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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조기 종영 결정의 폐해는 14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법정 드라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재판 과정이 대폭 축소되면서, 시청자들은 주인공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맛보거나 패배의 좌절을 느낄 기회마저 박탈당했다. 그러잖아도 너무 어려운 경제 전문 용어들이 난무해서 이해하기 힘든데, 잔뜩 몰입하고 있다 보면 어느 새 재판은 황당할 만큼 짧게 끝나 버렸다. 그냥 주인공 김석주(김명민)가 몇 마디 하고, 증인 몇 마디 하고, 이에 맞서는 전지원(진이한)이 몇 마디 했을 뿐인데, 화면이 바뀌면 사람들은 그냥 법원 밖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판결이 내려지는 장면 따위는 과감히 삭제해 버린 것이다. "뭐지? 김명민이 진 거예요?"... "이번에는 이겼나본데?"... 함께 시청하던 우리 부부는 어안이 벙벙한 채 서로 묻고..
인간의 본성은 과연 선한 것일까 악한 것일까? 어쩌면 이것은 정답이 없는 문제로서,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어린 아기들은 그저 본능에 따라 행동할 뿐인데, 본능 자체에는 선악의 구별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성인이 되어 사회의 규범을 충분히 익힌 후에도 무작정 본능에 따라서만 행동한다면 그것은 악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의 타고난 품성을 논할 때 선악보다 중요시해야 하는 것은 '공감 능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있다면, 최소한 악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이나마 타인의 고통을 자기 가슴으로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의도적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았어도 인간은 참 많은 실수를 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