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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무릎팍도사' 한테 10~20분 가량의 시간을 빌어 간신히 셋방살이하는 것처럼 보이던 '라디오스타'가 일약 1시간 짜리 프로그램으로 재편성되었을 때, 과연 그 특성을 잘 유지하며 재미있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현재 '라디오스타'는 예전보다 훨씬 재미있고 화려한 메이저 예능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전반부의 토크에 이어 후반부의 '고품격 노래방'이 추가되면서, 예전부터 농담삼아 자부해 왔던 '고품격 음악 토크쇼'의 분위기도 제대로 살아나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국민로커 김경호와 발라드의 신 김연우를 초대하여 깨알같은 토크와 질 높은 음악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었던 이번 주 방송은 속속들이 재미로 꽉 채워져 있었습니다. 개그맨 정성호와 장재영도 함께 출연했지만..
10라운드 1차 경연은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자우림과 윤민수의 무대는 훌륭했고 저도 유쾌하게 즐기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언제부턴지 '나가수'가 노래보다는 지나치게 퍼포먼스 위주의 방송으로 변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하더군요. 바비킴의 변신은 이제 한계에 부딪혔다는 느낌이 들었고, 거미는 이제 좀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특히 원곡을 발전시키기는 커녕, 원곡 자체가 지니고 있는 풍부한 감성마저 심하게 훼손시켜 버린 인순이의 무대는 최악이었습니다. 편곡도 저게 도대체 뭔가 싶을 정도로 너무 이상했지만, 가사 중에 '그녀'라는 호칭을 '그이'라고 바꿔서 부르는 것도 굉장히 민망하더군요. 김돈규의 '나만의 슬픔'은 절대 여자가 불러서는 어울리지 않는 노래라는 것을 ..
호주 경연에서 조규찬이 탈락한 자리에 새 가수 거미가 투입되었습니다. 우선 몰라볼 만큼 예뻐진 외모가 눈에 띄더군요. 뚜렷한 이목구비의 강한 인상 때문인지 금발로 염색한 머리가 썩 잘 어울렸습니다. 검은 머리일 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이었어요. 화면에 비춰진 거미의 모습은 매우 분위기있고 아름다우면서도 개성이 넘쳐서, 어딘가 비슷비슷해 보이는 틀에 박힌 미인들과는 색다른 매력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첫 경연에서 거미가 선택한 노래는 이소라의 '난 행복해'였습니다. 이소라 특유의 목소리와 창법이 너무 인상적인 데다가 원곡 자체가 부르기 쉽지 않은 노래라서, 이건 어쩌면 처음부터 상당히 모험적인 승부수였습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과연 '나는 가수다'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
상반기부터 기대해 왔던 '나는 가수다'의 호주 경연이 멜버른 시드니 마이어 뮤직볼 무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졌습니다. 무엇보다 제 가슴을 울컥하게 했던 것은, 고국에서 온 가수들의 노래를 듣기 위해 무려 2천명이나 모여든 호주 교민들이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가수들의 입장에서도 뜻 깊은 경험이었겠지만,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가수들이 아니라 2천명의 청중평가단이었습니다. 이역만리에서 고국의 노래를 들으며 흘리는 교민들의 눈물 속에는 그저 순수하고 짙은 그리움만이 가득할 뿐이라, 더 이상 순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모처럼 주어진 그 귀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아껴서 알차게 즐기려는 듯, 그들은 가수 한 사람 한 사람의 무대마다 우렁차게 환호하고 열광적으로 호응했으며 눈물도 아끼..
로커 김경호가 섭외만 들어오면 언제든지 '나는 가수다'에 출연할 의사가 있노라고 밝힌지는 이미 오래 되었습니다. 바로 '위대한 탄생' 시즌1의 파이널 무대에서였지요. 백청강의 롤모델로서 그 자리에 참가했던 김경호는 그야말로 소름끼치는 가창력으로 좌중을 압도했습니다. 솔직히 김경호 덕분에 그 자리에 모였던 모든 참가자들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절절히 실감하며 주저앉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섬세한 감성의 전달을 중요시하는 발라드 장르보다, 역동적인 몸의 움직임을 중요시하는 댄스 장르보다, 그들이 선택한 록 장르에서는 폭발적인 성량과 가창력 위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기에 그 차이가 더욱 극명히 드러났습니다. 아무리 잘 봐주려고 해도 타고난 목소리와 매력 외에 가창력 면에서는 높이 평가하기 어려웠던 셰..
'나는 가수다'의 신정수 PD가 인순이의 하차를 극구 만류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니 문득 울컥하는 심정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2008년 소득분에 관한 인순이의 세금탈루가 9억원 가량 인정되어 추가 납부했던 사실이 최근 불거져 나왔는데, 무슨 이유로 3년 전의 일이 새삼스레 이슈가 되었는지, 무엇보다 그 알 수 없는 뒷배경이 찜찜하여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습니다. 인순이 측에서는 무지로 인한 실수일 뿐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것은 아니라 주장하고 있지만 그 진실은 모를 일이지요. 그녀가 연예인 생활을 1~2년 한 것도 아니고 '무지'했다는 말에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탈세든 뭐든 부정비리를 캐내기 위해 작정하고 털면 그만큼 먼지 안 나는 연예인은 누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생각할수록..
새로 합류한 3명의 가수와 더불어, 한층 새로운 분위기의 '나가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명예 졸업자인 박정현, 김범수의 듀엣 무대를 보니 왠지 감개가 무량하더군요. 그런데 '사랑보다 깊은 상처'는 언젠가 중간평가 무대에서도 선보인 적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다른 노래를 선택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노래는 너무나 임재범의 목소리로 귀에 익은 거라서, 김범수가 아무리 노래를 잘 해도 그만큼의 소울이 느껴지진 않더라고요..;; 8월 21일자로 방송된 '나가수'의 순위는 위의 도표와 같습니다. 이번에는 청중평가단의 선택이 유난히도 흥미롭게 느껴지는군요. 당연하다 싶게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고, 굉장히 뜻밖이라 여겨지는 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의외성도 한 가지 방향이 아니라, 어떤 ..
'무한도전' 멤버들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위한 본격적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실력파 가수들과 연합하여 만들어내는 무대인 만큼 재미도 있으면서 퀄리티도 꽤 높은 가요제가 될 듯 싶군요. 각 팀마다 독특한 색깔과 매력이 있지만, 저는 역시 유재석과 이적 팀에게 가장 큰 기대가 됩니다.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들 때마다 즉흥적으로 기타를 연주하며 음악을 만들어내는 이적의 능력은 참 놀라웠습니다. 창작의 고통은 여인의 해산과 비교될 정도로 지독한 것인데, 어쩌면 그렇게 하나도 어렵지 않고 편안해 보이던지...;; 게다가 유재석의 인생 스토리를 담는다고 하니,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았던 그의 드라마틱한 삶이 노래 속에 녹아들어가 큰 감동도 줄 것 같군요. 웃자고 시작한 일이 죽자고 커진다더니, 예능 프로그램을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