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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태어나기도 전부터 미운 오리 새끼가 되어 버린 '1박2일' 시즌2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첫방송을 본 후 시청자들의 소감은 극과 극으로 나뉘는 양상인데, 개인적으로 제 느낌은 나쁘지 않더군요. 물론 초보 제작진의 미숙함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것이 좀 불편하긴 했지만, 기존 '1박2일'의 포맷이 워낙 잘 짜여져 있는지라 조금씩만 변형시키면 되기 때문에, 당분간 큰 문제는 없을 듯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간의 염려를 모으던 새 멤버들의 역량은 오히려 예상보다 훌륭한 편이었습니다. 모두들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나온 듯, 벌써부터 저마다 특정한 캐릭터가 잡히기 시작했어요. 1. 김승우 일단 큰형님 김승우는 좀 엉뚱한 캐릭터입니다. 자칭 예민해서 잠이 없는 편이고 잠자리를 옮기면 더욱 잠 못드는 사람이라 주..
'1박2일 - 답사여행' 편에서 이승기의 '너우동' 쇼를 보는 동안 저는 거의 웃음이 나지 않았습니다. 보통 입수라고 해봤자 물에 첨벙 들어갔다가 곧바로 나오는 게 보통이었죠. 밖에 나오면 곧바로 코디들이 달려들어 커다란 수건 등으로 몸을 감싸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승기의 '너우동'은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상체의 맨살을 드러내 놓고 찬물을 끼얹어 가며 한참이나 연기를 하는데, 그 몸에서 아지랑이처럼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것을 보니 살짝 울컥하는 마음까지 생겨났습니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감기에 걸리기 딱 좋은 상황이었으니까요. 강호동의 잠정 은퇴 후, 이승기는 갑작스레 '1박2일'과 '강심장'의 메인 MC가 되었습니다. 예능 스케줄 자체가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
이번 주 '런닝맨'에서는 1:9 대결이 2차례나 펼쳐졌습니다. 첫번째 대결은 하하를 1의 주인공으로 삼아, 그가 철저히 자기 방식대로 선정한 문제를 다른 멤버들이 맞히도록 하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두번째 대결은 추격팀의 역할을 김종국 혼자 맡아서 나머지 9명을 잡도록 하는 '방울 숨바꼭질'의 변형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 두 가지의 1:9 대결은 모두 재미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번 주 '런닝맨'의 하이라이트는 음식맛 평가단으로 외국인 손님들을 초대해 벌였던 '요리 대결'이었어요. 예능보다는 오히려 다큐에 가까운 코너였지만, 그래도 3팀으로 나뉘어 요리를 진행해 가는 과정이나 평가단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 생각보다는 흥미진진하더군요. 갈비찜, 김치낙지수제비, 닭떡갈비의 실제 맛은 어땠을지 모르나 ..
과학박물관을 배경으로 펼쳐진 '런닝맨' 3회를 보면서 지난 주의 전반부는 상당히 재미있어졌다고 느꼈으나, 이번 주의 후반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겠으나, 제 눈에 뚜렷이 잡힌 구멍 하나는 바로 김종국이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패밀리가 떴다' 당시에는 별로 그의 존재가 거슬린다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패떴'은 게임만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 아니었던 데다가, 게임의 종류 자체도 크게 '힘'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요. 어르신들의 일거리를 도와 드리는 부분에서는 김종국의 막강한 힘이 오히려 든든하기만 했을 뿐 전혀 거슬린다고 느낄 이유가 없었으며, 게임에서도 김종국은 힘과 덩치가 무색하게 패배율이 높았습니다. 한때는 별명이 '게임슬럼프'였을 정도로 말..
작년까지 유재석은 담당한 프로그램 4개가 모두 최고의 시청률을 거두며 명실공히 그의 전성기임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M방송사의 '무한도전', '놀러와', K방송사의 '해피투게더', 그리고 S방송사의 '패밀리가 떴다' 까지 (비록 '패떴'은 하반기에 현저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지만 그래도 기존의 위용이 남아 있어 여전히 S방송사의 대표 예능이었던...) 유재석의 손길이 닿은 프로그램은 모두 승승장구했으며, 어느 자리에 있을 때나 유재석의 존재감은 최고로 빛났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유재석은 일요 예능에서 수차례의 고난을 극복하며 견디어야 했습니다. 2007년 4월 '일요일이 좋다-X맨'이 종영한 후 '하자GO', '옛날TV', '기적의 승부사' 등 이어지는 프로그램마다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