저도 모르게 나온 행동이었음이 보였습니다.

그에 비해 자우림의 김윤아는 의도적으로 청중을 선동한다는 느낌이 큽니다. 너무 냉정해 보이는 이미지가 영향을 미쳤을까요? 노래를 하면서 스스로 푹 빠지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끊임없이 청중의 호응을 유도하며 세련된 무대 매너와 함께 신나게 이어지는 '매직 카펫 라이드' 무대는 상당히 매혹적이었지만, 심금을 울리는 진정성은 별로 느껴지지 않더군요. 실컷 함께 즐겨 놓고서 청중평가단이 마지막에 자우림을 외면한 이유도 그것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가수들의 무대에서 더 많은 진정성이 느껴졌던 거죠.

자우림의 무대가 철저한 계획하에 진행된다는 것은 김윤아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원래는 청중을 일으켜 세울까 했거든요. 그런데 경연에서 그런 행동을 하면 다른 분들께 폐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포기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까 다들 그렇게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후회가 돼요. 일으켜 세웠으면 좀 더 신나게 놀 수 있었을텐데..." 하지만 후회할 필요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러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이곳은 자우림의 콘서트장이 아니니까요. 제가 자우림의 7위를 신선하고 바람직하다 말하는 이유는, 현란한 제스처나 선동적인 무대에 휩쓸리지 않고 그 안에 깃든 진정성을 알아 본 청중평가단의 안목을 높이 사기 때문입니다.

3. 윤민수 2위 - 이해할 수 없는 의외성 (1)

원래 바이브의 노래를 매우 좋아해서 윤민수의 등장에 큰 기대를 품었습니다만, 그의 첫 무대는 무척이나 실망스럽더군요. 왜 그렇게 목이 쉬었는지...;; 목소리 자체가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아서 듣는 내내 불안했습니다. 게다가 박자도 맞지 않는 것 같고... 바이브 특유의 맑은 미성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계속 날카롭게 긁는 소리가 나는데, 그렇다고 짐승남의 매력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시종일관 굉장히 어색했습니다. 글쎄... 현장에서 들으면 TV로 보는 것과는 많이 달랐을까요..;;

바비킴도 제가 좋아하는 가수지만, 너무 지나치게 긴장한 탓인지 그의 첫 무대 역시 기대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 5위 정도면 그냥 적당하다 싶은 정도였어요. 그런데 윤민수의 2위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를 일이에요..;;

3. 장혜진 6위 - 이해할 수 없는 의외성 (2)

개인적으로 제가 매긴 순위는 인순이 1위, 장혜진 2위, 조관우 3위였습니다. 새로 등장한 바비킴과 윤민수가 기대 이하의 무대를 선보인 것에 반해, 기존 가수들 중 언제나 탈락 위험에 시달리며 불안해하던 장혜진과 조관우는 물 만난 고기처럼 엄청난 폭풍 카리스마를 발산하더군요. 그래서 오히려 이 사람들은 '나가수'와 잘 맞지 않는가보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남의 노래를 할 때는 좀처럼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자기 자신의 노래를 부를 때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눈부신 빛을 발하니까 말입니다.

조관우의 '사랑했으므로'는 팔세토 창법의 진가를 여지없이 증명했습니다. 그 목소리에서 전해지는 아주 독특한 슬픔이 심금을 울리더군요. 4위는 좀 아쉬운 등수지만 워낙 쟁쟁한 가수들이 포진하고 있으니 그럴 수도 있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장혜진의 '아름다운 날들'이 6위를 차지한 것은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전혀 힘들이지 않고 깨끗하게 올라가는 고음 하며,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는 깊은 감성이며,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장혜진의 음색을 다시 한 번 절절히 체험시켜 준 무대였는데요. 역시...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를 일입니다..;;

이상으로 이번 주 '나가수' 순위에 대한 개인적 고찰을 마칩니다. 즐거운 한 주 시작하십시오! ^^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