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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폭포 특집은 강호동과의 이별 준비 여행?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폭포 특집은 강호동과의 이별 준비 여행?

빛무리~ 2011. 8. 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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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에 걸쳐 마련되었던 '1박2일'의 야심찬 '폭포 특집'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제주의 엉또폭포까지 숨막히게 달려갔던 1주차의 레이스는 긴박감과 재미가 넘쳤고, 주로 방 안에서 모든 시간을 보내며 입으로만 떠들었던 2주차는 개인적으로 좀 지루했고, 드디어 전국 방방곡곡에서 찾아낸 폭포 절경들을 화면에 담아 보여 준 3주차는 아름다움과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폭포 특집'을 모두 시청하고 난 느낌은 이제까지와는 좀 색다른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1박2일'은 강호동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는 듯했어요. 강호동이 이미 작년 말부터 하차 의사를 밝혀 왔다는 사실이 언론에 조금도 새어나오지 않고 극비리에 유지되고 있다가, 하필이면 '폭포 특집'이 방송되는 와중에 터져나온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련 기사들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일단 강호동의 하차 시기는 10월쯤으로 예상됩니다. 저는 강호동 없는 '1박2일'이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에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지요. 프로그램 자체가 워낙 오래되었고 이미 정점을 찍은 후이기 때문에, 맏형이며 리더인 강호동이 빠지고 나서도 동생들이 꾸준히 남아 그 자리를 지켜줄 거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강호동의 하차 선언은 배신이 아니라, 떠나고 싶어도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는 동생들의 입장을 대표하여 총대를 멘 거라는 일각의 견해에 더 신빙성이 있는 것도 같았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어차피 '1박2일'은 와해될 수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폭포 특집' 말미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제작진은 강호동 없이도 '1박2일'을 굳건히 유지시키겠다고 결심한 듯했어요. 특히 이승기와 이수근이 단둘이 일본으로 떠난 해외여행을 촬영하여 다음 주에 '1박2일'의 본방송으로 내보내겠다는 부분에서 그런 느낌이 짙게 들었습니다. 라디오에 보낸 사연들 중 이승기의 것이 채택되어 해외여행권을 받았다는 사실이야 알고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 특혜라고 생각했을 뿐, 그것이 정식 방송으로 제작되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알고 보니 그들이 오사카에 간 목적은 '1박2일'과 깊은 우정을 나누고 있는 박찬호 선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최근 허벅지 부상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박찬호 선수를 응원차 방문하여 1박2일 동안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왔다는군요. 서로들 무척이나 반가워했다는 흐뭇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왜 모두 함께 가지 않고 두 명만 갔을까요?

물론 해외항공권이 비싸서 그렇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는 있겠지만, 좋은 방송을 만들 수만 있다면 제작비가 문제겠습니까? '외국인 근로자 특집'만 생각해 보아도 그렇습니다. 동남아의 그 수많은 나라들로 제작진이 직접 찾아갔을 뿐만 아니라, 결코 적지 않은 인원의 가족들을 한국땅으로 초대하지 않았습니까? 덕분에 비행기표 살 돈이 없어서 수년간 만나지 못하던 가난한 가족들이 상봉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일본 땅으로 6명의 멤버를 데려가는 비용 정도야 새발의 피 아니겠습니까? 해외여행권이 이승기에게 주어진 개인적 선물이 아니라 공적인 방송을 위한 거였다면, 마땅히 모두 함께 가서 보다 알찬 방송을 만들도록 해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유일하게 박찬호를 동생으로 대할 수 있는 맏형 강호동의 존재감은 대체불가능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굳이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것은 그 이면에 다른 뜻이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강호동 없이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려 했거나, 또는 그럴 수 있는지를 실험하려 했거나, 둘 중 하나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초에 떠나려던 이승기는 어차피 결단을 내려서 군입대 전까지는 '1박2일'을 지키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정확한 군입대 시기가 언제일지는 모르나, 강호동이 10월에 하차한다면 이승기는 그 이후에도 한동안 남아있게 될 것입니다. 이제까지도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해 왔지만 앞으로는 이승기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겠군요. 제 생각에는 은지원과 이승기가 쌍두마차 형식으로 '1박2일'을 이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수근은 고참이긴 하지만 그 성향상 앞에서 이끌기보다는 보조하는 역할이 더 어울릴 듯하고, 엄태웅과 김종민은 더욱 그렇지요.

저의 예상이 맞다면 이번에는 이승기가 이수근과 함께 방송 분량을 책임지지만, 다음 번에는 은지원이 엄태웅과 김종민을 대동하여 어딘가로 떠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점차로 강호동 없이 '1박2일'을 만들어 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지요. 물론 대놓고 연습하기는 좀 그러니까, 그 때도 이번처럼 뭔가 구실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승기는 라디오 사연이 채택되어 1인 동반 해외여행권을 선물받았는데, 은지원은 또 어떤 계기로 수지를 맞게 될까요? ㅎㅎ

강호동의 진심이 담긴 듯한 편지의 내용 또한, 그들이 이별을 준비하고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반칙 배신하는 형은 설정이 아니라 실제 내 자신같아 마음이 무겁구나. 더 멋진 형을 만났더라면 내 동생들이 더 훌륭한 방송인이 되지 않았을까 미안한 마음까지 들어. 하지만 동생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아. 종이에 그리면 그림이고, 마음에 그리면 그리움이라고 했던가요? 오늘 밤도 변함없이 내 동생들을 마음속에서 그려 봅니다."

하차 소식을 듣고 나서 이 편지의 내용을 찬찬히 되짚어 보니, 한 마디 한 마디가 무척이나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군요. "너희들과 함께 끝까지 남아서 프로그램을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먼저 떠나는 형의 마음이 무겁구나. 나보다 좋은 선배를 만났더라면 너희들의 방송 인생에 더 큰 도움이 되었을 텐데 미안하다. 하지만 이렇게 떠나더라도 너희를 아끼고 사랑하는 내 마음은 진심이라는 걸 믿어 다오. 헤어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너희들이 그리워진다." 어디까지나 자의적인 해석이지만, 저는 아무래도 강호동의 편지가 대략 이런 뜻을 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들이 갖은 고생 끝에 안방까지 생생히 전해 준 폭포들의 시원스런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저 역시 '1박2일'이 아직은 없어져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강호동 없이도 남아있는 식구들의 힘으로 얼마든지 좋은 프로그램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저는 굳게 믿기로 했습니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한마음으로 신뢰를 전해 준다면 그들도 부쩍부쩍 힘이 솟지 않겠어요? 아무쪼록 우리는 실망하거나 불평하기보다, 그들을 믿고 응원하고 격려해 줍시다.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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