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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우선 이 글은 기자들의 역성을 들기 위해서 쓰여지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 둔다. 개인적 용무로 출국하려던 연예인이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친 기자들에게 취재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대며 일방적 취재를 강행했다면 기자들의 그런 행동은 100% 잘못이다. 해당 연예인으로서는 몹시 불쾌하고 짜증날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자들의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가운뎃 손가락을 올려 보란듯이 욕을 한 연예인의 행동이 정당한 것이었을까? 원인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잘못된 행동을 칭찬할 수 있을까? 그 사건을 다룬 기사들에서는 당연히 김민준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김민준의 행동이 잘못되기도 했지만, 일단 기자들이 욕을 먹었기 때문에 좋은 말로 기사를 써 주었을 리가 만..
이 중요한 시기에 벌써 몇 주째나 MC 특집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보면 '승승장구'의 제 식구 챙기기는 좀 유별난 듯 싶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이기광을 필두로 '비스트' 전 멤버가 출연한다기에 오랜만에 기대감을 품고 시청했습니다. 제가 아이돌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음악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던 그 친구들이 우르르 한꺼번에 토크쇼에 나온다면 뭔가 새로운 재미가 창출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리고 대략 2년 전쯤 방송되었던 '승승장구-2PM' 편을 상당히 재미있게 시청했던 기억이 또한 구미를 당겼습니다. 현재 이기광의 자리에 그 때는 장우영이 있었죠. 그 때 이미 최강의 예능돌이었던 2PM 멤버들은 제각각 화려한 입담과 개인기로 쏠쏠한 재미를 뽑아냈습니다. 갑작스레 어려운 단체 안무를 요구해도 주..
여름특집으로 꾸며진 '해피투게더'에는 2PM의 여섯 멤버를 비롯해 애프터스쿨의 유이와 리지, 달샤벳의 수빈과 아영, 그리고 개그우먼 오나미까지 무려 11명의 게스트가 출연했습니다. MC들 중 유일한 미혼인 신봉선은 후배 오나미 옆에 앉아 여성 출연자들과 같은 입장(?)에서 방송을 하더군요. 남자 6명과 여자 6명으로 짝을 맞춰서 일종의 연애 버라이어티 형식으로 진행하려는 의도를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방송이 아주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이런 식상한 컨셉은 별로였어요. 대놓고 남녀간의 핑크빛 분위기를 자아내려는 상황인데, 2PM의 태도는 별로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하긴 요즘 2PM은 여기저기 예능에서 종횡무진 활약중입니다. 바로 엊그제도 '강심장'에서 보았고, 지난 일요일에는 '출발 ..
차화연의 컴백으로 인해 연기 잘 하는 중견 여배우 한 사람을 더 확보하게 된 것은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 입장에서 매우 흐뭇한 일입니다. 그런데 깊이 있고 카리스마까지 갖춘 연기력과는 별개로 '강심장'에 출연한 차화연의 모습은 너무 철없어 보였습니다. '강심장' 제작진은 '소녀같다'는 말로 좋게 포장했지만, 어른다운 판단력과 자제력이 부족한 듯한 차화연의 태도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더군요. 50을 넘긴 나이에도 소녀시절의 풋풋한 감성을 간직하고 있는 거야 얼마든지 좋은데, 타인의 입장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생각나는대로 말해 버리는 태도는 표현이 좀 과한지 모르지만 나잇값을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81년, 차화연은 24세의 나이로 TV 문학관 '삼포 가는 길'에 출연했습니다. 그 작품은 당..
무려 11년 전에 발표된 노래 임재범의 '너를 위해'가 느닷없이 2011년 5월 둘쨋주 '뮤직뱅크' 1위 후보에 올랐다가, 박재범과의 경합에서 패배하여(?) 2위를 차지하는 기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나가수'로 인해 음원의 인기가 폭발했기 때문이라고는 하는데, 왠지 모를 찜찜함을 떨쳐낼 수가 없군요. 이제껏 그 어떤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도 수년 전에 발표된 노래가 새삼스레 다시 등장하여 1위 후보가 되는 것을 본 기억은 없습니다. 음원이 인기가 많으면 아무리 오래된 노래라도 '뮤직뱅크' 1위 후보가 될 수 있는 건가요? 무언가 또 다른 기준은 없는 건가요? '뮤직뱅크' 순위에 오르는 곡이 반드시 최근에 발표된 신곡이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이제껏 그렇게 진행되어 왔는데, 11년 전에 ..
'스타골든벨' 후속으로 방송중인 '백점만점'은 '오마이스쿨'이라는 이름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출발했었죠. 한 번 시행되고 말았지만 '오마이스쿨'에는 '인생그래프'를 그리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참가한 아이돌 스타들은 모두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이켜 보며 나름대로 상승과 하강 곡선을 그린 후, 전문가의 평가를 받곤 했지요. 그 중에 택연은 박진영을 만나 JYP의 연습생이 되면서 곡선 하락(아마도 연습생 시절이 엄청 고되었던 듯..;;) , 2PM으로 데뷔를 하면서 곡선 상승, 재범의 탈퇴로 팀 전체가 위기를 겪으면서 곡선 하락, 백지영과 함께 '내 귀에 캔디'로 인기를 얻으면서 곡선 상승 등의 내용으로 자신의 인생 그래프를 구성했습니다. 곡선의 내용을 설명하는 택연의 말솜씨도 퍽이나 감칠맛이 났고..
'위대한 탄생' 3회는 뉴욕과 한국에서 열린 오디션을 적절히 편집하여 구성되었습니다. 지난 주 일본 참가자들의 수준이 너무 실망스러울 정도로 낮았기 때문에 오늘은 별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마치 뒤통수라도 치듯 뉴욕과 한국의 참가자들은 모두 상상 그 이상의 수준을 보여 주었습니다. 훌륭한 실력으로 노래를 잘 하거나, 그 정도 실력은 없더라도 심금을 울리는 진정을 담아서 눈물겹게 열창하거나, 신선하고 독특한 음색으로 귀를 사로잡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요절복통할 정도로 웃기거나... 참가한 모든 팀이 제각각 좋은 점을 갖추고 있더군요. 결과적으로 방송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만 만들어 준다면 '슈퍼스타K'의 아류작이라는 비판도 쑥 들어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감동은 초반부터 시작되..
'세상을 바꾸는 퀴즈' (이하 '세바퀴')는 대략 1년 전까지만 해도 기타 예능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경실, 조혜련, 김지선 등 기 센 아줌마들의 오버스러움은 애교스런 할머니 선우용녀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아래 융화되어 거부감의 덫을 비켜났고, 그 위에 임예진의 귀여운 푼수기와 조형기의 구수한 입담과 김태현의 촌철살인 개그 등이 잘 버무려져 독특한 감칠맛을 냈지요. 초대되는 게스트들도 매우 다양해서, 좀처럼 TV에서 볼 수 없던 반가운 얼굴들을 수시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게스트들을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우선 프로레슬러 이왕표라든가, 코미디언 최병서, 배우 이정섭 등의 이름이 떠오르는군요. 20대 초반의 젊은 게스트는 예쁜 고명처럼 조금씩 얹혀져 있었을 뿐, 대부분은 높은 연령..
수년간 토요일 예능의 황금시간대에 군림해 왔던 '스타골든벨'이 2010년 가을 개편을 맞이하여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김제동 하차 이후로는 예전의 빛깔을 잃어버렸고, 무슨 '1학년 1반'이라는 이름으로 변경된 후에는 더욱더 재미없었기 때문에 사실 개편은 이미 예정되어 있다고 보였지요. 그런데 후속 프로그램의 이름이 '오마이스쿨'이라는 것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단어의 의미로만 보자면 별 문제 없겠으나, 자동적으로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의 이름이 오버랩되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의 이름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마이스쿨' 첫방송을 시청한 저의 소감은 이렇습니다. "재미가 없지는 않았으나 앞으로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박명수, 박경림, 유세윤, 토니안으로 구성된 4MC의..
추석 특집으로 제작된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대회'에서 날쌘돌이 조권은 당당히 2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육상의 꽃이라 불리우는 100m 달리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보이며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400m 계주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출전하여 자기 팀에게 금메달을 선사했지요. 그는 완벽한 승리자였고 영웅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유난히 가냘픈 체격 때문에 좀 약해 보였던지라, 저는 그가 2PM의 택연이나 에이트의 이현보다 뒤처질 거라고 예상했기에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출발 신호가 터지고 신들린 듯 질주하여 삽시간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조권의 모습을 보니, 저는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더군요. 쏜살같이 달리는 그는 굉장히 강인해 보였고, 가냘픈 체격 때문인지 사람이 아니라 날아다니는 정령(精靈)처럼 신비스러웠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