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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오래 전 '데드맨 워킹(Dead Man Walking)'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원래는 사형 제도의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였는데, 사형수로 등장한 숀펜의 캐릭터가 소름끼치도록 극악무도하고 파렴치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저 개인적으로는 그 주제에 별로 공감하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팀 로빈스 감독은 무조건 한 쪽의 타당성만을 주입식으로 전달하지 않고,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양쪽의 입장 모두를 관객에게 제시하려 했다는데, 저의 견해로는 객관적인 거리 유지를 너무 심하게 한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헬렌 프레장이라는 수녀가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헬렌 수녀(수잔 서랜든)는 영적 지도자로서 사형수 매튜(숀펜)의 상담을 해주고 있었는데, 영화 초반에 억울한 누명을 쓴 힘..
지금껏 사형제도의 존폐에 관한 논란은 꾸준히 계속되어 왔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사람의 손으로 사람의 목숨을 끊는 일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주장과, 갈수록 세상이 험해지는데 법을 약화시켜서는 더욱 강력범죄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니 사형제도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에서 상징적으로라도 유지시키는 것이 옳다는 주장은 양쪽 다 일리가 있기에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화 '집행자'는 어찌보면 식상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껏 접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매우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사형수의 입장이나 피해자의 입장, 또는 성직자의 입장이나 우연히 사형수를 알게 된 일반인의 입장에서 다루어진 소설이나 영화는 본 적이 있습니다만, ..