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임권택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힐링캠프'에서 털어놓는 신은경의 삶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혹독한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인생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것은 가족들로부터 비롯된 경제적 고통이었죠.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한 빚은 어릴 때부터 신은경의 인생을 옭아매기 시작했고, 드라마 '종합병원'의 성공으로 톱스타 반열에 올라섰을 때도 그녀는 빈손이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수입은 부모의 빚을 갚는데 들어가고 말았던 것입니다. 3~4일씩 뜬 눈으로 촬영을 강행하면서, 과로로 인한 호르몬 이상으로 갑상선의 병이 발생하고 생니가 흔들릴 만큼 열심히 일했건만, 남은 돈이 한 푼도 없다는 사실에 그녀는 충격을 받고 집을 나옵니다. 하지만 1년쯤 지났을 때, 어머니가 다리를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는 외면할 수 없어 다시 부모를 찾아갔..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임권택 감독은 일제 치하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 6.25 전쟁통에서 보냈던 사춘기, 어린 나이에 가출해 부산 영도다리 밑에서 극도의 궁핍을 견디며 연명하던 젊은 시절 등,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당시로서는 수입이 좋았던 군화 제작일을 시작하면서부터 그에게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군요. 군화 제작일을 하던 선배들은 나중에 어느 정도의 돈이 모이자 서울로 진출하여 충무로에 영화사를 차렸고, 장사에 소질이 없던 젊은 임권택도 그들과의 연을 붙잡고 제작진의 막내로 영화판에 뛰어들었습니다. 그의 연륜은 이미 76세에 이르렀지만, 날카로운 언변과 위트는 젊은이 못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파란만장한 일대기는 그 자체가 한 편의 대하드라마처럼 흥미롭더군요. ..
'지붕뚫고 하이킥' 35회에 특별출연한 정일우를 보았습니다. 황정음의 첫사랑이며, 정음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반려견 '히릿'의 옛주인으로 말이지요. 새 봄처럼 젊은 나이에, 눈물겹도록 화창한 날에 아련한 추억만을 남기고 불치병으로 스러져간 첫사랑... 그야말로 더 이상 식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식상함의 전형이지만, 아무리 뻔한 스토리라도 순정만화는 영원히 소녀들에게 사랑받는 것처럼 '우유빛깔 정일우'가 표현해내는 첫사랑의 이미지는 자못 매혹적이었습니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혜성처럼 등장했던 정일우는 삽시간에 톱스타의 위치로 올라서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저도 그 때 담임선생님 서민정을 향해 순수한 열정을 불태우던 학교짱 윤호를 무척이나 사랑하던 누나(?)였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이후에 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