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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김선우(엄태웅)가 시력을 회복한 후의 모습으로 이장일(이준혁) 앞에 나타나 본격적인 복수의 서막을 알렸으니, 앞으로는 엄태웅의 동공 연기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듯합니다. 이장일과 이용배를 불러내서 마치 "내가 돌아왔다!"고 선포라도 하듯이 보여주었던 섬뜩한 그 연기가 마지막이었나봐요. 스토리의 흐름이나 설정으로 봤을 때는 어째서 그와 같은 만남이 필요했는지 썩 납득이 안 가는데, 아마도 시청자들로 하여금 다시 한 번 그 소름돋는 연기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려 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엄태웅의 맹인 연기는 단지 동공뿐만 아니라 온 몸과 표정에서부터 생생히 전해져 오는, 명품 중의 명품이었습니다. 오래 전, 안재욱의 데뷔작이었던 '눈 먼 새의 노래' 이후 더 이상의 맹인 연기를 볼 수는 없을 ..
가수 패티김이 얼마 전 54년 동안의 가수 인생을 마무리하겠노라며 은퇴 선언을 했군요. 만 74세의 고령이지만 건강이 나빠졌기 때문은 절대 아니고, 가장 좋은 모습일 때 떠나고 싶어서 결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데뷔 40주년에는 "앞으로 10년 동안 건강한 모습으로 노래를 더 들려드리겠다" 약속했던 그녀이고, 50주년이 되던 해에는 실제로 은퇴를 고려했지만 체력과 성량이 예전과 다를 바 없다 보니 조금 더 욕심이 났다는군요. 이제 다가오는 6월부터는 은퇴기념 전국 투어 콘서트가 무려 1년에 걸쳐 계획되어 있다하니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패티김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칭호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가수였습니다. 배우(연기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재능은 아무래도 감정 몰입과 전달이라 할 수 있겠지요...
누군가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5번째 무대에서 제가 느낀 뚜렷한 문제점은, 참가자 5명의 목소리가 하나같이 밴드 반주에 맥을 못 추고 묻혀 버린 것입니다. 오직 이태권의 '슬픈 그림같은 사랑'만이 밴드의 막강 파워에 반항이라도 해보려는 듯 선전했지만, 역시 간신히 따라가는 정도일 뿐 밴드를 제압하여 이끌고 가지는 못했습니다. 기대했던 백청강은 멘토 김윤아가 지적한 대로 지난 주에 이어서 좀 기운이 없는 듯했고, 스승 김태원마저도 그가 약간 지쳐 보인다고 인정할 정도였습니다. 꿈을 향해 날마다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기운이 펄펄 솟아도 모자랄 법한데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 건 아닌지 염려도 됩니다. 혹시 일시적인 음향 시스템의 문제였을까요? 지난 주에도 조용필 노래부르기 미션 때문에 '위대한 탄생' 밴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