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양익준 (5)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괜찮아 사랑이야' 최종회에 관해서는 별로 길게 쓸 말이 없다. 15회 말에 장재열(조인성)이 자기의 분신과도 같았던 한강우(디오)를 떠나보내면서 이 작품의 결론은 이미 내려졌기 때문이다. 16회는 "그래서 모두 행복하게 오래 오래 잘 살았답니다" 하는 식의 에필로그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너무나 따스한 행복감을 주었던 이 드라마를 떠나보내기 위해서는 일종의 마침표를 찍는 예의가 필요할 것 같아서 아주 간단히 최종회의 리뷰를 쓴다. 지해수(공효진)의 엄마는 장재열의 정신분열증 때문에 두 사람의 결합을 극구 반대하고, 재열은 해수를 설득하여 유학을 보낸다. 하지만 그 후 1년 동안 꾸준히 병을 치료받은 재열은 완치 단계에 이르고, 해수가 유학에서 돌아오자 그들은 축복 속에 결혼을 ..
장재열(조인성)의 정신분열증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다양한 반응들이 나타났다. 조동민(성동일)과 이영진(진경)은 정신과 의사로서 객관적 판단과 차분한 결단력을 보였다. 그들 역시 장재열과의 친분이 있었기에 충격을 면할 수는 없었지만, 가족이나 연인처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기에 한 발 물러서서 침착하게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다. 장재열의 죽마고우인 양태용(태항호)은 지극히 친구다운 태도를 보였고, 재열 모(차화연)는 지극히 엄마다운 태도를 보였다. 너무나 슬프고 믿어지지 않는 현실이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에 차츰 감정을 억누르고 이성을 찾아갔다. 투렛 증후군으로 오래 고통받은 박수광(이광수)은 아파 본 사람으로서 깊은 연민을 느끼며 장재열의 곁을 지키고, 동생에게 복수심을 품고 있던 장재범(양익준)은 무표정..
'괜찮아 사랑이야' 7회가 방송된 후 다수 시청자의 반응을 보면 서로 사랑하면서도 평생 끝없이 상처를 주고받는 이상한 형제, 장재열(조인성)과 장재범(양익준)의 처절한 스토리가 매우 인상적이었던 듯하다. 하지만 나는 그들 형제의 모습에 서늘한 두려움을 느꼈을 뿐, 공감이나 감동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장재범이 주사한 액체는 수액에 불과했기 때문에 장재열은 정신이 멀쩡한 상태였고 육체적으로도 충분히 형을 제압할 힘이 있었지만, 아무런 저항 없이 형의 가혹한 주먹질과 발길질을 고스란히 당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폭행 장면을 실제로 목격할 때보다 영상을 통해 접할 때 더욱 큰 영향을 받는다는데, 가족간의 일방적 폭행과 무력한 피해자의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끔찍하고 괴로운 일이었다. 난장판이 된 폭행 현장을 목..
노희경 작가의 새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는 마음이 병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남녀 주인공 장재열(조인성)과 지해수(공효진)는 인기 추리소설 작가와 유능한 정신과 의사로서 빼어난 지적 능력과 출중한 외모를 지닌 선남선녀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마음이 병든 그들은 행복한 삶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장재열과 지해수뿐 아니라 이 작품의 등장인물 대부분은 마음이 병든 사람들로서,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매일처럼 자기 안의 자신과 힘겹게 싸우고 있다. 타인은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자기만의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그 싸움은 매우 치열하여, 매일 아침 방문을 열고 나설 때면 피투성이가 되어 있지만 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상처이기에, 그들은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함을 가장하며 평범한 일..
브라운관에서는 참 보기 어려웠던 영화감독들이 게스트로 출연하신다 해서 기대감을 갖고 '놀러와'를 시청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 의견을 말한다면 전체적으로 유익하고 재미있는 방송이긴 했는데, 한 사람의 지나친 폭주만 아니었다면 족히 두세배는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 사람은 바로 '라이터를 켜라'의 감독 장항준이었습니다. 지금 어떤 예능에 고정출연하고 계신다기에 너무 황당해서 방송이 끝난 후 검색을 통해 찾아 보았더니 '야행성'에 출연중이시더군요. 제가 '야행성'을 본 적이 없어서 몰랐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야행성'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시는지 모르지만, 솔직히 '놀러와'에서는 최악의 게스트였습니다. 스스로 "방송을 좀 안다."고 말씀하셨는데 과연 장항준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방송이란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