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슈퍼스타K3' 소녀 방희락이 깨우쳐 준 진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슈퍼스타K3' 소녀 방희락이 깨우쳐 준 진실

빛무리~ 2011. 8. 20. 12:35
반응형




'슈퍼스타K3'가 2회까지 방송되었습니다. 돌풍이 장난 아니군요. 분명 케이블 프로그램이건만, 지상파까지 모두 합쳐서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니 말입니다. 90분 방송 전체의 평균 시청률이 9.4%라니 정말 대단합니다. 동시간대의 지상파 방송들은 4~8%대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도 이번에는 '기적의 오디션'을 안 보고 '슈스케'를 보았습니다..ㅎㅎ

아직은 예선이다 보니 전체적으로 다 흥미롭지는 않았습니다. '악마의 편집'을 거쳐서 방송되는 것인데도 중간 중간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합격자들이라고 해서 모두 실력이 괜찮아 보이지도 않았고, 서인영과 호란과 환희에게서는 심사위원다운 무게감과 신뢰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제 가슴속에 깊은 인상을 남긴 참가자를 두 명이나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23세의 청년 박장현이었습니다. 제 신경을 집중시킬만한 참가자가 한동안 나타나지 않아서 지루함을 느끼던 저는, 한 10분 정도 다른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어떤 청년이 화면에 나와서 "노래를 하고 싶은데 어머니가 너무 심하게 반대하셔서 힘들었다"고 인터뷰하는 것을 보았지만, 별 관심은 생기지 않아서 그냥 하던 생각을 계속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순간, 생각지도 않은 목소리가 제 귀로 들어와 뇌리에 꽂히고 가슴을 관통했습니다. 깜짝 놀라서 다시 화면을 보니 좀전에 인터뷰하던 그 청년이었습니다.

일종의 관성의 법칙 때문인지, 저는 하고 있던 생각을 계속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박장현의 노랫소리는 계속 머리에 강렬하게 꽂혀 들어와, 절대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하던 생각을 포기하고 그에게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멍하니 넋놓고 듣는데, 박장현은 문득 좀 석연찮게 노래를 멈추더니 쑥스러워하며 말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감정에 북받쳐서..." 그러자 이승철이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나도 그래요, 가끔..." 울컥했던 것조차 아무런 흠이 되지 않을 만큼, 박장현의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예술이었습니다.

"노래를 아주 잘 하네요!" 독설가 이승철이 극찬을 했습니다. 미사여구 등은 전혀 없이, 가장 짧고 단순한 언어로 칭찬했기에 더욱 단호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른 심사위원들도 이의가 있을 턱이 없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노래를 잘 하는 아들인데, 게다가 본인이 간절히 그 길을 소망하는데 어머니가 막으시면 안되겠죠..;; 물론 험난한 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걱정이 크시겠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어머니가 양보하고 아들을 믿어 주시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의 인상적인 참가자는 중학교 3학년생인 소녀 방희락 양이었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소리를 들으실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태어나면서부터 청각 언어장애를 지니고 계셨으며, 아버지는 뇌수막염을 앓은 후유증으로 청각을 잃으셨다 합니다. 부모님은 몸이 불편하여 일을 하지 못하시기 때문에, 국가보조지원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했습니다.

부모님께 나의 목소리만이라도 들려 드리고 싶다면서 눈물 흘리는 소녀의 모습은 그저 가슴아플 뿐이었습니다. 노래에 소질있는 딸에게 아무런 지원도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엄마의 말을 들었을 때는, 힘없는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했다고 소녀는 말했습니다. 그리고 방희락 양의 노래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맑고 성량도 풍부했습니다. 노래 실력이 정말 출중하더군요. 어린 나이답지 않게 서글픈 감성까지 깊이 배어 있어서 듣는 이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지난 주에 등장하여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손예림 양에 이어, 또 한 명의 무서운 10대 참가자가 나타난 것입니다.

밖에서 가슴 졸이며 기다리고 있던 희락이의 어머니는, 딸이 활짝 웃으며 합격 티셔츠를 들고 나타나자 감격에 겨워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하지만 그 표정에는 기쁨과 동시에 처절한 고통도 깃들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오디션에 붙을 만큼 노래를 잘 하는 딸인데 정작 엄마는 그 노래를 들을 수도 없고, 혼자 힘으로 여기까지 달려온 딸에게 장하다고, 축하한다고 말 한 마디 전해 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소리를 듣지 못했던 어머니는 얼마나 답답할까요? 딸의 목소리가 얼마나 예쁜지... 딸이 잘 한다는 그 노래라는 건 도대체 무엇인지... 그게 얼마나 좋은 것이길래 사람들이 그토록 깊이 빠져들어서 울고 웃고 춤을 추고 그러는지...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궁금할까요? 들을 수 없다는 것은 단지 불편할 뿐만 아니라, 삶의 한 가지 커다란 행복을 포기해야만 하는 아픔이었습니다.

방희락 양과 그 어머니는 지금껏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 왔던 나의 청각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 것인지를 깨우쳐 주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고마운 것들이 참 많더군요. 갖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불만을 품을 게 아니라, 현재 갖고 있는 것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고마워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진리를 저는 방희락 양을 통해 새삼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짐작에 희락이의 이름은 기쁠 희(喜)와 즐거울 락(樂) 자를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라도 언제나 기쁘고 즐겁게 살아가라는 뜻에서 그녀의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 아닐까 싶어요. 그 청아한 목소리로 항상 기쁘게 노래부르며, 이름처럼 즐겁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