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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박신양은 원래 연기를 참 잘 하는 배우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신인 시절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1996년작 드라마 '사과꽃 향기'에서 저는 그를 처음 보았습니다. 무려 15년 전이군요. 김혜수와 김승우가 주연을 맡았고, 김혜수의 예전 남자친구 역할은 배우 윤동환이었습니다. 그럼 박신양은 뭐였냐구요? 마치 동성 친구처럼 김혜수를 이해하고 아껴주는, 아주 성격 좋은 베스트프렌드 역할이었지요. 메인 러브스토리는 오히려 좀 어둡고 칙칙하게 느껴졌는데, 이 친구만 등장하면 갑자기 분위기가 확 밝아졌습니다. 밝고 명랑하고 사려깊은 친구 역할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는지, 연기가 아닌 실제처럼 보일 정도였어요. 그 후에도 박신양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주며 배우로서의 탄탄한 입지를 쌓아갔습니다. 그랬는데 ..
박신양 주연의 '싸인'이 야심차게 출범한지도 2주가 되었습니다. 초반부터 빠른 템포와 치밀한 전개로 흥미를 끌며 호평을 받았으나, 4회까지 방송된 현재 시청률은 이상하게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군요. 물론 경쟁작 '마이 프린세스'가 김태희의 열연에 힘입어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점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저는 그 이유를 '싸인' 자체내에서 찾아보려 합니다. 전체적인 얼개를 보면 '싸인'은 나름대로 탄탄하게 잘 짜여진 구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복잡한 듯 하면서도 앞뒤가 잘 맞고, 일어나는 사건마다 흥미를 유발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재미는 있어요. 그런데 등장인물을 하나씩 살펴 보면, 수많은 캐릭터 중 그 누구에게도 몰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 저 사람은 겉으로는 못되게 굴지만 속마음은..
'프레지던트' 7~8회에서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장일준(최수종)의 모습이 드러나며 커다란 파문이 일었습니다. 현직 대통령 이수명(정한용)이 노골적으로 김경모(홍요섭)를 지지하며 자신에게 물러날 것을 종용하자, 장일준은 보다 강력한 방식으로 그 막강한 연합에 대항하려고 마음먹게 되지요. 마침 그의 캠프에는 최근 합류한 천재적 두뇌의 젊은 참모 기수찬(김흥수)이 있어 장일준의 무기가 되어 줍니다. 대통령이 직접 김경모에게 필승의 공약을 건네주었다는 정보를 입수한 장일준은 어떻게 해서든 그 공약을 빼내어 오려고 마음먹는데, 그의 아내 조소희(하희라)가 선택한 방법은 영부인(양희경)을 통해 직접 자료를 건네받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자기 아내가 장일준과 한편이라는 사실을 꿰뚫고 일부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