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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인간의 딸을 사랑하여 인간이 되고자 했던 신수(神獸) 구월령(최진혁)의 간절한 소망은 '구가의 서' 제2회에서 꺾이고 말았습니다. 전설의 여주인공으로는 너무도 현실적이었던 윤서화(이연희)의 사랑은 구월령의 정체를 알게 되자마자 무너져 내렸고, 그녀의 배신은 절망의 또 다른 이름이었죠. 만일 윤서화의 뱃속에 잉태된 생명이 없었다면, 구월령이 담평준(조성하)의 칼에 찔리는 그 순간 모든 희망은 사라져 버렸을 것입니다. 구월령은 '구가의 서'를 얻어 인간이 되기 위해 꼬박 90일 동안이나 무사히 금기를 지켜 왔지만, 경솔하게도 혼자 나물을 캐러 나갔던 윤서화는 관군에게 붙잡혀 버렸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는 금기를 깨지 않을 수 없었죠. 꿈을 이룰 수 있는 100일을 불과 열흘 앞둔 시점이었지만, 처참히 끌려..
'구가의 서'(九家의 書) 제1회에서 주인공 최강치(이승기)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그의 비극적 운명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최강치는 아직 이 세상에 첫 숨결을 내뱉기도 전이건만, 아비 구월령(최진혁)의 마음속에 어미 윤서화(이연희)에 대한 사랑이 싹트는 순간, 이미 그의 모진 운명은 잉태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이는 태초부터 미리 계획된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가장 뜨거운 용기와 긍정의 힘으로 절대 금기를 넘어 사랑을 이루는 최강치의 모습을 통해, 신은 이 땅의 나약한 인간들을 깨우치려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지요. 이 세상의 어떤 금기(禁忌)도 장벽도 사랑보다 강한 것은 없음을, 신분의 고하도 남녀의 차별도 심지어 인간과 짐승의 구별조차도 사랑보다 우선할 수는 없음을, 이 세상에 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