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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초반에는 제법 독특한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던 '용팔이'가 갈수록 부실 대본의 한계를 드러내며 공감대 형성에 실패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 기본적 설정의 무리수는 일찌감치 드러난 상태였지만, 너무도 급박하고 뜬금없이 전개되는 남녀 주인공의 러브라인은 꾸준히 시청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1~2회분을 건너뛴 것처럼 느끼게 하는 마법을 선사했다. 듣자 하니 '용팔이'는 2013년부터 제작 기획이 시작되었다던데, 무슨 이유로 방송 초반부터 쪽대본 촬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대본이 그래선지 스토리 전개는 황당할 만큼 듬성듬성하고, 그 와중에 시간을 때우기 위해선지 과거 회상 및 쓸데없는 장면들이 너무 길고 지루하게 삽입된다. 한여진(김태희)이 3년씩이나 인위적으로 잠들어 있게 된 이유가 8회에서 밝혀졌다. 3년 전..
내가 2013년 한 해 동안 혼이 쏙 빠지게 몰입하며 보았던 드라마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나인 : 아홉 번의 시간 여행' 2편이었다. '너목들'에서는 남주인공 박수하(이종석)의 매력에 홀려 정신을 못 차렸다면 '나인'에서는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시간 여행의 결과를 궁금해하느라 매 순간 가슴을 졸이곤 했다. 어느 덧 '나인'이 방송된지도 1년이 넘어가는데, 요즘은 그렇게 내 마음을 강렬히 사로잡는 작품이 없다. 원래는 '신의 선물'에 가장 큰 기대를 걸었었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나의 예상과는 많이 다른 작품이었다. 구성이 너무 복잡 산만하고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추리할 것이 너무 많아서, 정작 딸 샛별이(김유빈)를 향한 김수현(이보영)의 뜨거운 모성은 정신없는 껍데기 속으로 숨어버린 느낌이..
이쯤 되면 의도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을 듯 합니다. MC몽의 치과 질환으로 인한 병역 면제 논란이 아직 확실하게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하하몽쇼'의 방송이 강행된 것부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1회의 게스트는 최근 표절 논란으로 데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이효리였습니다. 비록 이효리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해도 작곡가의 표절을 인정한 시점이 그녀의 앨범 활동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 때문에라도 의혹의 시선이 멈추지 않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상황인데 그 와중에 이효리는 거침없이 예능에 출연하여 예전처럼 한치도 수그러들지 않는 자신감 100%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그녀의 호감도를 높였..
오랜만에 '놀라운 대회 스타킹'을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참 즐겨 보던 프로그램인데 언제부턴가 마음이 떠나면서 잘 안 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채널을 돌리다가 생각지도 않은 천상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화음이 들려오기에 깜짝 놀라서 멈추었습니다. 500년 전통에 빛나는 '빈소년 합창단'이 놀랍게도 '스타킹'에 출연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어릴적에 어느 위인전에선가 유명 음악가의 어린 시절, 빈소년 합창단에 들어가지 못해 애를 태웠다는 내용을 읽으면서부터 빈소년 합창단은 제게 호기심과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때는 '비인 소년 합창단'이라고 표기했었는데, 현재 외국어 표기법상으로는 방송에 나온 대로 '빈소년'이라고 하는 게 맞는 듯하여 그렇게 칭하지만 느낌이 좀 이상하군요. 뭔가 텅텅 빈 소년들이라는 느낌이라....
나는 음악을 잘 모르고, 좋아하는 장르도 발라드로 좁게 한정되어 있다 보니 아이돌 가수들을 잘 모른다. 가끔 예능 프로그램에서나 보아야 '저런 그룹도 있었구나' 하고 알 뿐이다.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기억하기도 힘들다. 이렇게 문외한인 나의 눈에도 요즘 그들의 세계는 위험할 정도로 시끄러워 보인다.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 하나의 폭풍이 잠잠해지기도 전에 또 하나의 폭풍이 불어오는 식이다. 2PM의 재범 군 역시 나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먼저 보게 되었었다. 꽃미남 소년들과는 대조적으로 짙은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그룹이라 그 색다른 매력에 눈길이 갔었다. 그가 4년 전에 친구와 개인적으로 나눈 대화가 인터넷 공간에 남아 있다가 갑자기 온 세상에 퍼지게 되면서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쳤다. 그가 사용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