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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사회 권력자들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현직 검찰 내부의 성추행을 과감한 방식으로 세상에 드러낸 서지현 검사의 폭로는 이 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 동안 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되어 왔던 수많은 성추행과 성폭력들이, 피해 여성들의 용기에 힘입어 잇달아 세상에 폭로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투(me too) 운동으로 고발당한 가해자들은 모두 막강한 명성과 권력을 지닌 사회 저명인사들이다. 정치, 문화, 연예계는 물론 종교계까지도, 그 어느 곳에도 성역은 없었다. 권력의 이름으로, 절제 못한 욕망을 핑계로, 약자들을 짓밟고 죄책감조차 없이 살아온 범죄자들은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있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지현 검사에게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매직아이'에서의 발언으로 비난에 직면한 칼럼니스트 곽정은이 자신의 입장과 생각을 밝혔다. 요약하면 "자신의 발언은 지극히 정당햇으며, 사과할 생각은 물론 없고, 마녀사냥의 피해자가 될 생각도 전혀 없다"는 내용이었다. 하긴 비굴한 모습보다야 당당한 태도가 더 보기는 좋다. 그녀 자신의 말처럼 해당 장면이 편집 없이 방송된다면 논란과 비난이 일어날 것임을 충분히 예상했을텐데, 이제 와서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둥 사과한다는 둥 비굴한 모습을 보였다면 더 추해 보였을 것 같다. 하지만 자신에게 향한 대중의 비난을 '마녀사냥'이라 규정짓는 곽정은의 논리에는 반박하고 싶다. 그녀와 나는 개인적 성향과 인생관을 비롯한 모든 생각이 정반대에 놓여있는 사람이므로, 만약 개인적인 관계였다면 서로 터치하지 않는 방식을 택..
'매직아이'에 출연한 에디터 곽정은의 발언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검토 대상에 올랐다. 검토 결과 시정이나 경고 조치를 받으면 '매직아이' 제작진은 방송 전에 자막으로 사과문을 내보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폐지가 결정된 프로그램에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쩌면 제작진은 이와 같은 상황을 충분히 예견했지만, 어차피 폐지될텐데 마지막으로 도발이나 한 번 해보자는 심정에서 편집 없이 해당 장면을 방송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곽정은의 발언 중 문제된 내용은 함께 게스트로 출연한 장기하를 두고 "이 남자는 침대에서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한다"고 말한 부분이었다. 방송을 무심히 보고 있던 나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잘못 들었나? 그러나 제작진은 곽정은의 발언을 뚜렷한 자막으로 표시하여 내보내고..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의 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얼마나 더 독해지려고 초반부터 이렇게 심한 설정들이 등장하는지, 나중을 생각하면 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설 지경입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김병욱 PD의 칼날은 더욱 날카롭게 벼려진 것 같습니다. 사실 '지붕뚫고 하이킥'도 처음부터 만만치 않게 독한 작품이었지요. 어린 자매는 어느 날 갑자기 서울 한복판에 모질게 내던져졌고, 아홉살배기 어린 신애는 전쟁고아처럼 비참한 몰골로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걸어다녔습니다. 언니 세경의 손을 놓쳐서 잠시 떨어지게 되었을 때, 계속 울면서도 거리에서 눈에 띄는 음식만 있으면 몽땅 주워먹고 다니던 신애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남의 집 대문 앞에 배달되어 놓여 있던 1000ml 짜리 우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