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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무릎팍도사' 한테 10~20분 가량의 시간을 빌어 간신히 셋방살이하는 것처럼 보이던 '라디오스타'가 일약 1시간 짜리 프로그램으로 재편성되었을 때, 과연 그 특성을 잘 유지하며 재미있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현재 '라디오스타'는 예전보다 훨씬 재미있고 화려한 메이저 예능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전반부의 토크에 이어 후반부의 '고품격 노래방'이 추가되면서, 예전부터 농담삼아 자부해 왔던 '고품격 음악 토크쇼'의 분위기도 제대로 살아나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국민로커 김경호와 발라드의 신 김연우를 초대하여 깨알같은 토크와 질 높은 음악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었던 이번 주 방송은 속속들이 재미로 꽉 채워져 있었습니다. 개그맨 정성호와 장재영도 함께 출연했지만..
이소라의 '제발'을 불러서 1위를 차지했을 때, 김범수는 환호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거의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데뷔 13년만에 1위를 해본 것은 처음이라면서 감격했습니다. 김범수처럼 가창력을 인정받는 가수가 13년 동안 어떤 순위 프로그램에서도 1위를 해본 적 없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이 경악했었지요. 지나치게 아이돌 위주로만 흘러가는 가요계의 현실에 새삼스런 비판이 가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꾸밈없이 솔직하게 기뻐하는 김범수의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제작진이 바뀐 '나가수'는 한달간의 정비 작업을 거쳐 다시 시작되었지요. 그런데 김범수는 아직도 한달 전에 했던 1위의 추억을 곱씹으며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 것처럼, 제 눈에는 좀 그렇게 보였습니다. 거의 알..
이제 '나는 가수다'를 볼 일이 없을 거라고까지 생각했었는데, 지난 번 '놀러와'에 출연했던 조관우의 입담과 노래 실력에 새삼스레 반한 나머지 다시 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또 상처만 남았군요..;; 첫 출연에 꼴찌라는 수모를 겪을 뮤지션은 결코 아니건만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은, 제가 보기엔 선곡이 좀 실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원미연의 '이별여행'은 조관우의 팔세토 창법에 그리 썩 잘 어울리는 노래가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멋있긴 했지만, 큰 감동은 오지 않았어요. 본인이 꼭 불러보고 싶었던 노래라고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했을 때 반드시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지요. 말하자면 첫 출연에 과한 모험을 한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키를 변경하지 않고 여성 소프라노의 음역대를 그대로 소화하는 조관우의 ..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성유리를 보며 처음에 자연스럽게 떠오른 생각은 최근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에서 약간 퇴보한 듯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논란에 시달렸던 일이었습니다. 물론 '태삼'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개연성을 철저히 배제한 채 꿋꿋하게 흘러가는 스토리의 진행에 있었으므로 그 책임을 연기자에게 돌린다면 당사자로서는 상당히 억울한 면이 있겠으나, 하여튼 '태삼'에서 보여준 성유리의 모습이 이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녀가 이번에 '무릎팍'에 출연한 목적은 최근의 마음고생을 털어놓기 위함은 아닌 듯,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이 넘어갔습니다. 처음엔 약간 의아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오히려 '모른 척, 아닌 척' 하고 넘어가는 것이 그녀의 입장에서는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