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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세월을 훌쩍 건너 뛴 이후로는 초반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참 좋았습니다. 서준(장근석)-정하나(윤아)의 발랄한 사랑과, 서인하(정진영)-김윤희(이미숙)의 기품있는 사랑이 조화를 이루면서, 드라마 전체의 분위기가 무척이나 아름다워졌지요. 부디 유치하거나 식상하지 않게 끝까지 설득력 있게 진행되기를 간절히 바랐건만, 안타깝게도 인하와 윤희가 절절하게 재회한지 고작 1회만에 최악의 무리수가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이제껏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모든 장르의 멜로에서 신물나도록 써먹었던 소재, 바로 불치병이었습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중년커플의 사랑 코드를 없애는 편이 나았습니다. 영화 '클래식'이나 '유리의 성'에서 그랬던 것처럼, 수십 년 전에 사랑했던 두 사람 중 한 쪽을 (또는 두 사람 모두를) 이미 죽은 ..
한국 영화 중 멜로의 전설이라 할만한 작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물론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멜로 영화라고 하면 제 머릿속에는 '클래식'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외국인이 좋아하는 한국영화 1위로 뽑힌 적도 있다는 '클래식'은 조승우, 손예진, 조인성이 열연했던 2003년 작품이죠. 현재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 '사랑비' 역시 이 영화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영화는 두 갈래의 사랑으로 구성되는데, 손예진이 1인 2역을 맡아 과거와 현재의 사랑을 동시에 표현합니다. 1960년대, 고등학생이던 오준하(조승우)와 성주희(손예진)는 서로에게 불가항력적으로 끌리며 애틋한 감정을 나누지만, 그들의 사랑에는 큰 장애물이 있습니다. 오준하의 가장 친한 친구 윤태수(이기우)와 성주희는 오래 전..
예선을 통과한 30명의 참가자들은 '미라클 스쿨'에 입학했습니다. '미라클 스쿨'은 집중도 높은 합숙 훈련인데 각 그룹마다 정해진 스승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슈퍼스타K'의 '슈퍼위크'보다는 '위대한 탄생'의 '위대한 캠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5명의 마스터(곽경택, 김갑수, 김정은, 이미숙, 이범수)는 각각 6명씩의 제자를 거두어 자기만의 방식으로 한 달간 훈련시키고, 그 동안 2차례의 미션 평가를 거쳐 2명의 탈락자를 결정해야 합니다. 6명 중에 4명만이 살아남아 졸업 시험에 진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8월 5일자의 방송에서는 5개의 '미라클 스쿨' 중에서 '이미숙 클래스'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방송되었습니다. 이미숙 마스터는 예선에서 심사평을 할 때도 독설로 인해 세간의 비난을 받았을..
손예진을 처음 본 기억은 2001년 드라마 '맛있는 청혼'입니다. 당시로서는 거의 신인급의 젊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서 매우 신선한 느낌을 주었었지요. 그 중에는 연기 경력을 좀 갖추었던 정준이 남자주인공이었고, 그때만해도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소지섭이 서브남주였습니다. 더구나 여주인공 손예진과 서브여주 소유진은 모두 생소한 얼굴이었습니다. 심지어 놀랍게도 권상우와 지성이 거의 단역에 가까운 역할로 출연했으니, 지금 그들의 명성을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세월이 무상합니다..^^ 손예진의 첫인상은 같은 여자로서 보기에도 최고였습니다. 티없이 맑고 청순하고, 영리한 느낌을 주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 시대를 불문하고 소년들의 로망이던 '긴머리 소녀'의 느낌 그대로였지요. 연초에 '맛있는 청혼'이 괜찮은 성과..
'미남이시네요'의 남녀 주인공인 황태경(장근석)과 고미남(박신혜)는 부모 세대부터 이어진 질긴 인연의 끈으로 묶여 있는 듯 보입니다. 태경의 어머니와 미남의 아버지가 사랑하던 사이였기 때문이죠. 물론 아직까지는 추측 상태지만, 둘은 결코 남매는 아닌 듯 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부모는 과연 어떤 사랑을 했을까 조용히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니, 의외로 이런 부류의 이야기들이 벌써 적지 않게 있었음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기억을 샅샅이 파헤치다 보면 좀 더 나올 듯도 하지만, 우선 제 머릿속에 떠오른 영화는 두 편입니다.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주연의 '클래식'(2003), 그리고 여명과 서기 주연의 홍콩 영화 '유리의 성'(1999) 입니다. 먼저 '유리의 성'을 추억해 보겠습니다. (오래 전 작품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